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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尹 취임식에 美 '세컨드 젠틀맨' 온다… ‘파친코’ 이민진 작가도 참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미국 축하사절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마티 월쉬 노동부 장관이 참석한다. 소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도 취임식에 참석키로 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남편 더글라스 엠호프가 지난달 캘리포니아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과 남편 더글라스 엠호프가 지난달 캘리포니아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3일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은 윤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고,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이처럼 축하사절단을 구성했다.

엠호프는 미국 최초의 ‘세컨드 젠틀맨’으로, 유대계 변호사이기도 하다. 미국 부통령의 부인은 ‘세컨드 레이디’로 부르는데,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 첫 여성 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세컨드 젠틀맨도 처음 탄생했다.

국내에서는 직함 자체가 생소하지만, 미국에서 엠호프는 해리스 부통령 못지않은 유명 인사다. 58세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해리스 부통령이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이던 2013년 친구 소개로 만났고, 이듬해 결혼했다. 이들은 엠호프와 전 부인 사이에 둔 두 자녀와 함께 가정을 꾸렸다.

지난 3월 덴버에서 열린 여성 기업과들과의 만남 행사에 참석한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AP=연합뉴스

지난 3월 덴버에서 열린 여성 기업과들과의 만남 행사에 참석한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 AP=연합뉴스

엠호프는 유명 로펌 ‘DLA 파이퍼’의 파트너 변호사로 일하다 2020년 해리스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휴직하는 등 알뜰한 외조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세컨드 젠틀맨으로서 취약 계층의 사법정의 접근권 보장을 위해 애쓰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역대 세컨드 레이디들이 그랬듯, 그 역시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공식 행사에 자주 참여한다.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 방미 당시 열린 한국전쟁 영웅 랠프 퍼켓 예비역 대령에 대한 명예훈장 수여식에도 참석해 문 대통령과 악수하기도 했다.

마티 월쉬 미국 노동부 장관이 지난 3월 백악관 동일임금의날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티 월쉬 미국 노동부 장관이 지난 3월 백악관 동일임금의날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월쉬 노동부 장관은 보스턴시장을 지낸 정치인 출신 각료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전국적으로 불법 이민자 단속을 벌이는 중에도 이에 반대하며 이민자를 보호하는 등 반(反)트럼프 노선을 뚜렷하게 표출한 인물이기도 하다. 한국과의 직접적인 연계성은 작지만, 현직 각료라는 무게감이 크다.

사실 미국 측이 축하 사절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윤 대통령 취임 직후에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는 점이 까다롭게 작용했다고 한다. 당초 전직 미 대통령 등이 참석하는 방안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됐으나, 현직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곧 방한하는 만큼 며칠 간격으로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이 한국을 찾는 것은 의전상으로도 자연스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등 한‧미 관계에 직접 관여하는 주요 각료의 경우에도 윤 대통령의 취임식 직후 바이든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하는 데다 특히 국무부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계속 비상 상황이라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한다.

이에 한때 ‘메인 이벤트’인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내실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취임식에 굳이 미국에서 고위급 축하 사절을 보낼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윤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한‧미동맹이 공고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차원에서 양측은 고민을 거듭했고, 결국 현직 각료를 보내 격을 갖추면서 세컨드 젠틀맨 참석으로 상징적 의미까지 더하는 묘수를 낸 셈이다.

소설 파친코. 사진 문학사상사

소설 파친코. 사진 문학사상사

한편 4대에 걸친 재일 조선인 가족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도 취임식에 외빈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재미 교포이기도 한 이 작가의 참석은 윤 정부 출범에 대한 교포 사회의 기대를 반영하는 게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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