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홈술·혼술족 홀린다…'6캔 9900원' 국산 수제맥주 전성시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편의점에 이어 국내 대형마트에서도 국산 수제 맥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5년 전만 해도 국내 시장은 ‘수입 맥주 4캔에 1만원’ 행사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폭탄주 위주 회식 감소 영향으로 수입산 맥주가 대세였다. 다양한 풍미와 맛을 내는 수입 맥주를 국내 맥주가 따라가지 못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역전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홈술·혼술족들을 겨냥한 제품들을 국내 맥주 제조사들이 속속 내놓고 다양한 수제맥주들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진열된 맥주 제품들.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코너에 진열된 맥주 제품들. 뉴스1

11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으로 국산 맥주의 매출 비중은 전체 65.4%, 수입 맥주는 34.6%를 기록했다. 국산 맥주는 2018년 대비 17% 포인트가 상승했지만 수입맥주는 17% 포인트 하락했다. 이마트는 2014년 주세법을 개정하면서 수제 맥주 외부 유통을 가능하게 한 정책이 국산 맥주 활성화에 도움이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2019년부터는 주류 과세 방식을 50여년 만에 종가(從價)세에서 종량(從量)세로 전환하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수입 맥주만 혜택을 받았던 세금 제도도 국내 맥주 산업 육성에 맞춰 변형됐다.

국산 맥주 매출 비중 2018년 대비 17%P 상승 

이마트에 따르면 2020년 42개종이었던 국산 수제 맥주는 21년 84개종으로 2배 가량 늘어났다. 2022년 3월 현재는 120개종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길어지는 코로나19로 다양한 방식으로 주류를 즐기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때마침 국산 수제 맥주 제조사가 많은 종류 상품을 내면서 고객을 사로잡았다”고 말했다.

거리두기가 더 완화되면 직장 회식과 야외 활동 증가에 따라 국내 맥주 판매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여신금융협회 여신금융연구소의 ‘2월 카드 승인 실적’에 따르면 지난 2월 법인카드 승인액은 14조2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2조5000억원 대비 14% 증가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맥주 제조업체들은 올해 여름철 성수기를 앞두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지난달 말 카스 브랜드의 첫 밀맥주인 카스 화이트를 선보였다. 향긋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특징인 라거 스타일 밀맥주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출시 4년 차를 맞아 ‘스푸너(스푼+오프너)’를 나눠주며 오감 마케팅을 강조하고 있다. 숟가락 모양의 병따개인 스푸너는 33도 각도에서 테라 병맥주를 따면 청량감이 담긴 소리가 나온다. 김상욱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가 출연한 스푸너 홍보 영상 조회 수는 680만회를 넘겼다.

지난달 30일 모델들이 신세계 L&B가 새롭게 내놓은 발포주 '레츠'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모델들이 신세계 L&B가 새롭게 내놓은 발포주 '레츠'를 선보이고 있다. 뉴스1

“소규모 양조장서 나온 수제맥주도 판매 늘어야”

이마트의 자회사인 신세계엘엔비(L&B)는 발포주인 레츠 프레시 투데이를 선보이며 맥주 시장에 올해 처음 도전장을 냈다. 발포주는 맥아 함량 비율이 10% 미만인 술로 주세법상 맥주가 아니라 가격을 낮출 수 있다. 알코올 도수 4.5도다. 편의점 CU는 이달부터 백양BYC비엔나라거‧불닭망고에일‧빅슬라이드IPA 등 국산 수제맥주 6캔을 9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국내 맥주가 더 다양화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무알코올 수제맥주 업체 부족한녀석들의 황지혜 대표는 “양조장 규모가 큰 업체를 중심으로 편의점과 함께 기획한 상품만 그동안 매출이 늘었다”며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소형 양조장에서 만드는 동네 맥주 판매도 활성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에서 화수네양조장 관계자가 시음용 맥주를 따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맥주산업 박람회(KIBEX 2022)'에서 화수네양조장 관계자가 시음용 맥주를 따르고 있다. 뉴스1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