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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첫 전기차 타보니…조용한데 주행감 반전, 짧은 주행거리는 단점[주말車담]

중앙일보

입력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차, 미니 일렉트릭. [사진 미니 코리아]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차, 미니 일렉트릭. [사진 미니 코리아]

BMW그룹의 프리미엄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가 지난달 브랜드 최초의 순수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을 국내 출시했다. 출시 전 사전예약을 포함해 올해 예상 판매량의 90%가량인 720여 대가 이미 예약 완료됐다. 국내에도 고정 팬이 많은 미니의 인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미니는 2025년 이후에는 모든 모델을 전기차로만 선보일 계획이어서, 첫 순수전기차 ‘미니 일렉트릭’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외관·성능 그대로, 정숙성은 업그레이드  

미니 일렉트릭의 외관은 기존의 3도어 해치백 미니 쿠퍼 S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전면부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특유의 동그란 헤드라이트 램프 등 미니의 상징적인 귀여운 모습은 여전했다. 다만 사이드미러 캡과 타이어 휠, 엠블럼 등에 노란색을 적용해 전기차란 점을 알려주는 표식을 곳곳에 담았다.

실내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원 모양의 센터 디스플레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미니 특유의 동그란 계기판 대신 디지털 클러스터가 달렸다. 디지털 클러스터엔 배터리 잔량과 주행 속도, 주행가능 거리 등이 시인성 있게 표기돼 편의성을 높였다. 다만 미니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은 덜한 느낌이다. 센터 디스플레이에 터치스크린 기능이 탑재되고,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 첨단 디지털 감성이 짙어졌다.

미니 일렉트릭 실내. [사진 미니 코리아]

미니 일렉트릭 실내. [사진 미니 코리아]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확실히 전기차답게 정숙감이 바로 느껴졌다. 스포츠 모드에서 엑셀을 밟자, 조용하면서도 빠르게 치고 나가는 주행감이 반전을 줬다. 미니 일렉트릭에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는 27.5㎏·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가 탑재됐다. 작고 가벼운 전기 드라이브 트레인과 전기차 특유의 저중심 설계로 보다 민첩한 주행 감각을 자랑한다.

미니의 주행모드는 스포츠, 미디, 그린, 그린플러스 4가지다. 스포츠모드는 거의 가솔린 모델 같은 주행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7.3초가 걸린다.

회생제동 기능으로 짧은 주행거리 보완 

다만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복합 159㎞에 그치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현재 출시된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 300㎞의 절반 수준이다. 아직 소형 전기차의 한계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려는 듯 회생제동 기능이 다른 전기차에 비해 훨씬 강하게 작동했다. 회생제동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마치 브레이크를 밟은 듯이 빠르게 줄어드는 기능이다. 모터의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면서 배터리를 충전해 주행가능 거리가 늘어나는 원리다.

미니 일렉트릭은 높은 회생제동, 낮은 회생제동으로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낮은 회생제동에서도 브레이크를 밟을 일이 별로 없을 만큼 제동력이 강했다. 도심을 운전하는데 액셀만 밟았다 떼면서 운전이 가능했다. 높은 회생제동에선 액셀을 떼면 그대로 멈추는 느낌이 강해 다소 불편함이 느껴진다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회생제동 덕분에 실제 주행거리는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낮은 회생제동으로 28㎞가량 달렸는데 주행거리는 24㎞ 줄어든 것으로 나왔다.

미니 일렉트릭. 색상은 문워크 그레이, 화이트 실버, 미드나이트 블랙이 있다. 전기차임을 알리는 노란색 사이드 미러 탭이 적용됐다. 백민정 기자

미니 일렉트릭. 색상은 문워크 그레이, 화이트 실버, 미드나이트 블랙이 있다. 전기차임을 알리는 노란색 사이드 미러 탭이 적용됐다. 백민정 기자

미니 일렉트릭은 전반적으로 짧은 주행거리 탓에 장거리 운전은 무리지만 도심형 전기차로는 무리가 없었다. 급속충전 시 80%까지 약 35분 소요된다. 트렁크 적재공간은 기본 211L에, 뒷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최대 731L까지 확대된다.

가격은 클래식 트림이 4560만원, 일렉트릭 트림이 4990만원이다. 정부의 지원금을 받으면 3000만원 중반대에서 4000만원 초반대로 구매할 수 있다. 성능은 미니 쿠퍼 S와 비슷한데 가격은 더 저렴하다.

그럼에도 만만치 않은 가격대에 시트를 여전히 수동 조작하는 점, 차량 네비게이션의 낮은 시인성 등은 아쉬웠다. 하지만 이 점도 ‘미니는 감성으로 탄다’는 충성 고객에겐 대수롭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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