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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 메달도 반납해"…1인 도핑 적발로 계주 은메달 날린 영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영국 대표팀. 그러나 우자(왼쪽)의 도핑 적발로 인해 이들 모두 실물 메달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도쿄올림픽 육상 남자 400m 계주에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고 기뻐하는 영국 대표팀. 그러나 우자(왼쪽)의 도핑 적발로 인해 이들 모두 실물 메달을 반납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은메달을 딴 영국 육상 남자 400m 계주팀이 메달리스트의 명예와 실제 메달을 모두 반납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영국올림픽위원회(BOA)는 15일(한국시간)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육상 남자 계주 선수 4명의 메달과 인증서를 모두 반납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자넬 휴스, 리처드 킬티, 느다니엘 미첼-블레이크, 치진두 우자로 구성된 영국 대표팀은 지난해 열린 도쿄올림픽 남자 400m 계주에서 이탈리아에 이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대회 기간 중 채취한 우자의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 성분인 오스타린과 S-23이 검출됐다. 오스타린과 S-23은 근육 증강제의 일종이다.

세계육상연맹 독립기구인 선수윤리위원회(AIU)는 우자의 도핑 위반을 발표하고 그의 선수 자격을 일시 정지했다. 우자는 AIU의 결정에 불복해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했지만, CAS도 '메달 박탈'을 지지했다.

계주는 4명 중 한 명만 금지 약물을 복용해도 다른 3명의 기록까지 모두 삭제하는 게 원칙이다. 이미 IOC는 영국 계주팀을 실격 처리했고, 동메달이던 캐나다가 은메달, 4위였던 중국이 동메달로 각각 승격했다.

영국 남자 계주 선수들은 이미 목에 걸었던 메달을 기념품으로 남겨둘 수도 없다. IOC가 최근 메달을 박탈당한 선수의 실물 메달과 인증서를 모두 회수하고 있어서다.

앤디 앤슨 BOA 회장은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선수 3명에게도 메달과 인증서 반납을 요청하게 돼 안타깝다"면서도 "우리는 도핑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이런 일은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국제 스포츠 회원으로서 우리는 CAS의 판결과 IOC의 결정을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앤슨 회장은 휴스, 킬티, 미첼-블레이크에게 서한을 보내 "이번 결정이 선수 개인의 위상에는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다독였다. 앤슨 회장은 "메달은 반납해야 하지만, 규정을 잘 지킨 선수들이 자부심을 느껴도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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