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우리아이 '영어마을' 보내려는데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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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는 영어마을이 확산되면서 학부모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영어마을(수유캠프).경기영어마을(파주캠프).인천시서구 영어마을 GEC의 영어체험 수업 장면들.

#1 이승규(고양 지도초 6)군은 10월 둘째.셋째주에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의 주말 초등반 프로그램(1박2일짜리)에 처음 참여했다. 다녀온 날부터 또 가고 싶다고 엄마를 졸라대던 이군은 기어코 이달에도 같은 프로그램을 신청했다. 이군은 "게임이나 만들기를 하면서 영어를 사용하다 보니 영어 대답이 자연스럽게 나와 신났다"며 "스스로 영어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미연(39.경기도 고양시 화정동)씨는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 효과가 큰 것 같다"며 "내친김에 2주짜리 겨울방학 프로그램을 신청해 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2 서찬영(인천 불로초 4)군은 9월초부터 인천 서구 영어마을 GEC에서 3개월 코스의 '초등 정규 프로그램'을 이수 중이다. 화.목요일마다 영어마을에 가는 서군은 요리교실.과학실험실.음악교실.댄싱교실 등의 '체험방'에서 원어민 강사와 지내는 시간을 너무 재밌어 한다. 어머니 최선옥(36.인천시 서구 불로동)씨는 "처음 갈 때는 원어민 강사의 말이나 알아듣겠나 싶어 걱정을 했는데 전혀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며 "아이가 영어를 재밌어 하고 흥미를 갖게 된 것이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자연스럽게 영어를 체험할 수 있게 도와주는 영어마을이 인기다.하지만 아직 영어마을 근처에도 가보지 못한 아이가 대다수다. 그래서 다가오는 겨울 방학 때는 아이를 영어마을에 한 번 보내볼까 생각 중인 엄마들이 적잖을 것 같다. 마침 영어마을마다 겨울방학 프로그램 신청 접수가 본격 시작됐다.

'내 아이 영어마을 보내기'프로젝트를 구상 중인 엄마들을 위해 인천 서구 영어마을 GEC.경기영어마을(파주캠프).서울영어마을(수유캠프) 관계자들로부터 도움말을 들어봤다.

◆내 아이에게 꼭 맞는 프로그램 찾기

▶김민우 팀장(인천시 서구 영어마을 GEC)=영어 교육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고 체험을 통해 영어를 배운다는 장점 때문에 무작정 아이를 영어마을에 보내선 안 된다. 프로그램이 아이에게 맞는 것인지 미리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 아이가 숫기가 없는 편이라 혼자 보내는 게 걱정된다면 '일일 체험 프로그램'을 먼저 경험해 보는 게 좋다.

▶임희주 팀장(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영어마을에 참가하는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 ▶영어 학습에 대한 동기 부여 ▶문화체험 ▶조기유학 사전 대비 등 어느 측면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프로그램 선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놀이 위주의 학습이 가미된 1박2일 프로그램이 적합하고, 고학년은 영어학습 능력을 평가해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게 좋다.

▶스태판 우디 주임강사(경기영어마을)=아이들이 평소 좋아하는 과목과 관련된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게 좋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뮤직비디오나 다문화댄스 같은 프로그램을,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어린이과학, 로봇워크숍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재밌게 수업에 참여하면서 영어에 대한 흥미도 유도할 수 있다.

◆영어마을 체험 효과 높이려면

▶조재협 과장(인천시 서구 영어마을 GEC)=영어마을에선 영어 실력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영어를 잘 해야만 가는 곳이 아니라 영어권 환경을 체험해 영어 학습 의욕을 높일 수 있다면 충분하다. 중요한 건 자신이 알고 있는 영어를 직접 말해 보는 적극성이다. 원어민 선생님들을 잘 따르고 친하게 지내는 아이들이 확실히 영어 실력이 는다. 집에 돌아와 그 선생님과 영어 메일이나 편지를 주고받으면 영어 공부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스태판 우디 주임강사=영어마을은 영어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원어민과의 자연스러운 만남과 다양한 체험 학습을 통해 학교에서 배운 영어를 적극 사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따라서 한마디라도 적극적으로 입을 열고 열심히 영어로 말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임희주 팀장=각 체험관에서 사용하게 되는 영어 표현과 필수 단어를 영어마을 홈페이지 '사전체험학습' 코너에서 미리 예습해 오면 도움이 된다. 외국인과의 의사 소통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는 게 체험학습 성공의 관건이다.

◆영어마을 다녀온 뒤의 효율적인 영어 학습법

▶김민우 팀장=영어마을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온 아이들은 영어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이 넘친다. 이런 분위기를 유지하고 아이의 영어 실력을 꾸준히 향상시키려면 영어 환경 조성을 위한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아침에는 욕실, 방과후에는 거실, 저녁 식사 때는 주방 등 집에서도 때에 따라 영어만 사용하는 '잉글리시 존(English Zone)'을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상재 총괄 본부장(서울영어마을 수유캠프)=영어마을에 다녀온 뒤 그대로 방치하면 교육효과가 반감되는 게 사실이다. 아이들이 꾸준히 영어공부를 할 수 있도록 영어 노래.비디오.동화책 등으로 영어 학습에 대한 흥미를 유지시켜 주는 게 필요하다.

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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