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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野비대위원장에 우상호 부상…"계파색 옅은 현역 중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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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새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디는 4선 우상호 의원. 그는 86그룹 출신이지만 계파색이 옅은데다가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에서 균형추를 이룰 인물이란 평가가 당 내에서 나온다. 연합뉴스

민주당 새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디는 4선 우상호 의원. 그는 86그룹 출신이지만 계파색이 옅은데다가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에서 균형추를 이룰 인물이란 평가가 당 내에서 나온다. 연합뉴스

8월로 예정된 전당대회까지 더불어민주당을 이끌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4선 우상호 의원이 새롭게 거론되고 있다.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가 차기 당 대표 자리를 놓고 전면전에 돌입한 가운데 비대위원장에 ‘갈등조정+현역 중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중진 의원들이 논의한 결과 우 의원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하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우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데다가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를 조율할 수 있는 경륜과 판단력을 가진 거의 유일한 의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박홍근 당 대표 직무대행(원내대표)은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8월 전당대회를 예정대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8월까지 이끌 ‘임시 당대표’인 새 비대위원장 자리를 놓고는 ▶선수(選數)별로 추천된 현역의원 중 1명 ▶당 원로 등 원외 인사 ▶박홍근 직무대행이 겸임 등 세 가지 방안을 놓고 조율 중이었다.

4~6일 의견 수렴 결과 ‘선수별 추천된 현역 의원 중 1명’을 비대위원장으로 뽑기로 가닥이 잡혔다. 6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박홍근 대행과 전국 시·도당위원장의 연석회의에서도 “당 사정을 잘 아는 현역 의원을 추대하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당 원내지도부 소속 의원은 “4선 의원단에 의해 우 의원이 추천되면 새 비대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20대 국회 첫 원내대표를 지냈고 지난 3월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총괄본부장을 지내 당 사정에 밝은 편이다. 86그룹 출신이지만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에 ‘86용퇴론’에도 일정 부분 자유롭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우 의원 측 인사는 “새 비대위원장은 쉽지 않은 자리다. 우 의원이 먼저 손들고 ‘맡겠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86그룹 초선 의원은 “강한 추대론이 일어나면 우 의원도 마다하지 만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에선 문희상 전 국회의장,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5선 이상민 의원 등이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문 전 의장, 유 전 총장은 개인적 이유로 고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정 전 총리나 김 전 총리, 이 의원 등은 당사자가 고사하거나 각 계파들이 난색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렇듯 민주당이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한 것은 새 비대위원장에게 주어진 임무는 많지만, 정치적 실리는 적기 때문이다. 새 비대위원장은 8월 전당대회까지 2개월여 동안 당 대표 역할을 하는 ‘임시직’이다. 그 사이에 대선,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평가를 균형있게 해야하고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터질 계파 갈등도 조율해야 한다. ‘혁신안’을 띄워 당을 쇄신해야 하는 숙제도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조금만 잘못해도 친문재인계와 친이재명계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는 위치다.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은 자리”라고 말했다.

박홍근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리는 시도당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박홍근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이 6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리는 시도당위원장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에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안민석 의원은 6일 CBS라디오에서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같은 분도 좋은 분”이라며 ‘강금실 카드’를 띄웠지만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익명을 원한 중진 의원은 “강 전 장관은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이 의원의 후원회장을 지냈다. 만약 새 비대위원장에 추대되면 친문재인계의 강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재선 그룹은 부산 남구을에 지역구를 둔 박재호 의원을 비대위원으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 재선 의원은 “중도합리 성향을 지닌 박 의원이 당이 변화를 이끄는 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초선, 3선 그룹은 아직 추천할 비대위원을 정하지 못했다.

박홍근 대행은 비대위원을 추천받은 뒤 7일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새 비대위원장 인선을 논의한다. 신현영 대변인은 “비대위를 가능한 이번 주 내에 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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