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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다 재미있다고? 유튜브 '민음사TV' 10만 구독자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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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민음사TV는 민음사가 만든 유튜브 채널입니다. ‘책보다 재미있는 책 이야기’라는 슬로건 아래, 기존 출판사의 틀을 벗어나 책 너머의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반응도 좋습니다. 2019년 5월에 첫 영상을 업로드한 후 3년 만에 10만 구독자를 달성했죠. 특히 현직 마케터의 일과를 다룬 ‘갓생살기’와 ‘세계문학전집 월드컵’ ‘다자이오사무 10분 만에 알려드림’ 등의 콘텐트가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습니다.
‘출판사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며,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민음사TV 제작진을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습니다.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요즘 브랜드 된 올드 브랜드” 3화 중 일부입니다.

민음사만 할 수 있는 콘텐트로 채널 정체성이 먼저 만들어진 뒤에 대중적인 콘텐트가 나와서 좋았던 것 같아요

민음사TV의 성연주 마케터, 심성주 PD, 류희림 PD, 배채민 PD, 조아란 마케터(왼쪽부터). ⓒ최지훈

민음사TV의 성연주 마케터, 심성주 PD, 류희림 PD, 배채민 PD, 조아란 마케터(왼쪽부터). ⓒ최지훈

'틀을 벗어나는 것'에서 시작된 고민

Q. 유튜브 운영, 어떻게 시작했나요?
조아란: 필요성은 계속 느껴 왔어요. 요즘 10대 사이에서 '인터넷 = 유튜브'라고 할 만큼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으니까요. 저만 하더라도 책보다 유튜브를 더 많이 보게 되는 보통 사람 중 하나고요. 마케터로서 '안 할 수는 없겠다'고 피부로 느꼈죠. 마침 편집부에서 영상 콘텐트에 대한 수요도 있었어요.
내부적으로 가능성을 타진했고, 대표님께 홍보성 콘텐트나 일반적인 북 트레일러는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어요. 대표님도 이 방향성에 동의하셔서 시작하게 됐어요. 덕분에 자유로운 기획을 해볼 수 있었죠.
유튜브 운영이 결정된 이후 6개월 정도 준비 기간을 잡았어요. 그동안 운영해 온 SNS와 달리 영상 제작은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었죠. 기존 출판사에서 하지 않던 스타일을 추구하다 보니 딱 맞는 레퍼런스를 찾기 어려웠어요. 저희의 방향성을 이해해 줄 만한 PD를 찾기 위해 여러 곳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죠. 여러 시행착오 끝에 당시 졸업을 앞둔 대학생으로 구성된 지금의 제작팀을 만나 2년 가까이 합을 맞추고 있어요.

민음사TV 팀은 ″'보통 사람의 시선'에서 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최지훈

민음사TV 팀은 ″'보통 사람의 시선'에서 책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최지훈

성연주: 저희는 아무래도 직원으로서 틀을 벗어나기 힘들었어요. 결국 익숙하고 쉬운 방법을 찾게 되더라고요. 저희 스스로 '고였다'고 생각할 때 제작팀이 외부인의 시선에서 새로운 자극을 가져오는 역할을 했죠. 지금도 PD의 재량권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많이 의지하고 있어요.
심성주: '책을 읽어야겠다'는 부채감은 있지만, 막상 실천은 어려운 보통 사람의 시선에서 영상을 만들다 보니 오히려 새로운 것들이 나왔어요. 문박싱이나 언박싱 직장인의 하루 브이로그를 해서 출판사 얘기를 녹여보자 이런 것도 출판사 직원이 아니었기에 대중적으로 접근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조아란: 처음에는 민음사가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응을 시작했다는 데 의미를 뒀어요. 뾰족한 정량적 목표를 잡지 않고 열어 두다 보니 조금 헤매더라도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다양한 시도를 해 볼 수 있는 동력이 됐죠.
출연에 관심 있는 직원을 섭외하는 것부터 작게 시작했어요. 개별적으로 메일을 통해 의사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죠. 무엇보다 회사의 일이라는 이유로 강요하듯 느껴지지 않았으면 했어요. 당사자의 의사가 확실하지 않다면 시청하는 사람들의 눈에도 불편함이 보일 수밖에 없으니까요.

장강명 작가와 함께 진행한 '자문자답 인터뷰' 영상. ⓒ민음사TV

장강명 작가와 함께 진행한 '자문자답 인터뷰' 영상. ⓒ민음사TV

Q. 초기 아이템은 어떻게 기획했나요?

조아란: 당시 출판사 유튜브 채널에서 대중적인 젊은 작가가 진행하는 토크 콘텐트가 인기였어요. 다른 곳에서 하지 않는 것을 하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성공 모델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죠. 비슷한 모델을 가져가되 너무 진지하지만은 않은 '유튜브스러운' 무언가를 원했어요. 

출판사라는 틀을 벗어나서 유튜브 시청자들이 보기에 재미있을 만한 콘텐트를 만들겠다는 지향점을 최대한 보여주고자 했죠.

성연주: 실제로 다양한 분들과 미팅도 진행했어요. 하지만 스스로도 '유튜브스러운' 것에 대한 선명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다 보니 설득에 실패했죠. 지금 돌이켜 보면 제가 상대방이었더라도 의아했을 거예요. 유명한 시인을 모시고 먹방을 찍겠다고 했으니까요. (웃음)
조아란: 이런 맥락에서 장강명 작가님과 함께 한 '자문자답 인터뷰' 파일럿 영상을 만들게 됐어요. 영향력 있는 작가님이 출연한 데다 흔히 시도하지 않는 색다른 포맷이었기에 영상이 완성됐을 때 굉장히 만족스러웠죠.

민음사 직원들이 출연한 '출판사 취직 Q&A' 영상. ⓒ민음사TV

민음사 직원들이 출연한 '출판사 취직 Q&A' 영상. ⓒ민음사TV

하지만 의외로 반응이 뜨겁지 않았어요. 오히려 비슷한 시기에 업로드된 민음사 직원들의 Q&A 영상이 더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죠. 그때 유튜브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트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과 다를 수 있구나를 피부로 느꼈어요. 또 사람들이 이런 콘텐트를 원한다는 감을 잡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성연주: 퀄리티만 놓고 보면 장강명 작가님 영상이 더 뛰어날 거예요. 퀄리티가 높으니 당연히 반응이 좋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전혀 생각지 못했던 지점을 발견한 거죠.

책보다 재미있다고 말해도 될까? 고민 끝에 탄생한 슬로건

'세계문학전집 월드컵' 영상. ⓒ민음사TV

'세계문학전집 월드컵' 영상. ⓒ민음사TV

Q. 기획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성연주: 선후 관계를 따지면 책을 앞에 두지는 않아요. 흥미로운 기획이 먼저 나오고, 그 안에서 민음사라는 브랜드 혹은 책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잘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는 편이에요. '세계문학 전집 월드컵' 역시 이상형 월드컵이라는 아이템을 고려하던 차에 마침 세계문학 전집 400권 출간 프로모션 시기가 맞물려 구체화하게 됐죠.

조아란: 큰 틀에서 PD님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민음사의 색깔이나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선을 고려해서 조율하기도 해요. 초창기에는 너무 '유튜브 문법'에 빠져 있다 보니 일어나는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문학 작품 속 음식 먹방' 콘텐트가 그런 경우인데요. 먹방이 대세라는 이유로 가볍게 시작한 데 비해 출연한 편집자들에겐 가장 어려운 촬영으로 남았어요. 전문 방송인이 아닌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생각지 못한 거죠. 결과적으로 영상은 잘 마무리됐지만 그 후로 우리에게 맞는 콘텐트는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는 계기가 됐어요.

Q. 채널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요?
성연주: 유튜브를 통해 책, 고전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아무래도 가장 기분 좋은 건 '재밌다' '웃기다'는 댓글이죠.
'책보다 재미있는 책 이야기'라는 슬로건처럼 책 너머의 재미 요소를 녹여낸 점이 호응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조아란: 이 슬로건이 채널 운영뿐 아니라 마케팅 측면에서도 중요한 인사이트를 제공했어요. 처음에는 사실 '출판사에서 책보다 유튜브가 재미있다고 말해도 될까?'라는 의문이 있었어요. 직원으로서 고정관념을 못 벗어난 거죠. (웃음)

그런데 그 이유 때문이라면 오히려 반드시 이 슬로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무조건 책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건 제공자의 입장인 거예요. 마케팅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책보다 더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어야 책이 팔리니까요. 저에겐 이 순간이 편견을 넘어선 상징적인 사건이에요.

성연주: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거예요.

 저희가 아무리 책이 재미있다고 강조해도 시청자들이 흥미를 느끼지 못하면 귀를 기울이지 않죠.

'찐팬'을 공략한 출판사의 비결

민음사TV를 제작 중인 PD들. 왼쪽부터 류희림·심성주·배채민 PD. ⓒ최지훈

민음사TV를 제작 중인 PD들. 왼쪽부터 류희림·심성주·배채민 PD. ⓒ최지훈

Q. '선생님'이라는 구독자 애칭이 독특한데요.

심성주: 구독자가 4만 명쯤 됐을 때, 채널의 결속력을 만들기 위해 구독자 애칭이 있으면 좋겠다고 느꼈어요. 출연자들이 자연스럽게 부를 수 있는 호칭이 무엇일지 고민했어요. 관찰하다 보니, 평소에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많이 쓰는 걸 발견했어요.

성연주: 출판사에 서로 '선생님'이라 부르는 문화가 있어요. 출연자가 사용하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단어이면서, 듣는 사람은 신선하게 느껴진다는 점이 좋았죠.

Q. 눈여겨보는 수치가 있나요?
(후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요즘 브랜드 된 올드 브랜드” 3화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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