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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6월 日빗장 푼다"…존슨 '후쿠시마산 팝콘' 먹으며 환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영국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6월부터 ‘코로나 쇄국’으로도 불렸던 입국 규제를 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에서 만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오른쪽)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에서 만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왼쪽)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오른쪽)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5일 교도통신과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영국 런던 금융가 시티 연설에서 “6월에는 다른 선진 주요 7개국(G7)과 나란히 원활한 입국이 가능하도록 코로나 대책(水際·미즈기와)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미즈기와는 ‘적이 상륙하기 전 바다에서 섬멸한다’는 군사작전에서 나온 말로, 일본은 코로나 방역을 이유로 외국인의 자국 입국을 제한해왔다. 올들어 일본 재계를 중심으로 ‘코로나 쇄국’이라는 비판이 일자,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관광 이외의 목적의 입국만을 풀었다.

기시다 총리는 “오미크론의 세계적 확대로 인해 유행을 늦추기 위해 미즈기와 대책을 강화했다”면서 외국인 입국 제한이 일본 내 의료지원과 백신 접종을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봐서도 일본의 코로나 대응은 성공하고 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기시다에 투자하라”… 존슨 총리 ‘후쿠시마산 팝콘’ 시식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영국을 방문해 길드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5일(현지시간) 영국을 방문해 길드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기시다 총리는 “기시다에 투자하라”며 일본에 대한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 연설에서 ‘아베노믹스에 투자하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일본에의 투자를 호소했던 것을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기시다 총리는 “전후 첫 금융계 출신 총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최근 총리 중에선 가장 경제와 금융에 정통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일본 경제는 앞으로도 힘차게 성장을 계속한다”면서 “안심하고 일본에 투자하라”는 당부도 전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런던을 찾은 기시다 총리를 환대했다. 영국 정부는 기시다 총리의 방문에 맞춰 오는 6월 말까지 버섯과 일부 수산물 등 일본 후쿠시마(福島)산 식품 규제를 철폐한다고 밝혔다. 영국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 후쿠시마산 등 일본 식품 23개 품목에 대해 방사성 물질 검사를 의무화하는 규제를 해왔다. 영국이 의회 승인을 거쳐 후쿠시마산 식품 규제를 없애면, 이들 23개 품목에 대한 산지 증명도 필요하지 않게 된다.

영국 정부는 정상회담 전 내놓은 자료를 통해 존슨 총리가 5일(현지시간) 예정된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와 함께 후쿠시마산 팝콘 등 식품을 함께 시식하기로 했다고도 밝혔다. 런던 시내에서 공군 전투기를 동원한 분열식도 연다.

영국은 양국 정상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군사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원활화 협정(RAA)’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고도 밝혔다. 이는 공동 군사 훈련을 위해 상대국 영역에 들어갈 때 필요한 무기류 반입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제도다. 영국 정부는 미국과 호주에 이어 유럽에서는 유일하게 영국이 일본과 RAA 협정을 맺을 전망이라는 설명도 내놨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현지시간) 바티칸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AFP=뉴스1]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현지시간) 바티칸을 방문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를 하고 있다. [AFP=뉴스1]

지난달 29일부터 동남아시아와 유럽 등 5개국 순방 중인 기시다 총리는 마지막 일정으로 5일(현지시간) 새벽 영국을 찾았다. 기시다 총리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베트남과 태국,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이탈리아 방문한 4일(현지시간)엔 프란치스코 교황을 접견하기도 했다. 교도통신은 기시다 총리와 교황이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우크라이나, 내일의 동아시아일 수 있어”

기시다 총리는 정상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본 중국과 대만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기시다 총리는 “한 국가 정상이 ‘민주주의 국가끼리는 전쟁하지 않는다’는 말을 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은 이 말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힘에 의한 일반적인 현상 변화를 인도·태평양,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허용해선 안 된다”며 “우크라이나는 내일의 동아시아일지도 모른다”고 비유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런 위기감을 배경으로 일본의 대러시아 정책을 전환해 G7과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기대한다는 것이 일본의 일관된 입장으로, 그런 입장에서 계속 관심을 갖고 주시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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