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뒤 마스크 벗나…"실내 마스크 외 모든 거리두기 해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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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사적 모임 인원은 8명에서 10명으로, 영업시간은 오후 11시에서 12시로 각각 확대된다. 오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적용되는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끝나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이외 모든 거리두기를 해제하는 걸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행 상황 안정적이면 거리두기 과감히 개편"

김부겸 국무총리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일 “2주간 영업시간과 사적 모임 기준을 부분적으로 조정한다”며 이 같은 완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하루 30~40만명대 규모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1월 2주 이후 11주 만에 감소세를 보이며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간 평균 확진자는 이날 기준 32만명 수준으로, 2주 전(40만명)보다 20% 줄었다.

다만 상황이 여전히 불안정하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만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면적인 완화는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점진적으로 완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증가할 우려가 여전하고, 우세종화된 스텔스 오미크론(BA2), 봄철 행락 수요 등의 위험 요인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는 전면적 완화 목소리도 컸지만, 방역 의료 전문가들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는 “인수위(대통령직인수위원회) 쪽 의견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확진자 수는 최근 감소세로 돌아서 정점을 지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는 1000명 이상 지속되고 있다. 사망자 역시 연일 300∼400명씩 나오며 매주 그 규모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월 4주 541명 수준이던 주간 사망자는 3월 4주, 한 달 만에 2516명으로 늘어났다. 중환자 병상 가동률 또한 높아져 70%에 근접하는 등 의료체계 여력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 국내 확진자 10명 중 5~6명이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에 감염되는 등 전파력 강한 BA2는 이미 우세종이 됐다.

1일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중구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뉴스1.

2주 뒤 거리두기 완전 해제 가능성…마스크 착용은 끝까지 유지

이번 조정은 사실상 마지막 거리두기 지침이 될 수 있다. 중대본은 중환자실 가동률과 위중증 환자 규모에 큰 변동이 없는 등 향후 상황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각종 규제를 해제한다는 방침이다. 실내 마스크 착용 정도를 제외한 영업시간, 사적모임, 대규모 행사 관련 규제 등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주요 내용. 그래픽= 전유진 yuki@joongang.co.kr

당국은 거리두기 유행 억제 효과가 델타 유행 때와 비교해서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권덕철 1차장은 “거리두기를 완화하더라도 확진자 수는 10~2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거리두기 조정은 2주간 감소세가 유지되고 위중증 환자와 의료 체계가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크 착용은 최후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마스크 착용은) 현재 가장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수칙이고, 비용 효과성 측면에서 아주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스크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민생경제 어려움이나 국민의 자유권 제약을 심하게 침해하고 있는 핵심 규제들을 해제하는 데 논의를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외 마스크 착용은 거리두기 조정과 맞물려 해제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재 실외에선 2m 이상 거리두기가 안 되는 경우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시도했다가 이후 확진자가 폭증하고 의료 체계가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지난해 12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로 회귀했다. 오는 18일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된다면, 약 반년 만에 ‘일상회복’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현재 1급인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것도 검토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주간 위중증과 사망자를 줄여나가면서 의료 체계가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남아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조치를 과감하게 개편할 것”이라며 “변화된 코로나의 특성에 맞추어 기존의 제도와 관행 전반을 현실에 맞게 개편하는 일도 서두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환희 기자 eo.hwa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