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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보수 정당 당선인 첫 제주 4ㆍ3 참석…“유가족 온전한 명예회복 노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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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3일 “제주 4ㆍ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날 제주 4ㆍ3 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4주년 제주 4ㆍ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추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수 정당 출신의 대통령 또는 당선인이 4ㆍ3 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 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이 추념사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 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이 추념사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동백꽃 배지 단 尹…“유가족 아픔, 국가가 책임”

윤 당선인은 이날 제주 4ㆍ3 사건 추념을 상징하는 동백꽃 배지에 검은색 넥타이, 흰색 장갑을 착용하고 연단에 올랐다. 그는 “4ㆍ3의 아픔을 치유하고 상흔을 돌보는 것은, 4ㆍ3을 기억하는 우리의 책임이며, 화해와 상생,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대한민국의 몫”이라고 말했다.

4ㆍ3사건은 1947년 3월 1일 경찰 발포로 주민 6명이 사망한 사건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남로당 무장봉기 이후 일어난 소요사태와 1954년 9월 21일까지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무고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4ㆍ3의 완전한 해결’이 포함되는 등 진보 진영에서 관심을 기울여온 사안이다.

그런데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생존 희생자들의 아픔과 힘든 시간을 이겨내 온 유가족들의 삶과 아픔도 국가가 책임 있게 어루만질 것”이라며 ‘국가의 책임’을 약속했다. “무고한 희생자들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고 아픔을 나누는 일은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지향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 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과 김부경 총리 등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 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과 김부경 총리 등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보수 정당 대통령 첫 참석…민주 “의미 있는 일”

이날 윤 당선인이 구체적인 보상 방안을 꺼내진 않았으나, 기존 보수 정부와 달리 윤석열 정부에선 제주 4ㆍ3 사건에 대한 전향적인 정책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제주를 방문해 “(4ㆍ3사건 보상 문제는) 우리나라 국격과 헌법 정신을 위해서도 과감하게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당선인 신분이 되면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윤 당선인은 이날 “지난 2월, 제가 이곳을 찾았을 때 눈보라가 쳤다. 오늘 보니 제주 곳곳에 붉은 동백꽃이 만개했다”며 “무고한 희생자의 넋을 국민과 함께 따뜻하게 보듬겠다는 약속,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제주 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제주 4ㆍ3특별법)을 발의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날 “윤석열 당선인의 추념식 참석은 의미 있는 일”(박홍근 원내대표)라는 반응이 나왔다.

특히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이라는 중요 일정이 있음에도 추념식을 찾은 건 윤 당선인의 보상 의지를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래 총리 내정자 인사 발표가 오전에 있어야 하는 건데,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희생됐던 영령들을 기리는 게 당선인에게는 더 중요했다”며 “약속을 지키기 위해 왔다. 제주도민의 명예회복과 억울한 4ㆍ3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차원에서 앞으로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 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과 김부경 총리 등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3일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 74회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당선인과 김부경 총리 등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날 추념식에는 윤 당선인을 비롯해 김부겸 국무총리, 박범계 법무장관을 비롯한 정부 인사,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여영국 정의당 대표 등 정치권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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