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배 AI와 함께하는 바둑 해설] 고통스런 인내의 시간

〈8강전〉 ○ 박정환 9단 ● 렌샤오 9단

장면 9

장면 ⑨=흑이 5까지 깨끗하게 살아가면서 백의 공격은 전면 실패로 돌아갔다. 공격을 통해 실리를 만회한다는 박정환의 전략도 전면실패로 돌아갔다. 그렇다고 차이가 압도적인 건 아니다. AI의 흑의 승률은 90%, 집 차이는 5집으로 나타난다. 5집이라면 AI에겐 끝난 승부지만 인간에겐 손을 잘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거리다. 백6으로 집을 지킬 때 흑7, 9는 강수. 렌샤오는 유리한데도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여기서 백은 A로 끊을 수 있을까.

참고도

◆참고도=백1로 끊으면 백은 흑 두 점을 잡을 수 있다. 문제는 잡고도 손해라는 점이다. 흑은 2를 선수하고 4로 몰고 나가 두 점을 버리게 된다. 두 점도 크지만 그사이 중앙 백돌들이 맛좋게 잡히게 된다. 백은 이런 식의 갈라먹기로는 패세를 만회할 수 없다.

실전진행

◆실전진행=박정환 9단은 백1로 물러섰다. 흑2엔 백3. 흑4엔 백5. 고통스러운 인내의 시간이다. 중국 7위 렌샤오는 강한 실력에 비해 역전패가 많은 기사. 그러나 오늘은 거의 골인 직전까지 왔다. 박정환에게 흑6은 가장 아픈 곳. 갈 길은 먼데 해는 슬슬 저물어간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