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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대화로 대결 시대 넘어야” 김정은 “남북 이정표 될 선언들 성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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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5호 05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도보다리 산책을 마친 뒤 돌아오며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도보다리 산책을 마친 뒤 돌아오며 대화하고 있다.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친서를 교환했다. 친서 교환 사실은 22일 오전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그러자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지난 20일 문 대통령이 마지막 인사를 겸해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고 21일 저녁 회신이 왔다”며 “두 정상 간 마지막 친서를 북한이 신속하게 보도하면서 청와대도 상응한 발표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친서에서 남북 대화가 희망한 곳까지 이르지 못한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아쉬운 순간들이 벅찬 기억과 함께 교차하지만 그래도 김 위원장과 손잡고 한반도 운명을 바꿀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며 “대화로 대결의 시대를 넘어야 하고 북·미 대화도 조속히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의 노력이 한반도 평화의 귀중한 동력으로 되살아날 것을 언제나 믿고 기다리겠다”며 “대화의 진전은 다음 정부의 몫이 됐고, 김 위원장이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를 간직하며 남북 협력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했던 나날들이 감회 깊이 회고되었다”며 “우리가 희망했던 곳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남북관계의 이정표로 될 역사적인 선언들과 합의들을 내놓았고 이는 지울 수 없는 성과”라고 회신했다. 그러면서 “임기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마음 써온 문 대통령의 고뇌와 수고·열정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하며, 문 대통령을 잊지 않고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2019년 북·미 정상 간 ‘하노이 노딜’에 이어 2020년 6월 북한이 일방적으로 통신선을 차단한 이후에도 수시로 친서를 교환해 왔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남북 정상이) 필요한 때 필요한 내용의 친서를 교환해 왔다고 이해해 달라”며 “(김 위원장의 회신에) 긍정적·희망적 표현이 담긴 것은 다행스럽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답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금은 답방을 논의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다”며 “이제 한반도 대화와 평화는 다음 정부의 몫”이라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도 이날 두 정상의 친서 교환에 대해 “깊은 신뢰심의 표시”라며 “서로 희망을 안고 노력을 기울여나간다면 북남(남북) 관계가 민족의 염원과 기대에 맞게 개선되고 발전하게 될 것이라는 데 대해 견해를 같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북한의 보도 내용은 북한 주민들이 직접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는 실리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퇴임 후 남북 문제와 관련해 대북 특사 등 역할을 맡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에 대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어떤 역할이 있다면 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도 “당분간은 평화와 안정, 비핵화를 간절히 기대하는 마음으로 보통 국민의 한 사람으로 지내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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