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전문가 '새만금 증언'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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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새만금 간척사업 소송에서 환경단체가 독일인 갯벌 전문가를 증인으로 내세워 '보호론'을 펴자 이번에는 정부가 네덜란드인 간척 전문가를 증인으로 신청해 반격에 나섰다.

31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열린 새만금 소송 4차 공판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네덜란드 아이젤미어 간척사업을 주관한 바트 슐츠(56) 박사가 농림부 측 증인으로 나서 간척사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슐츠 박사는 30여년간 30여개국에서 간척과 관개 분야 자문을 맡아온 세계적인 전문가다.

그는 "간척과 오염은 별개의 문제며, 간척을 한다고 반드시 수질이 오염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새만금의 경우에도 동진강이나 만경강 상류지역의 오염원 관리만 하면 수질문제는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면서 "친환경 개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이대로 중단되면 침식과 방조제 유실 등이 우려된다"면서 "간척 이후 방조제 밖에 새로운 갯벌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측은 반대 신문을 통해 "네덜란드 아이젤미어 호수도 주변 수질개선을 위해 많은 돈을 들인 만큼 새만금도 막대한 돈이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 계획에 따르면 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고 5년이 지나야 수질개선 시설이 들어서게 돼 있어 공백기간에 수질이 크게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돌프 켈러만 독일 환경연방청 생태계 연구팀장은 지난 7월 환경운동연합 측 증인으로 출석, "독일 북해 연안 슐레스비히 홀슈타인주.니더작센주.함부르크시 등지처럼 새만금을 국립공원으로 지정,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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