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렌샤오, 함정 속으로 걸어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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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8강전〉 ○ 박정환 9단 ● 렌샤오 9단

장면 12

장면 12

장면 ⑫=수가 보인다는 것은 종종 불행의 씨앗이 된다. 그냥 연결하면 1집 반 승. 하나 그 계산은 너무 복잡하여 긴박한 초읽기 속에서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그보다는 흑▲로 끊어 한 점을 잡고 산다면 승리가 확실하지 않겠는가. 이리하여 렌샤오는 박정환이 파 놓은 함정 속으로 그냥 걸어 들어갔다. 백이 절단해도 6, 8로 두면 깨끗이 산다고 믿었다. 착각이었다.

AI의 추천

AI의 추천

◆AI의 추천=AI는 백1로 단수, 흑2 이을 때 다시 3으로 단수하라고 한다. 5까지 대마의 사활은 패에 걸린다. 이때 백의 승률은 78%. 6집 우세. 대마가 죽나 사나인데 어떤 근거로 이런 계산이 나오는지는 알 수 없다.

실전진행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에서 박정환은 백1로 먼저 몰았다. 이때 흑2가 목숨을 구하는 사활의 묘수. 그러나 살았을 뿐 손해가 커 바둑이 아슬아슬 역전됐다. 백의 반집 우세. 박정환은 이 반집을 잘 지켜냈다. 막판 패배를 느낀 렌샤오가 무리수를 두어 차이가 벌어졌다. 306수에 종국하여 계가하니 백 2집 반승. 운이 좋았다. 시종 밀리며 지옥 입구까지 갔던 박정환이 극적으로 부활했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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