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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 상승 압력 장기화…중립금리 이상 올릴 상황은 아냐" [일문일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총재 공석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14일 기준금리를 1.50%로 인상한 데는 우크라이나 발(發) '물가 쇼크'가 결정적이었다. 주상영 금융통화위원회 의장 직무대행은 이날 금통위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물가 상승 압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만큼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주 직무대행은 "우리나라의 경우 중립금리 이상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상황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립금리는 경기를 과열 또는 위축 시키지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의미한다. 그는 "미국의 경우 노동시장이 완전 고용에 가까운 상태인 데 물가 상승 압력이 굉장히 높아 중립 금리 이상으로 금리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는 1998년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겸임한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총재 없이 진행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가 취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는 오는 19일 열린다. 대신 이날 주 위원이 의장 직무 대행을 맡아 회의를 주재했다. 아래는 주 직무대행과의 일문일답.

(서울=뉴스1) =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2.4.14/뉴스1

(서울=뉴스1) = 주상영 금융통화위원(의장 직무대행)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2.4.14/뉴스1

총재 공석 상황에 기준금리를 올린 요인은.
지난 2월말 금통위 이후 대내외 경제 금융 여건에 큰 변화가 발생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컸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 될 가능성도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총재의 공석임에도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이 2.5%가 될 것이란 시장 전망도 있다.  
과거에는 시장이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1.75~2.0%로 기대했다. 현재는 시장의 기대가 한층 높아졌다. 물가 상승세가 가파르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빠른 긴축이 예고되면서 높아진 것으로 생각된다.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긴 했지만 다양해진 측면도 있다. 물가를 보면 더 높여야 하지 않나 생각할 수 있지만, 경기 하방 압력도 커졌기 때문에 생각이 다양해 질 수밖에 없다.
금통위가 지난해부터 금리를 네 차례 인상했다. 이로 인해 경기 둔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은. 
이번까지 네 차례 인상했다. 기본적으로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맞춰서 기준금리를 서서히 조정한 것이다.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 회복 속도에 일부 영향을 줄 수도 있지만 여러 지표를 보면 금리 인상에도 현재까지 수출 부문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다. 소비도 1~2월에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부진했지만 3월 중순 이후부터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이다. 그런 긍정적 요인들이 금리 인상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을 것 같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2개월 째다. 스태그플래이션 가능성은.
물가가 높기는 하지만 성장률이 조금 낮아진다고 해도 2%를 훨씬 넘을 것이다. 적어도 2% 중·후반 정도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이 정도로 성장한다면 물가가 다소 높아도 스태그플래이션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Fed의 고강도 긴축 예고가 기준금리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쳤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은 지난해 말부터 있었다. 물론 좀 더 가파른 인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은 올해 초부터 확실해졌다. 기본적으로 저희가 (금리를) 결정하는 데는 국내 물가와 성장 흐름에 더 주안점을 뒀다.

올해 GDP성장률이 3% 하회할 것으로 예상한 배경은.
1~2월에 오미크론 확산세가 심해서 3월 중순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렇기 때문에 1분기 소비는 당초 예상보다 조금 나쁜 것이 사실이다.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도 원자재 가격의 상승과 부품공급 차질 등의 영향으로 2월에 전망보다 다소 낮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의 그런 조건들을 반영했을 때 2월에 전망했던 3%보단 확실하진 않지만 다소 낮아질 것이다.
금리 인상이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이창용 후보자와 사전 논의과정 있었나.
상견례 차원에서 간단한 차담회했다.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를 나눈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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