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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허리케인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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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허리케인이 몰려오고 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의 경고다. 중앙은행의 돈줄 죄기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태풍을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우려 속에 코스피와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고, 원화 가치도 떨어졌다. 비트코인은 3만 달러 선이 다시 무너졌다. 미국의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다이먼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알다시피 지난주에 내가 경제에 먹구름이 끼었다고 말했지만 그 말을 바꾸려 한다. 그건 허리케인이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주 열린 JP모건 투자자 행사에서 향후 경제에 대한 우려를 먹구름이라고 언급했다.

일주일 만에 경고의 수위를 높인 다이먼은 “현재 날씨가 화창해 괜찮아 보이지만 (다가오는 태풍이) 작은 규모일지 수퍼 태풍의 샌디급일지 알 수 없다”며 “스스로 대비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충격도 견뎌낼 수 있도록 JP모건의 대차대조표를 매우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월가 황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경고 … 증시·암호화폐·원화값 동시 휘청

다이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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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에 태풍이 다가온다고 하는 건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첫 번째 걱정거리는 이날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 긴축(QT·대차대조표 축소)이다. Fed는 앞으로 매달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을 475억 달러씩 축소하고, 오는 9월부터는 매달 950억 달러씩 자산을 줄일 계획이다.

다이먼은 “우리는 이런 정도의 양적 긴축을 겪어본 적이 없다”며 “역사책을 쓸 수 있을 정도의 무언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리케인을 몰고 오는 두 번째 요인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이다. 에너지와 식량 가격이 뛰며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서 175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다이먼은 예상했다. 그는 “석유 시장에서 유럽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탓에 단기간 유가가 급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이먼이 기름을 부은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물가 상승)의 공포’에 금융시장은 다시 흔들렸다. 이날 다우존스(-0.54%)와 S&P500(-0.75%), 나스닥(-0.72%) 등 미국 뉴욕 3대 지수는 모두 하락 마감했다.

2일 코스피도 전 거래일보다 1.0% 하락한 2658.9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25% 뒷걸음질했다. 일본 닛케이지수(-0.54%)도 하락 마감했다. 원화 값도 다시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14.9원 하락한 달러당 1252.1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 폭으로는 2021년 2월 26일(15.7원) 이후 가장 컸다.

암호화폐 시장도 몸살을 앓았다. 글로벌 암호화폐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25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5.7% 급락하며 2만9723달러까지 밀렸다. 이더리움은 6.05%, 리플은 5.57% 하락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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