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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했거나, 사직서 수리만 기다린다…경북도의원 무슨일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4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2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모습. 사진 경북도의회

지난달 24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2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모습. 사진 경북도의회

지난달 24일 열린 경북도의회 제32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 회의장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어 휑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당초 59명이었던 경북도의회 재적의원 중 11명(18.6%)의 도의원이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 기초단체장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한 여파다.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3~4명의 도의원들도 조만간 사퇴할 예정이어서 ‘역대급 사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현재까지 각 지역구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했거나 사직서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경북도의원은 지난달 10일 사퇴한 나기보(김천) 도의원을 시작으로 오세혁(경산)·박권현(청도)·김하수(청도)·박정현(고령)·곽경호(칠곡)·조현일(경산)·박현국(봉화)·김수문(의성)·박영환(영천)·장경식(포항) 도의원 등이다.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이와 함께 남진복(울릉) 도의원도 지역구 기초단체장 출마를 공식화한 상태고, 고우현(문경) 의장과 방유봉(울진), 황병직(영주) 도의원도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어 추가 사퇴자도 나올 전망이다.

경북도의회 전경. 사진 경북도의회

경북도의회 전경. 사진 경북도의회

공직선거법상 광역의원이 기초자치단체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사퇴 시한은 선거일 30일  전까지다. 이번 지방선거의 경우 다음달 2일까지 사퇴해야 하지만, 선거 두 달 전부터 ‘사퇴 러시’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정당 공천 경선 때문이다. 국민의힘 공천 경선을 위해서는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나서야 해서다.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경북에서는 사실상 본선거보다 국민의힘 공천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퇴를 공식화한 도의원 11명의 ‘의정활동 성적표’는 평균 미달로 나타났다. 임기 중 도정질문이나 5분 자유발언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도의원도 절반이 넘어 “시장·군수 당선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의정활동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도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 조례안 대표발의 건수 등으로 따져본 성적표에서 3가지 항목을 모두 상회한 경우는 박영환 의원 1명뿐이었다.

1일 경북도의회에 따르면 2018년 7월 1일부터 올해 2월 14일까지 도의원들은 모두 84건의 도정질문과 137건의 5분 자유발언, 394건의 조례안 대표발의를 했다. 경북도의원 정원인 60명으로 따져보면 의원 1인당 평균 1.4건의 도정질문, 2.28건의 5분 자유발언, 6.57건의 조례안 대표발의를 한 셈이다. 이미 사퇴했거나 사직서 처리를 기다리고 있는 11명 중 10명은 3개 항목에서 평균치를 넘지 못했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난달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단에 선거 홍보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두 달여 앞둔 지난달 28일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계단에 선거 홍보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연합뉴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비난할 거리가 되지 않지만 의정활동을 충실하게 하지 않은 이들이 더 높은 공직에 출마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오히려 이들이 더 열심히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처장은 이어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각 정당은 현직 의원들이 의정활동을 충실히 했는지를 공천 심사 과정에 꼭 넣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의회의 경우 1일 현재까지 강성환(달성·국민의힘)·강민구(수성·민주당)·김동식(수성·민주당) 시의원 등 3명이 대구시장 또는 지역구 단체장 출마를 위해 사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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