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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갔던' 미니소, 홍콩 상장으로 성장 궤도 되찾나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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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짝퉁’ 오명 벗고 연매출 3조원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미니소.

샤오미에 이어 ‘대륙의 두 번째 실수’라 불리며 큰 인기를 끈 중국 라이프스타일 스파(SPA) 브랜드 미니소(MINISO·名創優品)는 한때 ‘다이소 짝퉁’ ‘무인양품 짝퉁’ 등으로 불리며 유명세를 얻기도 했다. 이후 연 매출 180억 위안(약 3조 4741억 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그간 논란을 모두 잠재웠다. 심지어 베낀 대상으로 거론되었던 다이소나 무인양품의 경쟁상대로 떠오르기도 했다.

[사진 미니소 공식웨이보]

[사진 미니소 공식웨이보]

미니소는 지난 2013년 중국인 예궈푸(葉國富)와 일본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三宅順也)가 함께 설립한 기업이다. 이후 2014년, 일본에 글로벌 1호점을 오픈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중국, 홍콩,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한국 등 80여 개국에 약 5000여 개(2022년 3월 기준) 매장을 열었다.

심지어 글로벌 체인점으로서 최초로 북한 평양에 지점을 내기도 해 화제가 되었다(지금은 철수). 한국에서는 2016년 서울 신촌에 1호점 오픈 후 2020년 기준 70여 개 매장을 보유했다.

이 기세에 힘입어 뉴욕 증시에도 상장했다. 지난 2020년 10월, 미니소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당시 IPO를 통해 총 6억 달러(7394억 4000만 원)의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시가총액(시총) 70억 달러(8조 6268억 원)를 기록했다.

이후 최고 107억 7400만 달러(13조 2778억 7760만 원)까지 올랐던 시총은 약 2년 만에 26억 4400만 달러(3조 2576억 7240만 원)로 뚝 떨어졌다. 미니소가 단숨에 성공 가도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로는 ▲높은 가성비 ▲짧은 신제품 출시 간격 ▲가맹점 모델 등이 꼽힌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가맹점 모델을 이용해 신속하게 매장을 확대한 점이다. 이는 미니소의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시장을 확장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매출 증가를 지속해서 이루었으나, 2019~2021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까지 가세해 미니소의 확장 신화는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지난 3월 3일 미니소는 올 2분기 재무보고서를 발표, 미니소의 매출은 27억 7300만 위안(5356억 6041만 원), 순이익은 2억 1400만 위안(413억 3838만 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저년 동기 대비 각각 20.68%, 155.4% 증가한 수준이다. 미니소의 재무보고서가 공개된 둘째 날, 미니소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38% 떨어지며 개장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미니소는 자금 확보를 위해 홍콩 증시 상장에 나섰다. 얼마 전, 미니소가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앞서 미니소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등 금융사와 주식 매각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진 视觉中国]

[사진 视觉中国]

홍콩행 열차 올라타는 미니소, 이대로 괜찮나

업계에서는 “미니소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판단이 주를 이룬다. 미니소의 비즈니스 확장 방식인 가맹점 모델이 이전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맹점 확장과 관련해 예궈푸는 공식 석상에서 여러 차례 미니소의 총이익률이 8%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물론 실제로는 이보다 높다. 미니소에 따르면 2019년과 2020년 미니소의 총이익률은 각각 26.7%, 30.4%를 기록했다. 이는 동종 업계 평균인 40%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낮은 총이익률에도 미니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가맹점 모델을 통해 막대한 유동 자금을 확보한 덕분이다. 미니소 가맹점을 운영하기 위해서 가맹업자는 15만 위안(2899만 원)의 가맹 비용과 75만 위안(1억 4495만 2500 원)의 상품 보증금을 내야 한다.

계약 완료 이후 임대료, 인건비 등 모든 운영 비용은 가맹업자가 부담한다. 가맹점 모델에서 각 가맹점의 소유권은 가맹업자에게 있지만, 경영권은 미니소 측에 있어 양자간 수익 구조는 가맹업자 62%, 미니소 38%로 이뤄진다. 현재 미니소의 매장 운영 중 가맹점 비중은 98%에 이른다. 이 비율을 생각하면 미니소가 번개 같은 속도로 매장 확장에 투자할 수 있었던 이유를 가늠할 수 있다.

[사진 Retail&leisure international]

[사진 Retail&leisure international]

그러나 문제는 이 모델이 더는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1~2년간 오픈 속도가 느려졌다. 2020년 한 해 동안 누적 303개 매장을 열었지만, 2021년에는 이 수치가 235개로 떨어졌다.

단일 매장 수익 감소도 미니소의 침체를 악화시켰다. 미니소의 매장 확장 지역은 주로 (중국 기준) 1, 2선 도시다. 3, 4선 도시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이에 미니소는 하침 시장 공략을 펼쳐 최근 3, 4선 도시에서 매장을 확대해왔다. 2021년 12월 31일 기준 미니소의 중국 매장 중 약 41%가 3선 도시 또는 그 이하 도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매장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같은 해 미니소의 국내 신규 매장 70%가 3선 도시 또는 그 이하 도시에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니소의 전략이 3, 4선 도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셈이다. 3, 4선 도시는 인건비나 임대료가 낮아 매장으로서는 더 높은 수익률을 끌어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1, 2선 도시에 비해 평균 매출 자체가 낮다는 점이 대표적인 한계점으로 꼽힌다.

[사진 Opportimes]

[사진 Opportimes]

해외 시장 상황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예궈푸는 미니소의 가장 중요한 해외 시장은 미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시장에서는 미국판 다이소라고 불리는 달러제네럴(DollarGeneral), 달러트리(Dollar Tree), 파이브빌로우(Five Below) 등이 성장세에 속도를 올리며 미니소를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면에서 달러트리는 이미 2019년 미니소를 앞섰다. 당시 1만 5288개의 매장을 보유한 달러트리는 매년 수백 개의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가격 면에서 미니소는 경쟁 우위를 가지고 있으나, 미니소가 앞으로도 꾸준히 제품 품질이나 혁신적인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지 않는 이상 ‘가성비’만을 무기로 세우기에는 점유율을 지키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증시 입성 앞둔 미니소, ‘키덜트, 이커머스’ 공략으로 성장세 되돌릴까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니소는 중국 국내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주력한다. 방법은 뜨거운 인기를 보이고 있는 토이 브랜드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2020년 말, 미니소는 자체 토이 브랜드 탑토이(TOP TOY)를 론칭했다. 2021년 12월 31일 현재 탑토이 매장은 89개로 나타났다.

[사진 China daily]

[사진 China daily]

그러나 업계는 탑토이의 자체 IP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경쟁사 팝마트는 몰리(Molly), 푸키(PUCKY) 등 유명한 자체 IP를 내놓는 데에 비해 탑토이는 아직 눈에 띌 만한 제품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사업도 탐탁지 못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1년 초부터 미니소는 징둥, 톈마오 등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몰 외에도 더우인(抖音), 위챗 등을 통해서도 온라인 상점을 대폭 늘렸다. 라이브 방송도 적극 진행하고 있다.

미니소에 따르면 2022년 2분기 미니소의 전자상거래 및 O2O 사업은 전체 매출의 약 11%를 차지했다. 전자상거래 수익은 1억 7000만 위안(328억 5930만 원), O2O 수익은 1억 3000만 위안(251억 2770만 원)을 기록했다. 2년 전 온라인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단 1%인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적이다. 그러나 업계는 전자상거래만으로 미래 성장을 장담하기에는 도박인 셈이라고 지적한다. 해외 시장에 대한 전략도 각 시장 특징에 맞게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연 미니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무사히 홍콩 증시에 안착할 수 있을까.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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