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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윤 정부 겨냥 첫 미사일 시위…대통령실 즉각 “중대 도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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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틀 만인 12일 저녁 탄도미사일 세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 7일 함경남도 신포 앞바다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한 지 닷새 만으로, 올해 들어 16번째 미사일(방사포 포함) 시위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6시29분쯤 평양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세 발을 쐈다.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60km, 고도는 약 90km, 속도는 약 마하 5로 탐지됐다고 합참은 밝혔다.

북한은 이날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위 제8기 8차 정치국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발생을 첫 공식 인정하면서 국가비상방역체계를 ‘최대 수준’으로 전환했는데, 같은 날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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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가안보실은 이날 북한이 새 정부 출범 후 첫 무력도발에 나선 데 대해 문재인 정부와는 달리 “중대한 도발”로 규정하면서 강력 규탄했다. 국가안보실은 이날 저녁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위기관리센터에서 김성한 실장 주재로 안보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한 뒤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특히 안보실은 “코로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속하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를 개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보여주기식 대처보다는 안보 상황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통해 실질적이고 엄정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안보실의 입장문에 대해 정치권에선 북한 도발에 대해 원칙에 입각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대북 안보관이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군 당국도 이날 발사를 두고 곧바로 ‘탄도미사일 도발’로 규정했다. 문재인 정부에선 ‘도발’이 아닌 ‘위협’ 등으로만 발표했다.

복수의 군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방사포와 비행 특성이 유사한 전술단거리탄도미사일(CRBM)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16일 함경남도 함흥에서 동해상으로 이 같은 미사일을 발사한 적이 있다. 당시 북한은 이 미사일을 ‘신형 전술유도무기’라며 “전술핵 운용의 효과성과 화력 임무 다각화를 강화하는 데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사거리를 감안하면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을 쏘는 미사일로 개발했다는 의미다. 다만 군 일각에선 “초대형 방사포를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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