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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70%↑몸값 1/3토막" 中 랜덤박스 열풍 주역 '팝마트'의 미래는?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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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랜덤 박스 열풍의 주역이자 아트 토이 업계 첫 번째 상장사인 팝마트(泡泡瑪特·POP MART, 9992.HK)가 지난 28일, 2021년 연간 실적을 발표했다.

[사진 팝마트]

[사진 팝마트]

팝마트(泡泡瑪特·POP MART)는 2010년 설립된 중국 대표 아트 토이 회사로, “트렌드를 만들고, 아름다움을 전달하라(創造潮流,傳遞美好)”는 브랜드 이념 아래 IP 콘텐트를 기반으로 한 트렌드 완구 사업을 운영한다. 2020년에는 중국 아트 토이 회사 중 처음으로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업계에 큰 획을 긋기도 했다.

홍콩증시 상장식 [사진 팝마트]

홍콩증시 상장식 [사진 팝마트]

이번 실적 보고에 따르면, 팝마트의 2021년 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8.7% 증가한 44억 9000만 위안(약 8584억 8800만 원)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 증가율은 49.3%를 기록했던 2020년보다 높았으나, 200%가 넘던 2018년과 2019년과 비교하면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다.

매출 총이익률은 2019년 64.8%와 2020년 63.4%보다 하락한 61.4%를 기록했다. 반면에 세후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3.3%나 증가한 8억 5500만 위안(약 1635억 2700만 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세후 순이익 모두 60% 넘게 성장했지만, 팝마트의 실적 상승은 주식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

현지 매체 36 커(36氪)에 따르면, 지난 29일 팝마트의 주가는 장중 9% 가까이 급락했다. 연간 실적이 보고된 28일에는 하루 만에 1주당 주가가 6%나 빠진 31 홍콩달러(약 4,812원)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2020년 상장 직후 1주당 주가가 107 홍콩달러(약 1만 6607원)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71%나 하락한 것이다. 현재 팝마트의 시가총액은 434억 홍콩달러(약 6조 7361억 원)로 추정된다. 상장 직후 1500억 홍콩달러(약 23조 2845억 원)까지 찍었던 팝마트의 몸값은 2년 새 3분의 1토막이 났다.

지난 1년간 팝마트의 주가 동향 [사진 동방재경망]

지난 1년간 팝마트의 주가 동향 [사진 동방재경망]

주주들 사이에선 팝마트의 투자 가치 및 미래 전망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파오파오마터(泡泡瑪特, ‘팝마트’의 중국어 명칭)가 정말 파오파오(泡泡, 중국어로 ‘거품’을 뜻함)가 됐다"고 개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팝마트가 탄탄한 실적을 기반으로 주가를 곧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팝마트는 피규어와 프라모델, 로봇 동 각종 트렌드 완구를 판매한다. 판매 상품은 크게 자체 생산 제품과 외부 구매 상품, 대리 판매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 중 자체 생산 제품의 2021년 매출은 39억 7800만 위안(약 7601억 5600만 원)으로, 전체 매출의 88.6%를 차지했다. 이는 2019년의 82.1%보다 증가한 수치로, 팝마트 전체 매출에서 자체 생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팝마트의 자체 생산 제품은 다시 또 자사 IP 제품과 독점 합작 IP 제품, 비독점 합작 IP 제품으로 나뉜다. 이 중 몰리(Molly), 스컬판다(SKULLPANDA), 디무(Dimoo) 등 자사 IP 제품의 2021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6배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몰리(Molly), 스컬판다(SKULLPANDA), 디무(Dimoo) [사진 소후 샤오훙슈 바이두백과]

왼쪽부터 몰리(Molly), 스컬판다(SKULLPANDA), 디무(Dimoo) [사진 소후 샤오훙슈 바이두백과]

몰리(Molly), 스컬판다(SKULLPANDA), 디무(Dimoo)는 지난해 팝마트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린 콘텐트 IP다. 몰리는 지난해 7억 500만 위안(약 1433억 7000만 원)의 매출을 올려 매출 기여도 1등에 올랐고, 스컬판다와 디무는 각각 5억 9500만 위안(약 923억 800만 원)과 5억 6700만 위안(약 879억 640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스컬판다는 출시 1년 만에 매출이 1424%나 급증했다.

팝마트의 상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판매된다. 팝마트의 오프라인 판매경로는 전문매장과 자판기다. 팝마트는 지난해 중국 내륙에 106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새로 열었다. 이로써 2020년 말 187곳이었던 매장은 2021년 말 288곳으로 늘어났다. 자판기 역시 1년 새 510대나 신규 설치돼 지난해 말 1861대로 증가했다.

[사진 CGTN]

[사진 CGTN]

신규 매장 및 자판기 증가에도 불구하고, 팝마트의 오프라인 매출 비중은 2020년 39.9%에서 2021년 37.3%로 떨어졌다. 반면,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액은 9억 5200만 위안(약 1819억 2700만 원)에서 18억 7900만 위안(약 3590억 7600만 원)으로 2배가량 증가해 지난해 매출 비중 41.8%를 기록했다. 팝마트의 온라인 판매 채널에는 위챗 미니 프로그램과 티몰(天貓) 및 징둥(京東)의 플래그십 상점, 자체 개발한 아트 토이 전문 전자상거래 앱 바취(葩趣)등이 있다.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팝마트의 위기설이 나오고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판매원가가 증가하며 순이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팝마트의 판매원가는 2020년 9억 1900만 위안(약 1756억 3900만 원)에서 2021년 17억 3200만 위안(약 3310억 1900만 원)으로 1년 만에 88.4%나 증가했다. 이에 대해 팝마트 관계자는 “신규 고객 확보 비용과 인건비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원가가 증가한 탓에, 팝마트 자체 생산 제품의 총이익률은 2019년 71.2%에서 2021년 64.7%로 하락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2020년 28.6%에서 2021년 25.6%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순이익률도 20.8%에서 19.02%로 떨어졌다.

2. 가격 인상, 제품 하자, A/S 등에 대한 불만으로 소비자 이탈이 늘고 있다.  

지난해 4월, 팝마트는 주요 랜덤 박스 가격을 59위안(약 1만 1200원)에서 69위안(약 1만 3100원)으로 일시에 15% 넘게 인상했다. 5월에는 이로전 몰리 코스튬(Erosion Molly Costume) 가격을 79위안(약 1만 5000원)으로, 10월에는 몰리 마법 카드 (Molly 魔力卡卡) 가격을 89위안(약 1만 7000원)으로 추가 인상했다. 이에 대해 팝마트 측은 “제품 공정이 복잡해지고 원자재 원가와 공장 인건비가 상승해 가격 상승이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랜덤 박스의 연이은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샀다. 설상가상으로 제품 품질과 수량 제한, A/S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탈덕’을 외치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현재 중국 SNS 샤오훙슈(小紅書)에 팝마트를 검색하면 ‘탈덕’이라는 뜻의 ‘退坑’이 연관검색어로 추천된다.

흠집이 나고 구성품이 빠졌다며 SNS에서 소비자 불만이 퍼져나가고 있다. [사진 샤오훙슈]

흠집이 나고 구성품이 빠졌다며 SNS에서 소비자 불만이 퍼져나가고 있다. [사진 샤오훙슈]

한 소비자는 샤오훙슈에 “구매한 랜덤 박스에 들어있던 12개의 피규어 중 10개에 흠집이 나 있었다”며 “팝마트에 불량품임을 알렸음에도 반품이 안 되는 것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 “팝마트에서 결함이 발견된 상품을 회수한 후 새 상품을 다시 보내줬는데 거기에도 결함이 있었다”라거나 “상품 회수 후 재발송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다”는 등의 소비자 원성이 쏟아졌다.

팝마트가 제품 수량을 임의로 제한하거나 랜덤 박스의 히든 아이템 당첨 비율을 조작했다는 등의 의혹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신제품이 출시되던 날 오픈런 해서 매장에 방문했는데 동났다는 안내를 받았고, 매장을 나오던 도중 계산대 뒤에 쌓여 있는 제품을 발견해 직원에게 문의했더니 직원이 '온라인 판매용'이라고 얼버무렸다”는 내용의 경험담을 SNS에 공유했다.

특히 일부 제품이 중고 플랫폼에서 고가에 거래되며, 매장 사원이 히든 아이템을 가져갔다거나 구매한 랜덤 박스에서 뜯긴 흔적이 발견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팝마트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어떠한 형태로든 중고 시장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랜덤 박스 수량과 히든 아이템 당첨 비율을 극도로 한정해 가격 폭등 및 사적 거래를 종용한다는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3. 랜덤 박스 시장에 대한 중국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의 규제도 팝마트에 큰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지난해 팝마트는 KFC와 손잡고 랜덤 박스 세트를 출시했다가 음식 낭비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간 팝마트의 성장을 견인했던 랜덤 박스는 최근 비합리적 소비와 자원 낭비를 유발하는 ‘기아마케팅(饑餓營銷)’이라는 비난을 들으며 당국의 규제를 받기 시작했다.

팝마트가 KFC와 손잡고 출시한 피규어 세트 [사진 샤오훙슈]

팝마트가 KFC와 손잡고 출시한 피규어 세트 [사진 샤오훙슈]

지난 1월, 상하이시 시장감독국은 ‘상하이시 랜덤 박스 경영 활동 준수지침’을 발표해 8세 이하 미성년자에 대한 랜덤 박스 판매를 금지했다. 곧이어 3월에 열린 양회(兩會)에서도 랜덤 박스 히든 아이템 추첨 규칙 공시 및 당첨 확률 고정, 사적 거래 금지 등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에 팝마트 창업자 왕닝(王寧)은 여러 차례 “팝마트는 랜덤 박스 회사가 아니고, 콘텐트 IP에 기반을 둔 아트 토이 회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몰리(Molly) 등 대표 IP를 제외하고는 신규 IP의 성장이 더딘 것으로 드러나, 팝마트가 ‘랜덤 박스’의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아트 토이’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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