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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포드 시총 넘겼다 급락…전기차 ‘리비안’ 줄줄이 손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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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미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19 이후 상승세를 만끽했던 빅테크 주가가 힘을 잃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 같이 현재의 실적이 받쳐주지 않는 기업은 더 큰 타격을 입고 있다. 8일(현지시각) 미국의 경제매체 CNBC는 완성차 업체 포드가 리비안 주식 800만주를 골드만삭스를 통해 매각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포드는 리비안 주식 1억2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은행인 JP모건도 리비안 주식 1300만~1500만주를 처분할 계획이라고 CNBC는 보도했다.

리비안은 ‘테슬라 대항마’로 여겨지며 지난해 11월 10일 나스닥 시장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 78달러이던 리비안 주가는 상장 첫날 30% 폭등하며 102달러까지 치솟았다.

상장 이튿날에는 주가가 120달러를 넘어서며, 시가총액이 1048억 달러(약 123조원)에 달해 당시 포드(당시 781억 달러)와 제너럴 모터스(GM·897억 달러)의 시총을 추월했다. 하지만 179달러까지 치솟으며 승승장구하던 주가는 지난 6일 28.79달러로 주저앉았다. 고점에서 84% 폭락이다.

지분을 보유한 기업에 리비안은 골칫거리가 됐다. 보호예수기간이 끝나는 오는 9일을 앞두고 각 기업이 손실을 보고서라도 리비안 주식 정리에 나서는 이유다.

리비안 지분 18%를 보유한 아마존은 지난주 1분기 실적 발표를 하며 리비안 투자로 76억 달러(약 9조6786억원)의 손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분기당 실적에서 손실을 낸 건 2015년 이후 7년 만이다.

CNBC는 “아마존이 배송 트럭을 모두 전기차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며 리비안에 대규모 투자를 했지만, 추가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리비안 주식을 손절매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기술주 주가는 대부분 급락 중이다. 11년 만에 가입자 감소라는 충격적 성적표를 받아든 넷플릭스 주가는 올해 69.7% 하락했고, 코로나19 시대 홈트레이닝 열풍에 성장주로 주목받은 펠로톤의 주가도 55.4% 내리며 반 토막 났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39.81%)와 아마존(-32.65%), 테슬라(-27.85%), 구글(-20.17%), 마이크로소프트(-17.93%) 등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0~40% 떨어졌다. 같은 기간 S&P500(-14%)보다 하락 폭이 크다.

기술주 옥석 가리기는 본격화될 전망이다. 블랭키샤인자산운용의 로버트 샤인 CIO는 “재무 상태가 튼튼한 기존 기술주에 주로 집중하고, 실적이 별로 없는 신생 스타트업은 투자 뒷순위로 미뤄둘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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