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몽골 진출 4년 만에 200호점…해외에서도 통한 편의점 ‘이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 등 임직원들이 지난 20일 몽골 CU 200호점 오픈식에 참석해 현지 협력사인 프리미엄 그룹의 간호약 아딜비시 회장과 센트럴 익스프레스의 간볼드 친저릭 대표 등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사진 CU]

편의점 CU가 몽골에 진출한 지 4년여 만에 200호점을 냈다고 21일 밝혔다. CU는 2018년 몽골에 처음 진출한 이후 한 달에 약 5.6개씩 꾸준히 매장을 확장했다. CU가 100호점을 개점하기까지 약 26개월이 소요됐으나 이후 200호점까지는 약 18개월이 걸렸다. 200호점은 도심에서 약 12km 떨어진 몽골 보양트 오카 국제공항 인근 주택가에 위치한 ‘CU보양트오카점’이다. 울란바토르 외곽 지역에 개점한 첫 번째 사례로, 앞으로 출점 지역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CU는 최근 미국계 편의점인 서클K의 현지 점포도 인수해 몽골에서 점포 수 기준 점유율 70% 이상을 달성했다. 서클K는 CU보다 두 달 먼저 몽골 시장에 진출했지만 지난달 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현지 점포를 매각했다.

미국계 편의점 서클K의 현지 점포 인수

CU는 한국식 간편식품은 물론 현지 식품을 편의점 상품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배달 서비스도 도입하면서 현지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도 몽골 사업이 안정적 성장을 이어가도록 오는 9월 ‘BGF 글로벌 IT시스템’을 현지에 도입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300호점 개점을 목표로 잡았다.

CU에 따르면 몽골 현지에서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자체 제작(PB) 상품도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 안동시에 있는 중소 커피 제조사가 만든 ‘GET 카페라떼 캔’이 그중 하나다. CU는 2016년부터 국내에 판매됐던 이 제품을 몽골에 수출하기 위해 용량을 275mL에서 390mL로 확대하고 우유와 설탕 함유량도 늘렸다. 유철현 CU 책임은 “전통적인 유목 민족이 살던 곳이라 씁쓸한 커피 고유 맛보다 우유 맛이 강한 라떼를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CU의 커피 PB 브랜드인 GET. [사진 CU]

달고나·떡볶이·닭강정…한류 관련 상품 인기

카페라떼 캔이 흥행에 성공한 건 현지에서 200개 점포를 운영하며 쌓아온 판매 방법과 빅 데이터가 쌓인 덕분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를 끌자 현지에서 달고나 상품을 제조해 수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이에 CU는 국내에서 달고나 제품 5000개를 제작해 공급했다.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로도 시장을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CU는 2021년 4월 말레이시아 1호점을 수도 쿠알라룸프루에 개점했다. 현지 협력사인 마이뉴스 홀딩스의 편의점 브랜드인 ‘마이뉴스닷컴’ 점포 530여개를 점차 CU 점포로 전환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CU 전체 매출의 70% 이상은 떡볶이‧닭강정 등 한류와 관련된 음식 상품에서 나온다.

독일 시장통계조사기관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세계 편의점 매출 규모는 2017년 3조3000억 달러에서 2022년 4조9000억 달러로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GS25와 세븐일레븐과 같은 국내 다른 편의점 업체도 해외에 직접 매장을 내 운영하거나 PB 상품 수출량을 늘리고 있다.

말레이시아에 점포를 낸 이마트24. 한글로 매장을 꾸몄다. [사진 이마트24]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베트남과 몽골에 현지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에는 대만에 40피트 컨테이너 10대분의 얼음을 수출했다. 야구공 크기 얼음을 컵에 담은 상품이 한국에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대만에서 먼저 구입하겠다고 요청했다. GS25의 PB 라면인 ‘공화춘’ 시리즈도 호주와 뉴질랜드 등에 계속 수출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2015년 국내 편의점 최초로 말레이시아에 PB 과자 8종과 도시락용 김 등을 수출했다.

이마트24는 2021년 말레이시아에 첫 해외 점포를 냈다. 올해 30개, 5년 내 300개 점포를 낼 계획이다. 한류 음식인 컵밥‧떡볶이‧닭강정은 하루 최대 1000개가 판매된다. 이틀치를 여유 있게 준비해둬도 재고가 바닥날 때가 있다. 한국 이미지를 앞세우면 더욱 판매가 잘 돼 일부러 매장을 한글로 꾸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