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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밑돈 지 6개월…쿠팡 “신사업 키우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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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지난해 쿠팡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쿠팡 캠프에서 한 직원이 차량에 물건을 싣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쿠팡 매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쿠팡 캠프에서 한 직원이 차량에 물건을 싣고 있다. [뉴시스]

쿠팡이 상장 후 첫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쿠팡은 지난해 연 매출 22조2260억원을 기록해 전년(13조9230억원) 대비 54% 성장했다. 이마트의 지난해 오프라인 마트 매출(16조45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의 온라인 매출(1조4924억원)을 합쳐도 쿠팡이 4조원 이상 앞섰다. 추정 연간 거래액 27조원인 네이버쇼핑과 쿠팡이 확실한 양강체제를 굳혔다. 특히 쿠팡은 유료 멤버십 회원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어 900만을 돌파했다.

김범석 쿠팡Inc이사회 의장은 3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로켓 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매출은 빠르게 늘었지만, 적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주가는 지난해 3월 상장 초기 50달러 선의 절반, 공모가(35달러)를 밑돈 지 6개월 째다.

쿠팡 주가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쿠팡 주가 추이.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54%, 쿠팡이 강조하는 숫자 ‘연간 매출 증가율’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매출 증가율(15.7%)을 크게 웃돈다. 매출 20조 돌파에도 마냥 웃기 어려운 건 적자 때문이다. 지난해 쿠팡 영업적자는 1조8039억원, 전년보다 3배 이상 늘어 역대 최대치다. 2018년 이후 3년만에 다시 1조원대 적자 기업이 됐다. 지난해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손실 3574억원)이나 코로나19 방역비용(1560억원) 등 요인을 고려해도 급증했다.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정체된 주가(3월 2일 종가 25달러)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최근 5년간 쿠팡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최근 5년간 쿠팡 실적.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쿠팡은 이날 신사업 부문을 적극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음식배달(쿠팡이츠)·OTT(플레이)·핀테크(쿠팡페이) 등 신사업과 해외투자를 ‘성장 이니셔티브(Growth Initiative)’로 묶어 1분기부터 별도로 실적을 발표한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 8500만 달러(1023억원)에서 올해 2억 달러(24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아직 수익을 내기 힘든 신사업을 별도로 분리하는 건 기존 쿠팡 전자상거래 사업을 흑자 전환하는 데도 유리한 셈법이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는 운영 2년 만에 수십억 달러의 주문이 이뤄지는 서비스가 됐다”며 “우리 활성 고객의 70%가 아직 쿠팡이츠를 사용하지 않고 있기에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쿠팡에 미국 유명 대학의 투자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투자 매니지먼트 회사(MITIMCo)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MIT가 보유한 쿠팡 주식(지난해 말 기준)은 1619만8116주다. 지난 2일 종가 기준으로 4억1159만 달러(약 4958억원)다. 이는 MIT가 보유한 주식의 64% 수준이다. 2위인 클라우드컴퓨팅 업체인 스노우플레이크(23%), 3위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6%)를 크게 앞선다. 미국 워싱턴대의 투자 매니지먼트 회사(WUIMC)도 쿠팡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워싱턴대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쿠팡 주식은 543만2808주로, 1억3804만 달러(약 1663억원) 수준이다. 워싱턴대도 전체 주식의 절반 가까이 쿠팡(44%)에 투자했다. MIT와 워싱턴대의 기부금 운용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274억 달러(약 33조원), 153억 달러(약 18조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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