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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봉납...아베는 직접 참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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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야스쿠니(靖國) 신사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에 맞춰 공물을 봉납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는 이날 직접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첫날인 21일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가 봉납한 비쭈기나무 화분인 마사카키에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신사의 춘계 예대제(例大祭·제사) 첫날인 21일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마사카키'를 봉납했다. 기시다 총리가 봉납한 비쭈기나무 화분인 마사카키에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 [AFP=연합뉴스]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라는 이름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마사카키'(真榊)라는 공물을 봉납했다. 마사카키는 신단이나 제단에 바치는 비쭈기나무를 말한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10월 야스쿠니 추계 예대제 때도 공물을 봉납했다. 22일까지인 이번 예대제 기간 중 직접 참배는 하지 않을 예정이다.

참의원 선거 앞두고 보수층 의식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구에 있는 야스쿠니 신사는 메이지(明治)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전쟁에서 숨진 246만 6000여 명의 영령을 기리는 시설이다.

이 가운데 90%는 태평양전쟁(1941년 12월~1945년 8월) 관련자들로, 도쿄 전범재판(극동국제군사재판)을 거쳐 교수형을 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이 때문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는 일본 정치인의 역사 인식을 보여주는 기준이 돼왔다.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는 아베 신조 당시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는 아베 신조 당시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직접 참배한 사례는 2013년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당시 한국과 중국 등이 거세게 반발하자 아베 전 총리는 이후 재임 기간 중엔 공물만 봉납했다. 2020년 9월 퇴임 후엔 행사 때마다 직접 참배를 이어가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21일에도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조국을 생각하고 가족의 앞날을 걱정하며 나라를 위해 산화한 영령에 대해 존경의 뜻을 표하기 위해 참배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다. 그런 용기 있고 고귀한 희생 위에 나라가 지켜지고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조용히 참배했다"며 우크라이나 사태와 야스쿠니 참배를 연결지었다.

기시다의 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도 재임 중엔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봉납만 했으나 퇴임 후인 지난 가을엔 처음으로 야스쿠니를 직접 참배했다.

오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의 표를 의식한 각료들과 자민당 의원들이 이번 춘계 예대제 기간 동안 야스쿠니를 얼마나 찾을지도 주목된다. 이날 현직 각료 가운데는 고토 시게유키(後藤茂之) 후생노동상이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고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직접 참배했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22일 합동으로 참배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와 관련해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논평에서 "일본의 과거 침략 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의 책임 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또 다시 공물을 봉납하거나 참배를 되풀이했다"며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어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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