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탈모·이명·호흡곤란…코로나 후유증 증상만 200개

중앙일보

입력 2022.04.06 00:02

업데이트 2022.04.06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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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격리 해제된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는데 머리에 쥐 난 듯한 느낌이 오고 두통이 간헐적으로 생겨서 괴롭네요.”

지난 4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 격리 해제자 A씨가 올린 글이다. A씨는 “막상 격리 중일 때는 목만 아프고 목소리가 쉬었는데, 뒤늦게 두통이 심해지더니 어지럼증까지 왔다”고 호소했다. 이 글에는 “현기증이 오면서 정수리 쪽이 찌릿찌릿했다” “뒷목부터 머리 윗부분이 화끈거리고 어지러웠다” 등 비슷한 증상을 겪은 이들이 댓글을 달았다.

통상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롱코비드’ ‘포스트 코비드 컨디션’ 등으로 부르는 코로나19 후유증은 감염되고 3개월(12주)이 지났음에도 증상이 한두 달 정도 이어지는 경우를 말한다. 대다수는 12주 이전에 증상이 사라지는데 이후로도 계속되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확진자 상당수는 A씨처럼 7일간의 격리 해제 직후 이어지는 기침과 두통 등의 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3개월의 경우 ‘포스트 코로나19 급성 후유증’(PASC), 3개월 이후로도 남아있다면 롱코비드로 부른다”며 “격리 기간을 7일로 일률 적용하고 있지만,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는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디자인=방진환

그래픽 디자인=방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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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을 열고 진료를 시작한 명지병원에는 5일 오전에만 70명의 환자가 이런 증상으로 다녀갔다. 하은혜(호흡기내과 교수) 센터장은 “통상 격리 기간만 급성기라 생각하는데, 이 기간이 끝나고도 기침을 계속하니 걱정되어서 온다”고 말했다.

명지병원에서 지난달 21~31일까지 누적 451명의 환자를 봤는데 이 가운데 격리 해제일 파악이 가능한 2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제 뒤 클리닉 방문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16일이었다. 명지병원 관계자는 “격리가 끝나고도 증상이 지속되는 아급성기(회복기)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후유증을 진료하는 서울 하나이비인후과병원에서도 3월 한 달(3~29일)간 진료받은 289명을 분석했더니, 2주 내에 온 경우가 235명으로 81%를 차지했다.

이들 병원에 따르면 해제 직후 오는 환자들이 시달리는 증상으로는 기침이 가장 많다. 이영미(내과 전문의) 하나이비인후과 과장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주된 증상이고, 기저질환이 없는 이들도 이런 증상을 많이 호소한다”며 “폐 컴퓨터단층촬영(CT)을 해보면 하루 1~2명 정도는 폐렴 증상이 있다”고 말했다. 환자 10명이 폐렴 때문에 상급병원으로 보내졌다.

이 외에 두통, 인후통, 흉통, 복통 등 각종 통증과 호흡곤란, 피로감, 후각·미각 장애, 전신 쇠약, 수면장애, 어지럼증, 설사, 구토, 귀통증, 생리불순 등이다. 흔치는 않지만 탈모와 이명 등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WHO 등에 따르면 롱코비드 환자에게서 200개 넘는 증상이 보고됐다고 한다.

코로나19 후유증의 표준 치료법은 없다. 후유증 클리닉에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활력 징후 등을 일단 체크하고 피, 심전도, X선, CT 등의 검사를 진행한 뒤 진단명에 따라 약물, 비수술적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증상을 개선하는 게 목표다.

하은혜 센터장은 “격리가 끝났다고 병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고, 증상이 악화하거나 새로 생기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고령에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폐렴 사진을 찍어보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영미 과장도 “호흡곤란, 숨참 등의 증상이 있거나 고열이 3일 이상 지속하는 경우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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