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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문재인 육성 ‘북핵과 김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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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JTBC 손석희 전 앵커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제공 청와대

1.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JTBC 손석희 순회특파원과의 인터뷰 ‘대담’(2편)에서 남북관계에 대해서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
25일 방송된 ‘대담’(1편)이 국내문제를 다뤘고, 26일 방송은 국제문제를 다뤘습니다. 북한과 김정은을 보는 그의 시각이 육성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오후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 문재인의 대북인식은 운동권 중에서도 친북성향 NL(민족해방)계열을 닮았습니다.
김정은의 말을 쉽게 믿고 진심 도와주고싶어 합니다. 문재인은 2018년 4월 27일 김정은과의 첫 만남에서 독대했던 ‘도보다리’밀담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이야기가 진지해지면서 길어졌다..김정은 위원장은 자신들의 안전 때문에 핵에 매달려 있는 것이기 때문에 안전만 보장된다면 얼마든지 비핵화를 할 수 있다. 그런 자신들의 진정성에 대해 미국과 국제사회의 불신이 심한 것 같다..어떻게하면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봤다..미국과 회담하면 경험이 없는데 어떻게 하면 될지 질문이 많았다..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있는데 제재 해제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 조건만 지켜진다면 차근차근 비핵화를 해나가겠다고 이야기 했다.’

3. 문재인은 김정은의 이런 생각을 듣고 북미정상회담을 주선했습니다.
문재인은 곧바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했습니다. 트럼프의 안보보좌관 존 볼턴의 회고록(그 일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기뻐 어쩔 줄 모르고 있었던’ 문재인은 ‘김정은이 완벽한 비핵화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하면서 풍계리 핵실험장 닫겠다고 제안했다. 1년안에 비핵화를 하라고 하자 김정은이 동의했다’고 전했습니다.

4. 문재인은 진짜 북한을 믿었던 듯합니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의 생각을 달랐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약속을 전혀 믿지 않았습니다. 김정일이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했던 것과 같은 ‘쇼’라 판단했습니다. 예컨데 북한이 2018년 5월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하면서 기자들만 불렀습니다. 전문가들의 현장검증 기회를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핵개발 증거파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북한은 최근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에 중장비를 반입하기위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3일 보도했습니다.

5. 문재인은 비핵화 실패원인에 대해 ‘로드맵 세부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말은 맞습니다. 북미정상회담은 북핵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합의하지 못한 근본이유가..김정은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생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의 말을 믿었던 문재인은 미국으로부터 ‘거짓말쟁이’취급을 받게 됐습니다.

6.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미국에 제안한 ‘비핵화’는 영변핵시설 폐기에 불과했습니다.
김정은은 이에 대한 보상으로 ‘2016년 이후 대북제재를 모두 풀어달라’고 트럼프에게 요구했습니다. 트럼프는 ‘그 제안 받아들이면 나는 다음 대선에서 떨어진다’며 거절했습니다. 김정은에 호의적이었던 트럼프조차 받아들일 수 없었던 무리한 요구였습니다.

7. 문재인은 인터뷰에서 ‘결과론적으로 (북핵문제가) 원위치로 돌아왔다’는 지적에 반문했습니다.
‘그러면 지난 5년간 평화는 어디로 날라갔습니까?’
문재인 임기중 연평도 포격 같은 도발이 없었던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런 정도를 남북관계의 성과라 하기엔 부족합니다.

8. 김정은은 26일 심야 열병식에서 ‘핵무기를 언제든지 사용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우리의 핵이 전쟁방지라는 하나의 사명에만 속박되어 있을 수 없다. 어떤 세력이든 우리의 근본이익을 침탈하려 든다면 우리 핵무력은 둘째 사명을 결단코 결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핵무력은 언제든지 가동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9. 북한은 지난달 ‘전술핵운용 효과성 강화’주장까지 했습니다.
26일 김정은 발언까지 더하자면, 남한을 향한 핵공격 위협을 한 셈입니다.
문재인의 선의와 무관하게 국민들은 더 불안해졌습니다.
〈칼럼니스트〉
2022.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