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높이뛰기 1인자’ 우상혁, 악조건 딛고 2m30 넘어 우승

중앙일보

입력

전국육상경기대회 높이뛰기 남자 대학일반부에서 2m30을 뛰어넘는 우상혁. [뉴스1]

전국육상경기대회 높이뛰기 남자 대학일반부에서 2m30을 뛰어넘는 우상혁. [뉴스1]

‘스마일 점퍼’ 우상혁(국군체육부대)이 좀처럼 집중하기 힘든 악조건에서도 2m30을 가뿐히 넘기며 국내 무대에서는 적수가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우상혁은 3일 경상북도 예천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0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0을 넘어 정상에 올랐다. 2m22를 뛴 2위 윤승현(울산광역시청)과 격차는 8cm에 달했다.

총 10명이 출전한 이날 우상혁은 2m19를 가볍게 뛰어넘으며 첫 시도를 무난히 마쳤다. 곧장 2m25로 높이를 끌어올린 그는 1차 시기에서 바를 건드렸지만, 2차 시기에서 성공시켰다.

경기 도중 여자 5000m 육상 출전 선수들을 피해 트랙 밖에서 대기하는 우상혁. [뉴스1]

경기 도중 여자 5000m 육상 출전 선수들을 피해 트랙 밖에서 대기하는 우상혁. [뉴스1]

우상혁이 경기 순서를 기다리는 동안 현장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높이뛰기 경기와 병행해 여자 일반부 5000m 결선이 열렸기 때문이다. 트랙에 5000m 선수들이 길다란 띠 모양으로 늘어서면서 트랙 위에서 출발해 도약대로 향하는 높이뛰기는 경기를 여러 차례 멈추고 달리기 진행 과정을 지켜봐야하는 상황이 됐다.

주변 환경 탓에 집중력이 떨어진 우상혁이 세 번째 도전 과제로 설정한 2m30에서 1·2차 시기를 모두 실패해 한때 관계자들 사이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3차 시기에 나선 우상혁이 가뿐히 2m30에 걸친 바를 뛰어넘으며 박수를 받았다. 성공을 확인한 우상혁은 신바람나는 공중제비를 선보이며 기쁨을 표시했다.

우상혁은 앞서 세계육상 남자 높이뛰기 실외 부문에서 자신이 세운 1위 기록(2m33)보다 1cm 높은 2m34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우상혁이 기록한 2m30은 올해 주요 국제대회에서 최상위권에 입상할 수 있는 좋은 기록이다.

유상혁이 2m30을 뛰어넘은 뒤 두 손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유상혁이 2m30을 뛰어넘은 뒤 두 손으로 브이(V)자를 만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우상혁은 올해 실내·실외 대회를 가리지 않고 세계 1~3위 기록을 싹쓸이 했다. 실내에서 2m36·2m35·2m34를 잇달아 기록했고, 실외에서는 2m33·2m32·2m30을 잇달아 넘었다. 우상혁은 올해 치른 4번의 실외 경기에서 모두 2m30 이상을 뛰며 높이뛰기 1인자다운 기록을 남겼다. 우상혁을 제외하면 올해 실외에서 2m31 이상을 뛴 선수는 전무하다.

경기 후 우상혁은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위기를 돌파하는 경험도 세계선수권 도전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모든 게 계획대로다. 믿고 응원해주시면 목표 달성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경기를 마친 뒤 거수경례를 선보이는 우상혁. [연합뉴스]

경기를 마친 뒤 거수경례를 선보이는 우상혁. [연합뉴스]

우상혁은 오는 7월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세계(실외)육상선수권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육상의 이 대회 최고 성적은 동메달(경보 김현섭)이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