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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TV ‘인터랙티브’ 실험, 유재석 업고 대세 예능 될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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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카카오TV ‘플레이유’는 방송인 유재석이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을 통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인터랙티브’ 예능이다. [사진 카카오TV]

카카오TV ‘플레이유’는 방송인 유재석이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을 통해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는 ‘인터랙티브’ 예능이다. [사진 카카오TV]

“어, 자물쇠가 있네요! (비밀번호는) 네 자리….”

지난 3일 공개된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플레이유’ 4회의 한 장면이다. 오이도 차량기지에서 폐열차에 올라탄 유재석은 ‘열차 끝에 있는 조종실에서 보물을 획득하라’는 미션을 받는다. 첫 칸에서부터 자물쇠로 잠긴 문에 맞닥뜨렸다.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열차에 있는) 신발 개수?” 등 비밀번호를 추측하는 댓글을 쏟아냈다. “기차 번호 아닐까요”라는 ‘촉 좋은’ 시청자 댓글 덕에 유재석은 자물쇠를 풀고 다음 칸으로 넘어간다.

이처럼 ‘플레이유’는 유재석이 시청자와 실시간 소통하며 미션을 수행하는 ‘인터랙티브(interactive)’ 예능이다. 매주 화요일 라이브 방송에서 유재석은 제한 시간 100분 안에 ‘폐공장에서 휴대폰을 찾아 로그인하기’ ‘동료들을 구출해 섬에서 탈출하기’ 등 미션을 달성해야 한다. 시청자는 실시간 채팅으로 전략이나 의견을 댓글로 제시하고, 유재석은 눈에 띄는 의견에 따라 미션을 푼다. 시청자 의견이 갈릴 때면 투표로 더 많은 지지를 받는 쪽을 택하기도 한다.

이렇게 100분여간 유재석 홀로 미션을 수행한 라이브 방송을 30분 안팎으로 편집한 본편은 카카오TV를 통해 공개된다. 지난달 12일 공개된 1회는 반나절 만에 약 60만 뷰, 일주일 만에 115만 뷰로, 흥행에 성공했다. 3일 공개된 4회는 닷새만인 8일 기준 136만 뷰를 기록하는 등 관심도 갈수록 뜨겁다. 라이브 방송은 평일 낮인데도 평균 1만여 명 이상이 지켜봤다.

그간 카카오TV는 ‘생존남녀: 갈라진 세상’ ‘빨대퀸’ 등 오리지널 예능에서 시청자 참여를 유도하는 실험을 꾸준히 해왔다. 10명이 생존 경쟁을 벌이는 서바이벌 예능 ‘생존남녀’에서는 생존자 예측 투표 결과에 따라 시청자에게 최대 1억원까지 상금을 주는 포맷을 도입했다. ‘빨대퀸’에서는 MC 홍현희가 번 돈으로 시청자에게 기프티콘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익명을 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런 시도를 계속하는 데 대해 “쌍방향 소통은 뉴미디어가 베이스인 카카오TV가 지상파 방송이나 OTT에 비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차별점”이라며 “다양한 방식으로 시청자 참여를 강화한 콘텐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향후 인터랙티브 예능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시청자는 콘텐트를 수동적으로 소비하기보다 어떤 형태로든 개입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소통’하지 않는 예능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이미 많은 시청자가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는 재미를 경험했다”며 “기존 방송 채널에서도 인터랙티브 포맷이 진화를 거듭하며 많은 시도가 이뤄질 거라 본다”고 말했다.

다만 출연자 선정과 ‘날것의 소통’에 따르는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수 평론가는 “여러 상황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할 수 있는 진행자가 성공의 필수조건”이라고 분석했다. 김헌식 평론가도 “‘플레이유’는 ‘유재석이 내 말에 따라 움직인다’는 심리적 쾌감이 커 성공할 수 있었다”며 “진행자 선정이 중요하고, 사전에 진행자에 대한 악플이나 무리한 요구 자제를 고지하는 등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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