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영공권 45년만에 되찾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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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루프트한자기 베를린 공항에 감격적 취항/통일이전엔 전승 3국만 항공운항권 가져
구 서독의 항공사가 28일부터 베를린에 정식 취항한다.
이로써 독일은 자신의 영공에 대한 주권을 45년만에 회복하게 됐다.
이날 테겔공항(구 서베를린 소재)에는 루프트한자 항공과 함께 베를린의 9개 서방측 항공사가 취항하며 48,49년 소련의 베를린 봉쇄를 뚫고 미국이 서베를린 시민에게 물자공급을 단행했던 「베를린 공수」의 주무대 템펠호프공장(구서베를린 소재)에도 7개의 각국 항공사가 취항을 재개한다.
그간 베를린으로 운항 할 수 있었던 항공사는 2차대전 전승국 미ㆍ영ㆍ불 3개국 항공사로 제한돼 왔다. 미국의 팬암사,영국의 브리티시 에어사,프랑스의 에어프랑스사와 이의 관계회사 등 7개사만이 베를린에 취항해왔으며 구 서독의 대표적 항공사인 루프트한자사는 제외돼 왔다.
3개국 항공사의 노선도 분단 동독 영공을 피하느라고 함부르크ㆍ하노버ㆍ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이른바 「3개항공회랑」으로 제한됐었다. 이는 2차대전 종전 직후 전승4개국의 합의에 의한 것.
이 때문에 지금까지 한국에서 베를린을 가려면 반드시 이 3개노선을 거치는 미ㆍ영ㆍ불 3개국 항공사 비행기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28일부터 구 서베를린의 테겔ㆍ템펠호프공항에 이ㆍ착륙하는 항공편수는 루프트한자의 1백2편을 비롯,4백 편으로 늘어났다.
또 구 동베를린의 국제공항으로 그간 구 동독의 인터플루크사나 소련 및 동구권의 항공사들이 취항했던 쇠네펠트공항에도 기존의 항공사 외에 루프트한자가 뉴욕과 동경노선을 취항한다.
따라서 한국에서 베를린을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파리ㆍ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하는 방법외에도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특히 기존의 7개 미ㆍ영ㆍ불 항공사들도 베를린 운항편수를 대폭 늘릴 방침이어서 베를린까지의 여행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게 됐다.
한편 지난 1943년 이후 47년만에 베를린 취항을 재개하는 스위스의 스위스 에어사는 28일 취항재개 기념으로 47년전 운항했던 구형 DC­3프로펠러기를 띄울 예정이어서 화제가 되고있다.<베를린=유재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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