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네이버 대항마 신세계 통합멤버십 출범…스벅 사이즈업도

중앙일보

입력

SSG닷컴-지마켓글로벌 통합 멤버십 이미지. [사진 신세계그룹]

신세계그룹의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이 통합 유료 회원제(멤버십) 계획을 발표했다. 강희석 SSG닷컴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 공식 석상에서 “유료 멤버십 서비스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고 밝힌 지 5개월 만에 구체적으로 나온 방안이다. 국내 이커머스시장에서 강자로 꼽히는 쿠팡과 네이버가 모두 유료 멤버십을 진행하고 있어 SSG닷컴이 이번에 소비자에게 어떤 혜택을 제시할지가 그동안 유통업계에서 큰 관심사였다.

27일 신세계그룹은 지마켓글로벌이 2017년부터 써 온 스마일클럽의 인지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통합 멤버십 이름을 스마일 클럽으로 짓고, 다음 달 12일부터 운영한다고 밝혔다. 통합 멤버십 요금은 SSG닷컴에서 가입하면 월 3900원, 지마켓글로벌에서 가입하면 지금과 같은 연 3만원이다. 쿠팡(월 4990원)이나 네이버(월 4900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스타벅스 월 2회 사이즈업, 굿즈 단독 판매도

어느 쪽으로 가입하든 SSG닷컴에서 매달 장보기 상품 구매 때 5% 적립과 장보기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 구매 때 할인 쿠폰 제공, 지마켓글로벌에서 스마일배송 이용 횟수와 상관없이 무료 배송, 지마켓·옥션 할인 쿠폰 제공 등의 공동 혜택을 준다.

스타벅스 음료 구매 때 월 2회 사이즈 업그레이드, 스타벅스 e프리퀀시 굿즈 단독 판매도 모든 회원에게 적용된다. 이와는 별도로 SSG닷컴 가입자에게는 장보기 무료 배송 쿠폰 1장과 10% 상품 할인 쿠폰 1장을 주고, 지마켓글로벌 가입자에게는 지금처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스마일캐시 3만5000원을 준다. 두 회사는 SSG머니와 스마일캐시를 일대일로 바꿀 수 있는 기능도 추가했다.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신세계그룹은 이번 통합 멤버십 출시 의미를 “SSG닷컴과 지마켓글로벌간 시너지를 본격화하는 신호탄이자 그룹의 다양한 관계사를 잇는 ‘온-오프라인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는 첫 단추”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2021년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고 사명을 지마켓글로벌로 변경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온라인 매출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며 “올해는 디지털 생태계를 만들고, 이걸 신세계 유니버스라고 칭하겠다”고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통합 멤버십 출범이 유니버스 첫 단계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의미가 크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통합 멤버십이 계속 진화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향후에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스타벅스까지 그룹의 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적용되는 혜택을 단계적으로 늘려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회사와의 제휴도 추진해 개방형 시스템을 구현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온·오프라인 에코시스템 구축 위한 첫 단추”

쿠팡과 네이버는 이미 포인트 적립은 물론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OTT) 등을 제공하는 유료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쿠팡의 와우멤버십 가입자는 수는 약 900만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쿠팡은 멤버십 요금을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했으나 급격한 회원 감소는 없었다.

2020년 나온 네이버의 플러스 멤버십은 지난해 기준 가입자 수가 600만명을 넘었다. 최대 4명이 쓸 수 있는 패밀리 멤버십을 도입하고, 티빙·스포티비나우 등 다른 업체와 업무 제휴를 맺고 OTT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각 기업은 이제 소비자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 유료 멤버십에 가입한 회원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 충성 고객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쿠팡은 로켓배송 서비스를 8년간 운영하면서 충성 고객이 많이 확보됐다”며 “이용 고객들의 소비 규모도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