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윤핵관이 물어도 함구한 尹…"처음부터 한동훈 딱 찍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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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 첫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꺼내 든 ‘한동훈 카드’는 그야말로 전격적이었다. 윤 당선인의 측근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조차 “나도 발표 당일 아침에서야 알았다. 윤 당선인이 나한테도 미리 말을 안 해 줬다”(13일 중앙일보 인터뷰)고 했다.

 그의 말처럼 윤석열 정부 첫 내각 중에서도 법무부 장관 인선 과정은 유독 비밀스럽게 진행됐다. 핵심으로 통하는 한 참모는 지난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에게 “법무부 장관은 대체 누가 되는 거냐”고 물었지만, 장 실장은 “당선인께서 맡겨달라고만 하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 참모는 “너무 궁금해 며칠 뒤 윤 당선인을 직접 찾아가 물어봤지만 별다른 답을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핵심 참모가 물어도 대답해 주지 않은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국무위원 후보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인수위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국무위원 후보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인수위사진기자단

검찰 출신의 국민의힘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 전날인 12일 밤 기자에게 “내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발표한다는데, 그가 누군지도 모르고 있다는 게 솔직히 좀 창피하다”는 말까지 했다. 당시 기자들이 인수위 관계자들에게 “지명 가능성이 높은 인사가 누구냐”며 전·현직 검찰 간부 리스트를 들이밀 때도 ‘한찬식’ ‘조상철’ 등에 동그라미를 그릴 뿐 ‘한동훈’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윤 당선인은 한 후보자를 언제부터 마음에 뒀을까. 이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1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 완전 박탈)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기 전이냐 후냐’는 질문을 받자 “이미 당선인 입에서는 벌써 인수위가 꾸려지고 장관 인선이 시작될 즈음에 ‘법무부 장관은 한동훈이다’ 이렇게 말씀이 있는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렇게 빠르게 실제 인선으로 이어질지는 짐작하기 어려웠다는 게 그의 부연이었다.

 윤 당선인 측 다른 핵심 관계자도 “윤 당선인이 처음부터 딱 찍어놓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한 후보자를 독립운동가에 빗댄 윤 당선인의 중앙일보 인터뷰가 보도된 뒤 ‘한동훈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히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당선인이 ‘한동훈처럼 똘똘한 사람이 서울중앙지검장을 맡으면 좋지. 다만 한동훈은 더 잘 키워야 할 사람이다. 왜 그에게 칼잡이를 맡기냐, 칼잡이는 다른 사람에게 맡겨도 된다'고 말했다”는 얘기를 기자에게 들려줬다.

 한 후보자는 지난 13일 지명 직후 기자들을 만나 “언제 지명 통보받았냐”는 질문에 “최근에 들었다”고만 답했을 뿐 말을 아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2차 내각 발표가 끝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처럼 한 후보자 지명 과정에 있어 측근 그룹이 사실상 ‘패싱’ 당한 것이 알려지면서, 당 내부에선 인사 문제와 관련해 “윤 당선인이 진짜 터놓고 조언을 구하는 그룹이 따로 있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또 지난 1월 김건희 여사 관련 ‘7시간 녹취’ 보도에서 등장했던 한 후보자 관련 내용이 당 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가 지난 1월 공개한 녹취내용에 따르면 ‘서울의소리’ 소속 이명수씨는 김 여사에게 “동훈이 형 전화번호 모르냐. 제보 좀 할 게 몇 개 있다”고 했고,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번호를 줄 테니까 거기다가 제보하면 한동훈에게 전달하라고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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