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판문점=한국공동사진기자단
청와대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친서를 통해 "대화로 대결의 시대를 넘어야 한다"는 당부를 했다고 밝혔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주고받은 친서의 내용을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보낸 친서에서 마지막이 될 안부를 전한다면서 "아쉬운 순간들과 벅찬 기억이 교차하지만 김 위원장과 손을 잡고 한반도 운명을 바꿀 확실한 한 걸음 내디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 대화가 희망한 곳까지 이르지 못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북미대화가 조속히 재개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화 재개는 다음 정부의 몫이 됐다. 김 위원장도 한반도 평화의 대의를 갖고 남북 대화에 임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판문점 선언, 평양 9·19 선언 등이 통일의 밑거름이 돼야 한다. 평화의 동력이 되살아날 것을 믿고 기다리겠다"며 "평범한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지만 마음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보낸 답신에서 "희망한 곳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역사적 합의와 선언 내놓았다"며 "이는 지울 수 없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이제껏 기울여온 노력을 바탕으로 남과 북이 정성을 쏟으면 얼마든지 남북관계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변함없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민족의 대의를 위해 애쓴 문 대통령의 수고를 높이 평가하고 경의를 표한다"며 "잊지 않겠다. 퇴임 후에도 변함없이 존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친서 교환에 대해 박 대변인은 "남북관계의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문 대통령이 보낸 서한 내용 중 최근 북한의 ICBM 도발에 대한 자제나 당부가 있었냐는 질문에 "임기를 마무리하는 상황에 대결보다는 대화로 이 모든 국면을 넘어가야 하지 않겠냐는 말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이어 다음 정부, 윤석열 당선인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냐는 물음에 "그간의 남북 노력을 회고하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한반도의 대화나 평화는 다음 정부의 몫이다, 당신들과 해나가면 좋겠단 말을 담고 있다"면서 "어쨌든 충실하게 현재 상황을 넘겨 드려서 남북관계 상황을 다음 정부가 잘 이끌어가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김정은의 답방 여부에 대해 "지금은 답방 논의할 국면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