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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점퍼 우상혁, 7월 세계선수권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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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3일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우상혁. [AFP=연합뉴스]

13일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우상혁. [AFP=연합뉴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약한다. 두 달 뒤로 다가온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빛 전망이 나온다.

우상혁은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남자 높이뛰기 4위에 올랐다. 마라톤을 제외한 한국 육상 사상 최고 성적이었다. 그를 주목하는 이는 많지 않았지만, 몇 년 동안 해외를 떠돌아다니며 훈련하고 국제 대회에 참가한 노력의 결과였다.

우상혁을 지도하는 김도균 수직도약 코치는 올림픽 이후 "우상혁이 성장한 건 국제대회에 계속 도전한 덕분이다. 힘든 과정이지만 상혁이가 잘 이겨냈다"며 "올림픽에서 거둔 성과 덕분에 더 좋은 기회가 열릴 것이고,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코치의 말은 현실이 됐다. 우상혁은 1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연맹 다아이몬드리그 개막전에서 2m33을 뛰어 우승했다. 2020 도쿄올림픽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무타즈 에사 바심(31·카타르), 공동 1위에 오른 장마르코 탬베리(30·이탈리아)를 모두 제쳤다.

13일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우상혁. [신화통신=연합뉴스]

13일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정상에 오른 우상혁. [신화통신=연합뉴스]

우상혁이 걷는 길은 한국 육상의 이정표다. 지난 3월 베오그라드 세계실내육상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금메달을 따냈다. 다이아몬드리그 우승 역시 최초다. 다이아몬드리그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만 출전하는 육상의 '메이저리그'다. 도쿄올림픽 전까지 출전조차 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초청을 받는 '귀한 몸'이 됐다.

우상혁은 2022시즌 최고의 점퍼다. 2월 후스토페체에서 열린 실내 대회에선 2m36을 뛰었다. 올해 최고 기록. 2위 기록도 우상혁이 뛴 2m35다. 외부 영향이 없는 실내에서 세운 기록이지만 의미는 있다.

2m33을 넘은 뒤 우상혁의 이름 옆엔 'WL'이란 글자가 따라붙었다. 2022시즌 최고 기록(World leading)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역 최강에 홈 이점까지 안은 바심은 2m30에 머물렀다. 실내세계선수권에서 2m31에 성공했던 탬베리는 2m20에 그쳤다. 두 선수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선 2m37을 뛰었다. 세계 2위, 3위 기록도 우상혁이 갖고 있다. 우상혁은 지난달 국내에서 치러진 두 차례 대회에서 2m30, 2m32를 뛰었다.

우상혁은 21일 영국 버밍엄에서 열리는 다이아몬드리그 2차 대회에도 출전한다. 바심과 탬베리가 출전하지 않기 때문에 2회 연속 우승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우상혁이 바라보는 진짜 무대는 7월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다. 세계선수권은 한국 육상이 아직까지 넘지 못한 벽이다. 올림픽에선 고 손기정을 포함해 황영조, 이봉주까지 세 명의 선수가 메달을 따냈지만,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따낸 선수는 경보의 김현섭 뿐이다. 김현섭도 2011년 대구 대회 남자 20㎞ 경보 결선에서 6위에 올랐고, 이후 도핑 재검사에서 금지약물 검출 선수가 세 명이나 나와 2019년에야 동메달을 받았다.

2011 대구 육상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톱10에 든 경보 김현섭

2011 대구 육상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 최초로 톱10에 든 경보 김현섭

우상혁은 "실내 대회 세계 챔피언이 됐으니, 실외 세계선수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도균 코치는 "바심, 탬베리보다 우상혁이 시즌을 일찍 시작했다. 유리한 점은 있었다"고 했지만, 겨울부터 꾸준히 계획을 짜 훈련하고 몸을 만든 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이다. 이 추세라면 7월엔 더 좋은 몸 상태를 만들 수 있다. 우상혁이 또 한 번 '최초'를 만들어낼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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