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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전처럼 '경영전' 경북대·영남대…지방대 '콜라보' 전략 눈길

중앙일보

입력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정기 '고연전(연고전)' 야구 경기에서 고려대(오른쪽)와 연세대 학생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정기 '고연전(연고전)' 야구 경기에서 고려대(오른쪽)와 연세대 학생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TK(대구·경북)지역 거점대학인 경북대와 영남대가 연세대와 고려대의 '연고전(고연전)'처럼 '경영전(영경전)'을 추진한다. 지방대의 위기 극복을 위한 국립대와 사립대, 두 TK 거점대의 살아남기 전략이다.

영남대는 5일 "대학의 미래발전 동력 확보 등을 위해 국립대인 경북대와 오는 8일 총장과 부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교류협력 업무협약식을 개최하고, 상호 협력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경영전(영경전) 같은 학생·교직원 참여 체육대회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지방 소멸 같은 지역 위기 대응을 위한 학술대회 공동 개최 등도 검토 중이다.

특히 학생들이 선호하는 e스포츠로 게임전을 개최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외국인 유학생 문화체육 교류 프로그램과 지역인재 육성 및 사회공헌 활동 등 두 대학의 지속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상호 노력 방안도 조율하고 있다.

영남대 전경. 중앙포토

영남대 전경. 중앙포토

영남대 관계자는 "두 거점대가 다양한 방식으로 교류한다는 것 자체가 학교 이미지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학생들에게 차별화된 학교에 다닌다는 '자부심'을 심어줌으로써 수도권 대학으로 향하는 우수 학생들의 발길을 붙잡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북대의 올해 신입생 등록률은 99.59%(지난해 98.51%), 영남대는 99.89%(99.43%)였다.

경북대학교 본관 전경. 사진 경북대

경북대학교 본관 전경. 사진 경북대

경북대와 영남대의 이런 움직임은 “장기적인 안목으로 지방대 위기에 대처하자”는 취지가 담겨 있다. 지방대 위기는 수도권에서 거리가 먼 대학부터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망한다"는 말이 나돌면서 현실화됐다. 지방대의 학생 충원율이 매년 곤두박질한 것을 빗댄 예측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331개 국내 대학의 신입생 미충원 인원은 4만586명에 달했다. 이 중 75%(3만458명)가 비수도권인 지방에서 발생했다.

신입생 미달을 비롯한 학생 모집의 어려움은 대학의 재정 위기와 직결된다. 총수입 중 학생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50%(사립대)가 넘기 때문이다. 입시 때만 되면 대학마다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여러 대책을 쏟아내는 이유다. 비인기 학과 폐지 후 인기학과 개설, 대학 간 '교류'도 지방대의 살아남기 위한 전략이다.

대학 재정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기부 활성화에 힘을 쏟는 대학들도 있다. 대구 가톨릭대는 1억 원 이상 학교 발전기금을 낸 기부자에게 묫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구보건대학은 캠퍼스에 후원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대학 발전기금 명예의 전당’을 설치했다.

대구한의대는 ‘수호천사 캠페인’을 벌여 발전기금을 납부할 동문 1만 명을 모집하고 있다. 계명대는 지역민과 학교 동문이 편리하게 발전기금을 기부할 수 있도록 ‘대학기부금 간편이체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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