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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219명 대 여성 7명, 시장·군수 당선인 '남성 천하'

중앙일보

입력

서울 강동구 제3선거구 박춘선(국민의힘) 서울시 의원 당선인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박 당선인이다. 사진제공 박춘선

서울 강동구 제3선거구 박춘선(국민의힘) 서울시 의원 당선인이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마이크를 잡은 사람이 박 당선인이다. 사진제공 박춘선

"여성이 너무 적어요. 남성 중심의 견고한 틀이 왜 안 바뀔까요. 언제 바뀔까요."
제8회 지방선거에서 서울시 의원으로 당선된 국민의힘박춘선(55·한국난임가족연합회장) 당선인은 이렇게 말했다. 박 당선인은 서울 강동구 제3선거구에서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제 생각에는 풀뿌리 생활 정치에는 여성의 소통과 전달 능력이 잘 맞는다"며 "남녀 성비가 적절하게 섞여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재능 있는 여성을 발굴해 지방 정치에서 역량을 강화하다 보면 풀뿌리 민주주의, 동네 민주주의가 더 발전할 것인데 아쉽다"라고 덧붙였다.

지방선거 당선인 4년 전과 비교해보니 #20,30대 238명→415명, 70대 30명→65명

이번 선거에서 여성 당선인이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보다 늘어났을까. 그렇지 않다. 이번 선거 당선인 중 여성의 비율이 28.6%이다. 4년 전엔 26.7%였다. 박 당선인이 지적한 게 이런 이유에서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광역지자체 첫 여성 단체장이 나올 뻔했다. 226개의 기초자치단체장 당선인 중 남자는 219명, 여자는 7명이다. 4년 전엔 218 대 8이었다.

광역의회·기초의회 의원의 여성 비율도 각각 14.8%, 25%에 불과하다. 다만 비례대표 의원은 각각 여성이 남성의 1.7배, 9.2배이다. 비례대표에서 여성을 '배려'하면서 여성의 진출이 다소 늘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사상 첫 10대 기초의회 의원이 된 천승아(19·국민의힘) 당선인이 여성이다. 천 당선인은 경기도 고양시 의회 비례대표 1번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윤석열 정부의 장관과 대통령실 비서관도 남성이 월등히 많다. 지난달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유력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각 직역에서 여성의 공정한 기회를 보장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를 많이 보장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70대 당선인이 65명 나왔다. 전체 당선인의 1.58%이다.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30명)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충북 증평군에서 이재영 증평군수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 도중 '노인 폄하' 발언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65명이 당선됐다. 다만 윤 위원장이 겨냥한 배우 송기윤(70) 국민의힘 증평군수 후보는 낙선했다. 당시 윤 위원장은 송 후보자를 겨냥해 "이제 일흔이 넘으셨으니까 새로운 걸 배우시기는 좀 그렇지 않으냐"며 "하시던 일 계속 죽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전북 남원, 충북 단양군에 출마한 81세 기초의원 후보자 2명이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는 바람에 80대 당선인은 나오지 않았다. 광역단체장과 제주특별자치도의 교육위원에는 70대 이상 당선인이 없다.

젊은 세대 진출이 눈에 띄었다. 20대 81명, 30대 334명이 당선돼 2030 젊은 정치인 415명이 지방 의회에 진출했다. 4년 전(238명)의 1.7배로 늘었다. 2030 광역의원은 전체의 9.5%, 11.1%를 차지했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광역의회 2030 당선인은 4년 전 제7회 지방선거의 약 두 배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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