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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월 공석 주한미국대사, 바이든 방한 전 부임하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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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필립 골드버그

필립 골드버그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을 앞두고 지난 16개월간 공석이던 주한미국대사 인준안이 미 의회에서 가결됐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필립 골드버그(사진) 주한미국대사 지명자에 대한 표결을 실시해 만장일치로 인준했다.

마지막 남은 인준 절차인 상원 본회의 표결 역시 별다른 이견 없이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상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인준 절차 완료를 통지하고, 골드버그 지명자는 공식 부임하게 된다. 미 집권당인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조만간 골드버그 지명자에 대한 본회의 표결 시점을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탓에 골드버그 지명자가 주한미국대사 자격으로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하긴 어렵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를 단장으로 하는 축하 사절단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엔 크리스토퍼 델 코소 주한미국대사 대리의 이름이 올랐다.

골드버그 지명자에 대한 본회의 표결이 신속하게 이뤄질 경우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 전에는 공식 부임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번 정상회담은 윤 당선인 취임 뒤 11일 만에 이뤄지는 한·미 정상 간 첫 만남이다. 이런 상징성을 감안할 때 미 의회에서도 관련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미 상원 외교위는 이날 트위터 게시글로 골드버그 지명자 인준안의 가결 소식을 전하며 “(주한미국대사 임명은) 미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의 이익을 증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지난해 1월 이후 주한미국대사 자리는 줄곧 공석이었다. 윤 당선인이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강화한다는 입장을 수차례 강조한 데다 최근 북한의 무력 도발이 이어지는 만큼 주한미국대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지난 2월 11일 주한미국대사 후보로 지명돼 지난달 7일 인사청문회를 거쳤다. 현재 주콜롬비아 미국 대사직을 수행하고 있는 골드버그 지명자는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였던 2009~2010년엔 국무부의 유엔 대북제재 이행 담당 조정관을 지냈다. 당시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명시한 첫 대북 제재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제1874호의 이행을 총괄했다.

골드버그 지명자는 북한 문제에 대해선 제재 전문가이자 대북 강경파로 분류된다. 지난달 청문회에선 북한을 ‘불량 정권’이라고 했고, CVID 원칙에 대해선 “어려운 목표지만 미국의 비확산 목표와 매우 부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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