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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 비트코인으로 산다…명품업체 '코인 결제' 뛰어든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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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가 이달 말부터 미국 일부 매장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시작한다.

지난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이터 등에 따르면 구찌는 이달 말부터 뉴욕·로스앤젤레스·라스베이거스 등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비트코인 캐시·라이트코인·도지코인·시바이누 등 10개 이상의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할 예정이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가 이달 말 부터 미국 일부 매장에서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를 허용할 예정이다.[사진 구찌]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구찌가 이달 말 부터 미국 일부 매장에서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를 허용할 예정이다.[사진 구찌]

매장에서 구찌가 고객에게 이메일로 암호화폐 지갑을 보내면 고객이 QR코드를 스캔하는 방식으로 결제가 이루어진다. 구찌의 암호화폐 결제는 올 여름까지 북미 직영 매장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마르코 비자리 구찌 최고경영자(CEO)는 “구찌는 고객에게 향상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항상 새로운 기술을 수용하려고 한다”며 “이제 구찌는 지불 시스템 내에서 암호화폐를 통합할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암호화폐 결제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자연스러운 진화”라고 밝혔다.

지난 2월 구찌 모기업 케어링의 프랑수아 앙리 피노 회장은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메타버스가 어떻게 잠재적으로 전자상거래를 교란할 수 있을지는 물론 상품 확장 측면에서도 고려하고 있다”며 “앞으로 암호화폐를 어떻게 결제 형태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케어링 내 구찌·발렌시아가를 중심으로 블록체인·암호화폐·NFT(대체불가능 토큰) 등과 관련된 기회를 모색하는 혁신팀을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구찌는 메타버스, 블록체인 등 웹 3(인터넷의 최신 발전단계)와 관련된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혁신 브랜드 중 하나다. 지난해 게임 플랫폼 ‘로블록스’에서 가상체험 공간인 ‘구찌 가든’을 구축한 뒤, 이곳에서 가상의 구찌 가방을 판매했다. 이는 로블록스 상점에서 4115달러(약 522만원)에 재판매(resell·리셀)되기도 했다. 또 다른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도 가상 패션 아이템과 홍보 공간을 선보였다.

지난 2월에는 블록체인 게임 ‘더 샌드 박스’에서 가상 토지를 매입했다. 구찌는 이곳에 중고 플랫폼 ‘구찌 볼트’의 경험 공간을 만들 예정이다. 구찌 볼트에서는 구찌의 NFT 상품이 판매된다. 구찌의 이번 암호화폐 지불 결정은 웹 3 커뮤니티 내에서만 이루어졌던 기존의 혁신 시도가 실제 소비와 명확하게 연결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구찌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축한 가상 공간. [사진 구찌 홈페이지]

구찌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구축한 가상 공간. [사진 구찌 홈페이지]

앞서 지난 3월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오프화이트’가 암호화폐를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였다. 파리·런던·밀라노의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에서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으로 결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거래는 암호화폐 대 법정화폐의 환율을 찾아주는 단말기를 이용해 처리되고, 환불은 현지 통화로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크레딧(가치)으로만 제공된다. 암호화폐 가치의 상대적 변동성 때문이다.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필립플레인’도 지난해부터 온라인 스토어에서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디자이너 필립 플레인은 보그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필립 플레인에서는 암호화폐 거래가 하루에 최소 한 번 이상 일어나고 있다”며 “이미 150비트코인의 수익을 축적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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