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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날, 수도권·충청은 구름 한점 없이 맑다…누가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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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2022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왼쪽)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지난 2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경기장 평화의 광장에서 열린 2022 서울신문 마라톤 대회에 앞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날씨는 투표율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엔 그래서 '리퍼블리컨 블루(Republican blue)’라는 말도 있다. 투표일 날씨가 좋으면 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의 젊은층이 놀러가는 바람에 공화당이 선거에 유리하다는 얘기다.

한국에서도 날씨에 관한 속설은 비슷하다. 날씨가 좋으면 유권자가 투표 대신 나들이를 택해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란 예상을 흔히 한다. 다시 말해 ‘화창한 날씨의 정도’와 ‘투표율’은 음(negative)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통념에 따르면 6·1 지방선거의 투표율은 낮을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27일 오후 현재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선거 당일인 다음달 1일에는 전국이 화창하다. 최대 격전지인 수도권과 충청권은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날씨가 전망된다. 그야말로 놀러가기 딱 좋은 초여름 날씨다.

실제 직전 지방선거인 2018년에는 이런 속성이 어느 정도 들어맞는 결과가 나왔다.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첫 선거였던 1995년(68.4%)을 제외하고 2018년 6·13 지방선거는 역대 최고인 60.2%를 기록했다. 당시 기상 정보를 살펴 보면 대부분의 지역이 흐린 날씨였다. 서울은 구름이 끼고 비가 오락가락했고, 영동 지방엔 비가 왔다. 일부 내륙 지역과 제주 지역은 구름이 조금 낀 날씨였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대전 유성구 온천2동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오전 대전 유성구 온천2동 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연합뉴스

그렇다고 날씨가 좋다고 무조건 투표율이 낮은 건 아니었다. 2010년 6·2 지방선거 때도 전국 대부분 지역이 날씨가 화창했다. 그런데도 투표율은 54.5%를 기록해 직전이었던 2006년(51.6%)에 비해 투표 참여 열기가 더 높았다.

실제 통계적 분석을 통해서도 날씨와 투표율의 상관관계는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한다. 2017년 한국지리학회지에 실린 ‘기후 요소와 투표율 간의 관계에 대한 고찰’ 논문에는 “기온과 운량(구름의 양)은 투표율에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강수의 경우 강수 발생일의 투표율이 낮기는 했으나 그 관계를 일반화시키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쉽게 말해 “(절대적 데이터 수가 부족하지만) 투표율 자체에 날씨가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2018년 6·13 지방선거 전날에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2018년 6·13 지방선거 전날에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열렸다. 사진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처럼 날씨만으로 투표율을 예측하는 데 한계가 있는 건 투표율에 워낙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54.5%(2010년)→56.8%(2014년)→60.2%(2018년)로 최근 지방선거 투표율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이는 2014년 사전투표 제도가 지방선거에 도입된 영향이 크다. 정치 외적인 요소도 있다. 2002년(48.8%)은 지방선거 기준 역대 최저, 모든 선거 통틀어 2008년 총선(46.1%)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당시 선거일이 6월 13일이었는데 전 국민의 축제 기간이었던 2002년 한·일 월드컵(5월 31일~6월 30일) 도중이어서 상대적 관심도가 떨어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투표율이 높았던 2018년의 경우 선거 전날 싱가포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정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된 측면이 있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날씨뿐 아니라 황금연휴 변수가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올해 현충일(6월 6일)이 월요일이라 6월 2일과 3일 이틀만 휴가를 내면 6월 1일부터 6일까지 최장 6일의 연휴가 가능하다. 최근 2030세대가 지지를 보내고 있는 국민의힘에선 “황금연휴 때문에 젊은 보수층이 투표장으로 나오지 않을까봐 걱정이 된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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