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개혁이후 달라진 언론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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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급템포 성장”… 소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지/개방지향 편집… 하루 2천만부 발행 소련 최대 일간신문/당기관지 「프라우다」는 독자 급격히 떨어져 “쇠퇴의 길”
소련을 대표하는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가 부수감소등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것과 달리 전소련 레닌공산주의 청년동맹(콤소몰)기관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가 개방적인 보도자세에 힘입어 점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중앙일보와 기자교류 및 기사협력 협약을 맺고 있다. 다음은 일본 아사히신문(조일신문) 자매 시사주간지 아에라가 전하는 이 신문 소개기사 요약이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 도입 이후 급진적인 사세신장을 보여 일일 발행부수 2천만부의 소련 최대 일간지로 성장하고 있다.
당기관지 프라우다는 공산당원 1천8백만명이라는 「확실한 구독대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전 1천만부 이상의 발행부수가 나날이 감소돼 최근에는 6백만부에서 8백만부 사이로 격감했다.
이와 달리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발행기관인 콤소몰이 청년회원들의 계속적인 숫자 감소에도 불구하고 발행부수는 나날이 늘어나 지난해 1천7백만부에서 최근에는 2천만부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가 이같은 상승세를 타게된 것은 소련 사회의 갖가지 금기를 깨고 혁신적인 편집방향을 독자들에게 선보임으로써 가능했다.
이 신문은 편집진이 젊은 기자들로 이루어져 편집국장의 나이가 40대 전반,평기자는 20∼30대의 젊은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신문은 또 발행기관인 콤소몰과의 관계를 과감하게 쇄신,콤소몰에 대한 의존을 줄임으로써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보도에 치중하고 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의 동경 지국장인 츠베트코프는 콤소몰과 이 신문과의 관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콘소몰은 벌써 죽었다. 아직 콤소몰의 기관지라고 명시하고 있으나 우리 신문이 콤소몰의 기관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2년전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가 콤소몰 중앙위를 비판하는 기사를 실었을 때 이미 우리 신문은 콤소몰로부터 독립한 셈이었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2,3년전까지만 해도 당기관지 프라우다와 유사한 편집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1면에 정치풍자 만화라든가 남녀 아베크사진을 싣는가 하면 미국 영화배우 제인 폰다가 모스크바를 방문하자 이 기사를 1면에 싣기도 했다.
이 신문은 최근에는 소련 사회에서 감히 다루지 못했던 매춘문제까지 집중보도,사회문제로 부각시키는가 하면 지난 9월 솔제니친의 민족문제에 대한 장문의 논문도 실었다.
소련에서 올해 새로운 언론법이 제정되고 각 언론사가 독립채산제로 전환되면서 국가보조금이 폐지돼 재정이 튼튼하고 부수가 많은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같은 신문은 더욱 활기를 띠는 반면,부수감소와 재정악화로 고통받는 보수계 신문들은 더욱 쇠퇴를 면치 못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소련 신문들의 구독료가 두배로 인상되면서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와 다른 신문들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
소련의 언론계 판도가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 것은 소련 공산당의 인기하락과 프라우다 등에 대한 불신감의 증가,그리고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등 개방성향의 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 고조 결과로 분석되고 있다.<김국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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