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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대 교수도 해외로 불러냈다…캐나다 박경애 교수, 서울 온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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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애 교수가 평양에서 진행한 KPP 토론회 기사가 북한 노동신문에 보도된 지면. 박경애 교수 제공

박경애 교수가 평양에서 진행한 KPP 토론회 기사가 북한 노동신문에 보도된 지면. 박경애 교수 제공

박경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정치학 교수는 한반도 정세의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풀 수 있는 핵심 인사 중 하나다. 아무리 애를 써도 풀리지 않는 복잡한 문제를 쾌도난마로 풀어낼 핵심적 역할을 해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힌다. 김일성대를 포함한 북한 최고 레벨의 6개 대학의 교수들 50 여명을 태평양 건너 UBC로 초청해온 것이 박 교수가 일군 대표적 성과 중 하나다.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2011년부터 진행해온 연수 프로그램, 지식교류협력프로그램(KPP, Knowledge Partnership Program)이다. KPP를 만들고, 기획하고 실행하는 총책임자가 박경애 교수다. 지금까지 24회 이상 북한을 방문해 평양의 핵심 인사들을 만난 전문가다.

그런 그가 최근 방한해 외교 안보 인사들을 두루 만나고 지난 3일 귀국했다. 이번엔 한국과의 양자 관계 및 한반도 평화에 관심이 큰 캐나다 의원 5명으로 구성된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했다. 캐나다 전 외교장관이자 전 교통부 장관인 마크 가노 현 의원과 유엔 파우 우 의원 등이 함께했다. 내로라하는 당국자며 전문가들 및 여러 국가의 주한 대사 등과 면담을 하고 네트워크를 쌓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났다. 명단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만난 핵심인사들은 이념 스펙트럼을 초월한다. 박 교수는 지난 3일 귀국 직전 중앙일보와 만나 “다양한 분들과 뜻 깊은 교류를 할 수 있었다”며 “내년이 마침 한국과 캐나다의 수교 60주년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방북만 24회 한 박경애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 캐나다 UBC 교수가 이번엔 캐나다 의원단과 방한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다양한 핵심 인사들을 만났다. [박경애 교수 제공]

방북만 24회 한 박경애 교수(오른쪽에서 세번째) 캐나다 UBC 교수가 이번엔 캐나다 의원단과 방한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다양한 핵심 인사들을 만났다. [박경애 교수 제공]

박 교수의 이번 방한은 한반도 정세에 캐나다가 가진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의미도 갖는다. 북한과의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상호간의 신뢰다. KPP는 강산이 변하는 동안 계속되어 왔다는 팩트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북한의 마음의 빗장을 풀 수 있는 존재는 몇 안 되기 때문이다. KPP는 북한의 대학 교수 여러 명을 해마다 초청, 국제경영부터 재정 및 금융과 무역 등 경제경영부터, 산림·환경·농업 및 축산업 등 북한의 내수 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는 실질적 연수 기회를 제공한다. 북한이 10년 넘게 이 프로그램에 응하고 있다는 것은 평양 역시 KPP의 가치를 체감하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박 교수는 “한국과 캐나다가 보다 긴밀히 협력하면 한반도 정세에도 긴요한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며 “캐나다 정관계 인사들 역시 한국 및 한반도에 대한 관심이 크긴 한데 막상 실제로 방한해본 이들은 적은 편이어서 이번 기회를 특별히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박경애 UBC 교수. [본인 제공]

박경애 UBC 교수. [본인 제공]

캐나다 의원단의 반응은 뜨거웠다. 가노 전 장관은 중앙일보에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만난 외교 안보 관련 핵심인사들의 지적 깊이에 놀랐으며 캐나다와 한국이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만큼, 앞으로도 국제사회에서 함께 더욱 긴밀히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캐나다와 한국의 양자 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믿는다”며 “한국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의 중요한 파트너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특히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도 캐나다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본다”며 “박경애 교수의 KPP가 대표적 사례이며, 이와 같은 트랙2(공식 외교라인이 아닌) 외교를 위해서도 다양한 ‘지식 외교(knowledge diplomacy)’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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