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간·굿즈·광고 맛집된 침대 브랜드…시몬스의 기획 비결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폴인인사이트’ 외 더 많은 상품도 함께 구독해보세요.

도 함께 구독하시겠어요?

Editor's Note

많은 레거시 기업들이 MZ세대와 친해지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실제 호응을 받는 곳은 손에 꼽힙니다. 핵심은 MZ세대 특유의 가치관과 감수성을 공유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죠.
이런 점에서 시몬스의 ‘성공’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시몬스는 15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침대 브랜드지만 ‘침대 없는 광고’로 MZ세대 사이에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어 ‘침대 없는 스토어’를 열고, 버거·점프수트·목장갑을 팔아 ‘대박’이 났습니다. 두 이벤트를 기획한 시몬스 디자인스튜디오의 강수정(아트 디렉터)·박기종(크리에이티브 디렉터)·고나현(디자인 디렉터)·김성준(브랜드전략부문장) 크루를 만나, MZ세대와의 ‘힙한 소통’의 비결을 들어봤습니다.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요즘 브랜드 된 올드 브랜드” 8화중 일부입니다. 

시몬스 그로서리 청담의 버거샵에서 인터뷰 중인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 크루들. ⓒ 최지훈

시몬스 그로서리 청담의 버거샵에서 인터뷰 중인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 크루들. ⓒ 최지훈

시몬스만의 ‘힙한 소통’ 비결, 뭘까

Q. MZ의 열광적 지지를 받는 콘텐트는 어떻게 만드나요?

강수정: MZ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고 같이 호흡하려 해요. 책상에서 인터넷 서치로 레퍼런스를 찾는 게 아니라, MZ가 좋아하는 곳에 직접 가서 무엇이 매력인지 직접 확인하거든요. 같이 호흡할 수 있는 콘텐트가 또 다른 소통의 시작점이 되는 것 같아요.

박기종: 어렵게 이야기하지 않아요. 요즘 친구들은 어려운 건 지루해하잖아요. 쉬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통했던 것 같아요.

고나현: 요즘은 인사이트가 넘칠 정도로 많죠. 그래서 고객을 설득하고 정보를 주입하려는 브랜드가 많은데요.

저희는 '한번 와볼래?'라는 느낌으로 다가가요. 정보를 그냥 즐겨보라고 하는 거죠.

재밌는 경험만 갖고 집으로 돌아가니까 자연스럽게 넥스트 스텝을 궁금해하는 고객이 많아지는 것 같아요.

Q. 콜라보레이션 할 때 협업 브랜드를 결정하는 기준이 궁금합니다.
고나현: 호텔 세리토스는 패션 컬쳐고, 발란사는 스트릿 컬쳐에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고, 우리는 다 잘할 수 있음을 알리고 싶었어요. 모든 브랜드와 융화될 수 있고, 이것이 '진정한 소셜라이징'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죠.

가끔 로컬 브랜드는 협업에 부정적일 때가 있어요. 브랜드의 고유한 결을 유지하고 싶어서 기업이랑 놀지 않겠다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저희가 새로운 길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해 만든 제품. ⓒ 시몬스

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해 만든 제품. ⓒ 시몬스

그래서 저는 로컬 브랜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먼저 매장에 방문해서 옷도 입어보고, 어떤 디테일이 좋은지 직접 체크하는 거죠. '기업이랑 만나도 괜찮아' '시너지 낼 수 있어'를 저희가 증명해 보이고 싶었어요. 요즘에는 기업과 콜라보레이션을 바라보는 로컬 브랜드 시선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김성준: 요즘은 정말 다양한 브랜드에서 저희에게 콜라보레이션 제안을 많이 합니다. 그래서 크루들에게도 '힘 빼고, 큰 의미 두지 말고 그냥 쉽게 하라'고 말해요.

Q. ‘굿즈 맛집’으로도 유명합니다.
고나현: 저는 시몬스 머천다이징 기획과 디자인 굿즈 제작을 동시에 맡고 있는데요. 침대 프레임 디자인을 하다가 지루하면 굿즈 디자인으로 넘어와요. 전혀 다른 두 가지 일을 왔다 갔다 하는 재미가 커요. 리빙 셀렉샵도 자주 가고, 신제품도 써보면서 차별점을 알아가고 있어요.

지금까지 만든 굿즈 중 가장 애착 가는 물건은 농구공인데요. 우리 컬처를 대변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리고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라는 공간 콘텐트와 엮고 싶었어요. 그래서 농구 골대를 배치하게 됐는데요.

결과적으로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고, 인스타그램에 찍어 올리고 싶은 포토존으로 자리매김했죠. 방문하신 분들이 덩크슛을 많이 하셨는데 위험할 수 있어서 지금은 처음보다 골대 위치를 더 높게 올렸어요. (웃음)

김성준: 고나현 부장은 손이 굉장히 큽니다. 굿즈를 한 번 발주할 때 기본 3000개씩 해요. 저는 디자인이나 제품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아요. 그 부분은 전적으로 맡기는 거죠. 수량 조율에 대한 이야기만 자주 합니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의 포토 맛집이 된 시몬스 스튜디오 내 농구코트. ⓒ 시몬스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의 포토 맛집이 된 시몬스 스튜디오 내 농구코트. ⓒ 시몬스

Q. ‘Oddly Satisfying Video’도 화제가 됐죠. 어떤 제작과정을 거쳤는지 궁금해요.
김성준: 시대 정신을 광고에 녹이려고 '멍 때리기'라는 화제를 던졌어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멘탈 헬스라는 키워드를 건드리면서 반응이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지금까지 광고를 제작할 때 제가 늘 현장에 갔는데, 이번에는 자가격리로 강수정 팀장 혼자 LA에 보냈어요. 완성된 광고를 보니까 '앞으로 실무적으로 더 믿고 맡겨야겠다'는 확신이 들더라고요. 결과물이 너무 좋았으니까요. MZ세대 디자이너를 더 앞세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시몬스의 소셜라이징 여정은 메타버스에서 계속됩니다”

Q. 디자인 스튜디오의 넥스트 스텝은 무엇인가요?
김성준: 오랫동안 고민해왔던 부분인데요. 성수 하드웨어 스토어, 이천 시몬스 테라스, 그로서리 스토어 부산·청담은 6월부터 메타버스로 들어갑니다. 오프라인에서 만든 것을 그대로 홍보하기 위해 메타버스로 들어가지는 않을 거고요.

메타버스 세상에 있는 아이템을 현실화시킬 수도 있고, 메타버스 공간을 팔로잉하는 팬에게 소개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려 해요. 저희의 소셜라이징 여정은 메타버스 안에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만약 메타버스에 그로서리 스토어가 들어가게 된다면 오프라인에 그로서리 스토어를 다시 열지는 않을 거예요. 오히려 메타버스에 있는 공간을 오프라인화 할 수 있겠죠. 이 방식이 요즘 트렌드에 더 맞다고 봅니다.

오프라인이 메타버스에 들어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는 메타버스에서 나오는 것이 진짜일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강수정: MZ에게 가상공간과 현실은 평행 세계에요. 메타버스에는 비트코인과 같은 금융 거래도 있지만, 공간에 문화 코드를 넣으면 팬덤과 같은 확장성이 생기더라고요. 메타버스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 될 거예요.

특히 Z는 생각이 확실히 달라요. M인 저는 가상공간에 아바타가 들어갈 때 마음속으로 준비하는데 Z세대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현실의 내가 메타버스에 들어가 다음 행동을 이어가는 식이에요. 현실, 가상공간의 경계가 없는 거죠.

생각도 자유로워요.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어도 Z는 가상공간 안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이어 나가요. 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긴장부터 하는데 말이죠. (웃음) NFT 공부도 많이 해요. NFT 작가를 만나 그들과 시몬스가 어떤 결과물을 함께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주택차고 자리였다는 것이 생각이 안날 정도로 바뀌었지만, 실제적으로는 기본 구조를 그대로 살렸다. ⓒ 시몬스

주택차고 자리였다는 것이 생각이 안날 정도로 바뀌었지만, 실제적으로는 기본 구조를 그대로 살렸다. ⓒ 시몬스

Q.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할 때 부담은 없나요?

박기종: 새 프로젝트에 들어갈 때마다 부담감이 크죠. 사실 팝업 행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게 2020년 성수동 하드웨어 스토어 때부터인데요. 부산 해운대에서 다시 한번 그로서리 스토어를 한다고 했을 때 걱정이 됐어요. 이미 잘된 프로젝트를 똑같은 버전으로 진행하면 지루하고 재미없잖아요. 어떻게 하면 '다르게 보일 수 있을까' 항상 생각해요.

김성준: 요즘은 제 화두는 '어떻게 하면 망하지 않을까'인데요. (웃음) 제가 내린 결론은 '힘을 빼자'에요. 요즘 친구들은 코인 노래방에 가서 한 곡 가볍게 하고 나오지, 오랫동안 온 힘을 다해 열창하지 않잖아요.

결국 저희 브랜드의 타깃은 MZ니까, MZ가 좋아할 만한 컬처를 계속 유지하면서 새로움을 주려 해요.

Q. 시몬스 디자인 스튜디오의 프로젝트가 모두 잘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후략)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요즘 브랜드 된 올드 브랜드” 8화 중 일부입니다.  

더 많은 콘텐트를 보고 싶다면?

아이덴티티를 지킬 것인가, 트렌드에 맞춰 변할 것인가. 모든 브랜드의 고민입니다. 그 답을 찾아, ‘요즘 감각을 탑재한’ 올드 브랜드를 만났습니다.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지만, 요즘 세대도 좋아할만한 제품과 콘텐트를 기획하고 만드는 비결을 들어봤습니다.

▶ 지금 ‘폴인’에서 확인해 보세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