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용산 집무실도 여기서 나왔다…尹정부 접수한 '충암고' 이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9월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를 방문해 야구부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당시 충암고 야구부 주장이 윤 당선인에게 “내년(2022년)에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면 청와대로 초대해줄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윤 당선인은 “물론입니다”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9월 모교인 서울 충암고등학교를 방문해 야구부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당시 충암고 야구부 주장이 윤 당선인에게 “내년(2022년)에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면 청와대로 초대해줄 수 있습니까”라고 묻자 윤 당선인은 “물론입니다”라고 답했다. 연합뉴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동문 충암고등학교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권 출범의 핵심 역할인 집무실 이전부터 대통령직 인수 업무까지 곳곳에서 충암고 출신들이 활약하고 있다.

1968년 서울 은평구에 개교한 충암고는 사립 명문고다. 학업뿐 아니라 야구·바둑으로도 유명하고 유명 연예인도 상당수 배출했다. 1979년 2월 충암고(8회)를 졸업한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도중인 지난해 9월 모교를 직접 찾았을 정도로 모교 사랑이 깊다. 창단 후 처음으로 청룡기 대회에서 우승한 충암고 후배 야구 선수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직접 야구 유니폼을 입고 달리는 모습까지 공개되기도 했다.

충암고 출신 인사 중 상당수는 대선 기간 동안 윤 당선인의 당선을 위해 힘을 모았다. 대선 직후 송재조(6회) 충암고 총동문회장은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 충암고 동문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는 소감을 언론에 밝히기도 했다.

충암고 출신들은 대선 뒤에도 윤 당선인의 성공적 직무 수행을 위해 적극 뛰고 있다. 대표적인 인사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김용현(7회) 전 합참 작전본부장이다. 유력한 대통령 경호처장 후보로도 꼽히고 있는 그는 당초 ‘광화문 집무실’ 공약이 ‘용산 집무실’로 바뀌는 과정에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국방부 청사를 대통령 집무실로 쓰는 데 대해 “안보 문제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쏟아질 때는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적극 반박에 나서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 그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업무를 맡고 있고, 대통령 경호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 그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 업무를 맡고 있고, 대통령 경호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지난달 29일 발표된 한·미 정책협의대표단에는 정재호(8회)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포함됐다. 중국 전문가인 정 교수와 윤 당선인은 마음에 맞는 충암고 동기 여럿과 함께 과거 모임을 가질 정도로 친한 사이였다고 한다.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판사 출신의 이상민(12회) 변호사는 대선 때 후보 비서실에서 윤 당선인을 도왔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뒤에는 대외협력특보를 맡았다. 이 변호사를 아는 한 인사는 “충암고-서울대 법대 후배인 이 변호사를 윤 당선인이 많이 아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미 공개된 인사들 말고도 충암고 인맥은 인수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과학기술교육분과 전문위원으로 파견된 이창윤(16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원천연구정책관은 윤 당선인과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새 정부 국정운영의 중심축을 과학 기술에 두겠다고 한 만큼 과학 분야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경제2분과 실무위원으로 파견된 안성식(16회) 해양경찰청 형사과장은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사법시험(47회)에 합격한 뒤 2008년 해경에 특채됐다. 안 과장의 합류가 주목받는 건 인수위 전문위원이나 실무위원에 해경 간부가 포함된 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안 과장은 윤 당선인이 대선 때 약속한 해양 영토 주권의 강화를 위해 정부 역량을 확대하는 업무를 맡은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이 강조하고 있는 청년 분야도 충암고 동문이 뒷받침하고 있다. 기획조정분과 실무위원으로 참여한 최연우(31회) 국회 보좌관은 대선 때 청년본부와 청년보좌역을 이끄는 역할을 했다. 최 보좌관은 인수위 청년소통태스크포스(TF) 간사도 겸하고 있다.

충암고 못잖게 대광초 인맥도 두각

충암고 출신 못지않게 두각을 나타내는 인사들은 윤 당선인의 대광초등학교 동문이다.

인수위 외교안보분과 간사인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은 윤 당선인과 같은 대광초를 졸업한 50년 지기 친구다. 대선 때는 윤 당선인의 외교·안보 정책 공약을 총괄했다. 당선 직후인 지난달 10일 윤 당선인이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갑자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할 때 김 전 차관의 휴대전화를 사용한 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는 국가안보실장이나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0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전화할 때 쓰인 휴대전화는 윤 당선인의 대광초 친구인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의 것이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달 10일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전화할 때 쓰인 휴대전화는 윤 당선인의 대광초 친구인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의 것이다. 뉴시스

경제2분과 인수위원인 왕윤종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의 대광초 2년 후배다. 나중에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걸 안 게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잘 알던 사이라고 한다. 그는 대선 때는 새시대준비위원회 공약지원본부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도왔다.

고건 전 국무총리의 아들인 고진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장은 디지털플랫폼태스크포스(TF) 팀장으로 인수위에 합류했다. 대광초 1년 후배인 고 회장은 대선 때 국민공감 미래정책단 공동단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지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