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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각막·초고도 근시, 렌즈삽입술 후 매년 검사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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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호 28면

헬스PICK 

코로나19는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의료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시력교정수술에 대한 니즈가 증가한 것이 그중 하나다.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안경의 불편함에 활동적인 취미, 미용적인 욕구 증가까지 더해진 결과다.

과거에는 시력교정수술이 사실상 라식(LASIK)·라섹(LASEK) 양자택일의 문제였다. 구분 자체가 무의미한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엔 스마일라식(Small Incision Lenticule Extraction), 렌즈삽입술(Implantable Contact Lens·ICL), 드림렌즈까지 솔루션이 다양하다. 그만큼 장단점과 고려해야 할 점도 각기 다르다.

각막 깎는 방식 따라 수술법 구분

시력(근시)을 교정하는 원리는 크게 두 가지다. 각막에 직접 변화를 주거나 아예 도수가 있는 렌즈를 눈 안에 넣는 방식이다. 기본적으로 근시는 각막의 굴절 이상으로 물체의 상이 망막 앞쪽에 맺히는 상태다. 이때 각막을 평평하게 만들어주면 이를 교정할 수 있는데, 레이저로 각막을 깎아서 해결하는 방법이 라식·라섹·스마일라식이라면 드림렌즈는 주기적으로 일정 시간 각막을 눌러주면서 형태를 잡아주는 방식이다. 드림렌즈는 잠자는 동안만 렌즈를 착용해 각막의 모양을 유지하는 것으로 시력을 교정하는 만큼 교정 효과는 3~4일 이내로 일시적이고 근시 진행을 예방하는 차원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반면 라식·라섹·스마일라식은 각막을 어떤 방식으로 깎느냐에 따라 구분된다. 이중 역사가 가장 오래된 라식은 우선 각막을 절개해 뚜껑 모양의 둥근 절편을 만든 뒤 이를 들어 올리고 각막 안쪽을 레이저(엑시머레이저)로 130~160㎛ 정도 깎은 뒤 다시 덮어준다. 라섹은 각막 상피를 얇게 벗겨내고 레이저로 한 번에 깎아 시력을 교정한다. 라섹 수술이 ‘레이저 각막 상피 절삭 성형술’로 불리는 이유다. 스마일라식은 라식과 달리 각막 절편을 만들지 않고 각막 내부에 교정이 필요한 실질을 레이저로 정확히 절삭한 뒤 미세한 각막 절개창을 통해 교정 후 남은 내용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라식과 라섹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가장 나중에 개발된 수술법이다.

교정·수술 방식에서 가늠해 볼 수 있듯, 라식의 경우 수술 다음 날부터 교정시력을 회복할 수 있지만 절개한 각막 절편이 자리 잡을 때까지 물리적 충격에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라섹은 각막 표면에 상처를 내는 만큼 통증이나 시림 등의 불편함이 있고 시력 회복까지 일주일 정도 걸린다. 단, 각막이 얇은 경우 라식보다는 라섹이 좀 더 안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대구로병원 안과 송종석 교수는 “각막은 위쪽(표면)보다 밑, 안쪽에 남은 각막이 중요하다”며 “따라서 눈이 나쁠수록, 깎아야 하는 각막이 많을수록 라식보다는 라섹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에 해진 부분이 있으면 공의 압력으로 부풀어 오르듯, 각막도 너무 얇아지면 안압으로 인해 각막돌출증 등의 문제가 생긴다”며 “그래서 각막이 얇은 사람은 라식보다 라섹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마일라식은 빠른 회복과 함께 빛 번짐, 안구건조증, 각막혼탁 등의 부작용 비율을 낮췄다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비싸고 기존 수술보다 의사의 숙련도가 더욱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막은 수술로 깎아낸 후 두께를 250~300㎛는 남겨야 안전하다고 본다. 원래 각막이 얇거나 라식·라섹으로는 안전한 각막 두께를 확보하기 어려운 초고도 근시의 경우 가능한 것이 렌즈삽입술이다. 각막이 얇은 사람에겐 최후의 보루인 셈이다. 말 그대로 도수가 있는 시력교정용 렌즈를 눈 안에 넣는 방식이다. 각막을 손상하지 않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빛 번짐 등 각막을 깎는 다른 시력교정술에서 생기는 부작용이 거의 없다. 렌즈를 삽입한다는 점에서 시력 회복도 바로 다음 날로 즉각적인 편이다. 단 수술 난도는 이중 가장 높다. 송 교수는 “렌즈삽입술은 눈을 째고 눈 안에 렌즈를 넣어야 하는 수술”이라며 “시력교정술 중에서는 가장 난도가 높다”고 말했다.

난도가 높은 만큼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우선 이물질을 삽입한다는 점에서 포도막염 등의 과거력이 없어야 한다. 송 교수는 “과거에 눈에 아무런 이유 없이 염증이 생겼던 사람은 렌즈를 삽입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권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수술 후 주기적인 검사가 필수다. 백내장 발생 시기가 빨라질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수술 후 각막 내피세포가 줄어들 수 있어서다. 송 교수는 “눈 안의 좁은 공간에 렌즈가 들어가기 때문에 눈의 구조적 변화와 마찰로 백내장이 조금 일찍 올 수 있다”며 “또 이로 인해 염증이 생기면 각막 내피세포가 손상돼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렌즈삽입술을 받은 경우 매년 한 번 정도는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백내장 진행 여부 및 각막 내피세포 손상 정도를 체크해야 한다.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백내장이 진행됐다면 삽입한 렌즈 제거와 함께 시력교정이 동반된 백내장 수술을 하면 된다. 또 각막 내피세포가 ㎟당 1500개 이하로 줄어든 경우에는 기존에 삽입한 렌즈를 제거해야 한다. 렌즈 제거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다. 다만 시기를 놓치면 각막을 이식해야 하는 상황까지 올 수 있다. 송 교수는 “각막 내피세포가 줄어든 것은 자각할 수 없다”며 “개수가 너무 떨어진 경우에는 각막 이식 수술을 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강조했다.

렌즈 삽입한 다음 날 시력 회복

시력교정술은 안전한 수술에 속한다. 한때 ‘의사들은 안 받는 수술’이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현재는 해당하지 않는 얘기다. 송 교수는 “아마도 우리나라 인구 대비 안과 의사들이 시력교정술을 받은 비율이 훨씬 높을 것”이라며 “안과 의사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다들 받는 수술”이라고 설명했다.

단, 시력교정술은 성인 이후에 받는 것이 권장된다. 눈이 더는 나빠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받는 것이 가장 좋아서다. 성장은 눈의 성장을 의미하고, 그 자체로 근시가 생기거나 악화하는 요인이다. 같은 측면에서 최근 눈이 계속 나빠진 경우에는 시기를 미루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이 심한 경우에는 각막을 건드리는 방식이 더 악화시킬 수 있어 이를 참고해야 한다. 본인에게 확실한 니즈가 있는지 확인해볼 필요도 있다. 송 교수는 “현존하는 가장 좋은 시력교정술은 여전히 안경”이라며 “과도하고 앞선 기대보다는 확실한 니즈가 있어야 만족도가 높은 수술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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