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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검사 지원, 양성땐 무료격리…한국인 모신다는 이 나라 [단독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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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 인접한 괌의 '온워드 망길라오 골프 클럽' 모습. [사진 괌정부관광청]

바닷가에 인접한 괌의 '온워드 망길라오 골프 클럽' 모습. [사진 괌정부관광청]

깨끗한 공기와 파란 하늘.  
미세먼지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좋은 선물이 있을까. 한국에서 남쪽으로 4시간 남짓 비행하다보면 광활한 태평양에 거제도만한 섬이 있다. 평균 기온은 사시사철 따사로운 섭씨 28도. 북동무역풍이 오염물질을 걷어내 세계에서 공기가 가장 깨끗한 곳 중 하나다. 이곳은 괌(Guam)이다.

한국을 방문한 칼 T.C. 구티에레즈(오른쪽) 괌정부관광청장과 은호상 괌정부관광청 한국마케팅위원회장. 우상조 기자

한국을 방문한 칼 T.C. 구티에레즈(오른쪽) 괌정부관광청장과 은호상 괌정부관광청 한국마케팅위원회장. 우상조 기자

최근 괌정부관광청의 임원진이 대거 한국을 찾았다. 지난달 21일부터 한국에서 해외 입국자들의 자가격리 의무가 사라지자 긴급회의를 소집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한국 정부·기업들과 한국 관광객 유치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칼 T.C. 구티에레즈 괌정부관광청장

한국은 괌에 중요한 나라다. 코로나 사태 전, 1년에 약 75만명의 한국인이 괌을 찾아 전체 관광객의 45%를 차지했다. 지난 4일 중앙일보와 만난 칼 T.C. 구티에레즈 괌정부관광청장은 “관광객으로 보나 한인사회로 보나 한국인은 이미 괌의 일부”라며 반가워했다. 구티에레즈 청장과 은호상 괌관광청 한국마케팅위원회장에게 여행시장과 코로나 상황에 대해 들어봤다.

현재 괌 여행산업은 어떤가.
“코로나에서 완전히 회복됐다고 할 순 없다. 그래도 지금부터 다시 관광 산업을 일으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4만854명의 관광객이 괌을 찾았다. 이 중 7731명(19%)이 한국인이다. 한국 항공사는 코로나 기간에도 늘 괌 노선을 운행했다. 한국은 코로나에 진취적으로 맞서는 나라다. 이달부터 인천과 부산에서 항공편이 늘어나면 올해 안에 한국에서 약 30만명이 괌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칼 T.C.구티에레즈 괌정부관광청장은 "괌은 미국이자 아시아인 나라로, 한국 관광객의 취향에 잘 맞는 여행지"라고 소개했다. 우상조 기자

칼 T.C.구티에레즈 괌정부관광청장은 "괌은 미국이자 아시아인 나라로, 한국 관광객의 취향에 잘 맞는 여행지"라고 소개했다. 우상조 기자

괌은 코로나에서 안전한가.
“전체 16만5000명 인구 중 96%가 백신 접종을 마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여행 ‘안전지역(레벨2)’으로 구분하고 있다. 관광업은 괌 경제의 핵심이다. 코로나 방역을 철저하게 할 수밖에 없다. 현재 세계여행관광협회(WTTC)의 안전여행 인증마크와 함께 이보다 더 까다로운 괌관광청 별도의 안전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현지 관광 관련 업체 중 106곳이 인증마크를 두 개 모두 획득했고, 주요 시설마다 치안과 안전을 담당하는 지킴이들이 배치돼 있다.”
괌의 '사랑의 절벽'. 스페인 식민지 시절 차모로 추장의 딸이 스페인 장교와 결혼을 강요당하자 사랑하는 차모로 연인과 함께 도망치다 이 절벽에 다달아 서로의 머리카락을 한데 묶고 절벽에서 뛰어내렸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사진 괌정부관광청]

괌의 '사랑의 절벽'. 스페인 식민지 시절 차모로 추장의 딸이 스페인 장교와 결혼을 강요당하자 사랑하는 차모로 연인과 함께 도망치다 이 절벽에 다달아 서로의 머리카락을 한데 묶고 절벽에서 뛰어내렸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사진 괌정부관광청]

괌에는 오래전부터 아시아계 원주민인 차모로족이 살고 있었지만 대항해 시대와 열강의 패권다툼 끝에 스페인·미국·일본을 거쳐 다시 미국령이 됐다. 그러다 1950년 괌 자치정부를 구성하고 1970년부터는 민선지사를 뽑아 자치 행정을 이루고 있다. 괌의 수도 하갓냐에서 태어난 구티에레즈 청장도 1995~2003년 주지사를 지냈다. 다만 여전히 외교·국방·출입국관리 업무는 미 연방정부가 관장한다.

괌에서 마스크는 안 써도 되는지.
“야외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다. 야외 수영장도 마찬가지다. 다만 실내에선 마스크를 써야하고 250명까지만 모일 수 있다. 특히 관광객이 한국으로 귀국할 때 받는 PCR검사비 175달러(약 21만원)를 전액 지원한다. 여행 중 코로나에 감염될 경우 무료로 5일간 격리시설도 지원한다.” 

국적 항공사들은 여행수요 회복세에 맞춰 괌 운항을 늘리고 있다. 인천-괌을 기준으로 진에어는 이달부터 주 4회, 대한항공은 5월부터 주 4회 운항한다. 티웨이항공도 4월 중순 이후 주 2회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고, 제주항공·에어서울은 5월부터 주 2회 괌을 오간다.

괌의 대표적 관광지인 투몬 해변가 전경. [사진 괌정부관광청]

괌의 대표적 관광지인 투몬 해변가 전경. [사진 괌정부관광청]

괌과 사이판 중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하. 두 지역 모두 차모로 원주민들이 살고 풍습도 비슷하다. 한국에서 비행기로 4시간 20~30분이면 도착하는 점도 비슷하다. 하지만 괌은 사이판보다 2배 이상 크고, 호텔·쇼핑 시설이 더 발달했다. 취향에 따라 관광 옵션도 더 다양하다. 괌이 사이판보다 20~30년 정도 앞서있다고 보면 된다.”
괌의 인기 호텔인 두짓타니 괌 리조트의 식당에서 바라본 투몬 해변. [사진 괌정부관광청]

괌의 인기 호텔인 두짓타니 괌 리조트의 식당에서 바라본 투몬 해변. [사진 괌정부관광청]

자연만 아름다운 줄 알았는데.  
“자연만으로 먹고사는 시대는 지났다. 괌은 초기엔 일본자본이 많이 들어왔지만 지금은 현대차 계열의 더 웨스틴 리조트, 롯데호텔, 두짓타니 리조트 등 한국기업·한국인이 운영하는 최고급 호텔이 많다. 객실 수 기준으로 8300개의 숙박시설이 있고 3~4개 호텔이 신설된다. 방문객들이 다시 오고 싶도록 호텔과 쇼핑몰, 골프클럽, 해양스포츠, 볼거리 등을 발굴하고 있다. 개인이나 커플 여행뿐 아니라 아이가 있는 가족이나 실버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여행 자원을 늘릴 계획이다.”
한국인에게 괌여행의 장점이 있다면.
“우선 비행 시간이 짧고,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바로 차를 렌트해 운전할 수 있다. 운전 방향도 똑같다. 무엇보다 한국은 럭셔리함과 자연을 동시에 느끼려는 분들이 많은데, 괌은 고급 도시와 천혜의 자연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면세점이나 식당, 쇼핑 아케이드들이 호텔·도시·바다와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괌은 미국이면서 아시아인 특별한 곳이다.”  
괌의 '이나라한 자연풀장'의 낮(위)과 밤(아래). 인공 수영장이 아닌, 파도와 해수의 침식작용으로 움푹 파인 곳에 물이 들어와 형성된 천연 자연풀이다. 사시사철 수심이 일정해 현지인들의 자연 수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이빙대에서 다이빙을 즐기기도 한다. [사진 괌정부관광청]

괌의 '이나라한 자연풀장'의 낮(위)과 밤(아래). 인공 수영장이 아닌, 파도와 해수의 침식작용으로 움푹 파인 곳에 물이 들어와 형성된 천연 자연풀이다. 사시사철 수심이 일정해 현지인들의 자연 수영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다이빙대에서 다이빙을 즐기기도 한다. [사진 괌정부관광청]

최고의 괌 여행 팁은.
“괌은 6월까지 건기라 여행하기 좋다. 투몬 해변은 하와이의 와이키키 같은 곳으로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개인적으론 섬 남쪽의 ‘이나라한(Inarajan) 자연풀장’을 좋아한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수영장인데 현지인도 사랑하는 장소다. 지난 2018년 한국 예술가들이 이나라한 마을을 방문해 낡은 구조물을 아름다운 그림으로 꾸며준 곳이기도 하다. 특히 괌에선 꼭 현지주민인 차모로들을 만나보길 바란다. 우리는 여전히 소박하고 정이 많다. 상업적인 관계가 아닌 ‘친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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