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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몇 번째”...충북서 더 난리난 ‘KTX 세종역 건설’ 공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충북 청주시 오송역 광장에서 KTX세종역저지반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충북도의회]

충북 청주시 오송역 광장에서 KTX세종역저지반대책위원회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 충북도의회]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 “KTX세종역 추진”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세종시장 후보가 6·1 지방선거 공약으로  KTX 세종역 신설을 내세우자 충북지역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KTX세종역 신설 백지화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충북비대위)는 17일 “이춘희 후보는 KTX세종역 건설 공약을 철회하고, 충북 도민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후보가 공약을 철회하지 않으면 낙선 운동을 하겠다”며 “충북지역 정당과 충북지사·청주시장 후보는 KTX 세종역 반대 공약을 채택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각 정당과 선거캠프에 지난 11일 충북지역 KTX 세종역 신설에 관한 입장을 묻는 공문을 보냈다. 조만간 답변 결과를 모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는 등 외부에 공개할 계획이다.

이두영 세종역 백지화 비대위원장은 “세종역 신설은 2017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선 과정서 ‘충청권 광역시도 간의 합의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그해 발표한 정부 타당성 조사에서도 경제성이 부족한 것으로 결론이 난 사안”이라며 “이춘희 후보가 유권자가 많은 도심 지역 표심을 잡기 위해 실현 가능성이 없는 공약을 또 낸 것 같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달 21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춘희 세종시장이 지난달 21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1 지방선거 공식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충북 비대위 “공약 철회 안하면 이춘희 낙선 운동” 

앞서 이춘희 후보는 지난 2일 “사통팔달 세종 중심 교통 시대를 열겠다”며 KTX 세종역 설치 추진 공약을 공식화했다. 그는 “충청권 광역철도망 계획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되는 등 그동안 상당한 여건 변화가 있었다”며 “금남역 설치와 함께 시설 보완 등이 이어지면 KTX 간이역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세종시 건설을 책임지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청장을 지냈다. 이 비대위원장은 “행복청장을 지낸 이춘희 후보는 세종시 도시 기본계획을 구상하면서 KTX 역이 설치할 자리가 없고, 대신 세종과 약 20㎞ 떨어진 KTX오송역이 세종시의 관문역 기능을 한다는 계획 역시 알고 있었다”며 “이 후보가 2014년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될 때도 세종역 설치를 반대했다. 이후 태도를 바꿔 선거 때마다 세종역 신설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 있는 오송역은 KTX 경부·호남선 분기점이다. 2010년 개통 이후 매년 100만명씩 이용객 수가 꾸준히 증가했다. 역 주위에 대형 산업단지를 조성해 바이오 등 성장 산업을 키우고 있다. 충북은 “세종역이 들어서면 근처에 있는 오송역이 쇠퇴할 가능성이 크다”며 반발해 왔다. 2018년 국토부가 “세종역 신설은 불가능하다”고 발표한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 간 갈등을 우려해 “KTX 세종역 입지가 적절치 않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펴고 있다.

KTX 세종역 신설 후보지로 거론 중인 세종시 발산리 일원. [연합뉴스]

KTX 세종역 신설 후보지로 거론 중인 세종시 발산리 일원. [연합뉴스]

세종역 신설 논란은 2016년 총선에서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촉발됐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충북에서 시민사회단체가 비대위를 구성하는 크게 반발했다. 국토교통부는 경제성을 이유로 2017년과 2020년 연이어 신설 불가 입장을 밝혔다. 2018년 이춘희 현 민주당 세종시장 후보는 그해 지방선거 핵심공약으로 채택했다.

2020년 총선에서도 민주당 후보 2명이 세종역 신설을 공약하며 당선됐다. 충북지사 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노영민 후보와 국민의힘 김영환 후보는 KTX세종역 신설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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