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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조상준과는 형제의 연 맺었다"…尹 '친정 식구들'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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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의 검찰총장 시절 모습. 2019년 9월 당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뒤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오른쪽)의 검찰총장 시절 모습. 2019년 9월 당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검찰총장의 뒤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말이 ‘26년 검사’다. 그는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과 검찰 간의 ‘검수완박’ 충돌에 대해 “나는 검사 그만둔 지 오래된 사람이고, 국민들 먹고 사는 것만 신경 쓸란다”며 거리를 뒀다. 하지만 불과 1년 1개월 전(2021년 3월 4일) 검찰총장을 그만 둔 윤 당선인 주변엔 여전히 친정 식구로 불리는 전·현직 검사들이 활약한다.

검증 칼 찬 주진우·이원모

가장 잘 알려진 인물이 초대 내각 인사검증을 도맡은 주진우(47) 변호사다. 서울동부지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로 문재인 정부에 칼을 겨눴다가 2019년 8월 사직했다. 박근혜 정부 후반 2년 6개월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근무해 인사 검증과 공직기강, 사정 업무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0일 8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발표를 몇 시간 앞두고 인수위 주변에서는 “최종 명단은 당선인과 장제원 비서실장 등 몇몇 핵심 인물 외에 아무도 모른다. 검증팀 주진우 변호사면 모를까”라는 말이 돌았다. 주 변호사는 입이 무겁고, 도맡은 일을 칼같이 해낸다고 정평이 나 윤 당선인이 후보 시절 김건희 여사 관련 네거티브 대응 업무를 맡겼다고 한다. 때문에 캠프 단계부터 ‘조용한 실세’로 여겨졌다.

주진우 변호사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던 2019년 4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기소했다. 당시 청와대를 두 번 압수수색했고 이후 좌천성으로 평가받는 인사 발령이 나자 검찰을 떠났다. 중앙포토

주진우 변호사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던 2019년 4월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을 기소했다. 당시 청와대를 두 번 압수수색했고 이후 좌천성으로 평가받는 인사 발령이 나자 검찰을 떠났다. 중앙포토

그를 잘 아는 측근은 “검찰 내에서 동기 중 에이스로 평가받았고, 정치적 불이익으로 공직을 떠났기 때문에 당선인이 ‘일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을 때 주저없이 한 배를 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주 변호사는 윤 당선인이 총장 시절 대검 연구관이던 이원모(42) 전 검사를 이번 검증팀에 합류시켰다.

검증팀에 파견된 이동균(46) 서울남부지검 형사3부장까지 전·현직 검사 3인이 새 정부 성패를 가를 첫 내각 인사검증을 이끄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에 합류, 기존의 민정수석실 업무를 넘겨받는 시나리오가 기정사실로 거론된다.

최측근 ‘투톱’ 조상준·한동훈

대통령실 기용이 유력한 또 다른 핵심 측근은 조상준(52) 변호사다. 한때 법무부장관 후보군으로 분류됐지만, 최근엔 준법감시관(가칭)·특별감찰관 등에 하마평이 오르내린다. “뭘 맡기든 중요한 일을 맡을 것”(인수위 관계자)이라는 시각이 많다.

조 변호사는 2006년 현대차 비자금 수사 때 대검 중수부에서 함께 근무한 윤 당선인과 본격 인연을 맺었다. 당시 ‘드림팀’으로 불렸던 중수부에 몸담았던 또 다른 이가 윤석열 정부 실세로 지목되는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이다.

 2019 대검 국정감사에서 조상준 당시 형사부장(맨 오른쪽)이 한동훈 반부패부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2019 대검 국정감사에서 조상준 당시 형사부장(맨 오른쪽)이 한동훈 반부패부장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연수원 한 기수 차이인 조 변호사(26기)와 한 부원장(27기)은 법무부-대검-서울중앙지검 등으로 이어지는 검찰 재직 경로가 서로의 그림자처럼 겹친다. 이명박 정부 시절(2009~2010)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해 윤석열 정부에 재등판하는 MB맨들과 합을 맞추기 쉬운 것도 두 사람의 공통된 특징이다.

윤 당선인이 ‘조국 사태’(2019년)와 ‘추·윤 갈등’(2020년)을 겪던 시절 이들은 왼팔·오른팔이라고 할 수 있는 대검 형사부장(조상준)·반부패강력부장(한동훈)이었다. 전직 대검 간부는 통화에서 “매일 아침 회의가 끝나고도 윤 총장이 두 사람을 내보내지 않은 날이 많았다. 단순한 참모가 아니라 오랜 형제의 연을 맺은 사이”라고 회상했다.

캠프 시절부터 ‘서초동팀’ 등으로 불린 당선인 검찰 측근들의 뚜렷한 집단화 움직임은 실제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세간의 관심은 지난 8일 채널A 사건 무혐의 처분을 받은 한 부원장의 서울중앙지검장 기용 여부에 쏠려 있다. 이에 대해 윤 당선인의 측근은 “당선인이 적어도 여론을 의식해 결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이날 “벌써 검찰과 한동훈 검사장의 오만한 모습, 우리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진영에 대한 권력의 속성이 발동되기 시작했다”(송영길 전 대표)는 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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