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말 바루기] ‘졸립다’는 그대에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긴 하지만 낮에는 기온이 올라 제법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이렇게 날이 따뜻해지면 춘곤증이 찾아온다. 춘곤증은 봄철에 나른하고 피로를 쉽게 느끼는 증상을 말한다. 환경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해 생긴다고 한다.

춘곤증으로 졸음이 오는 경우 “괜히 하는 것도 없이 졸립다” “자도 자도 졸립고 피곤하다” 등처럼 ‘졸립다’는 말을 쓰기 십상이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표현으로 ‘졸리다’라고 해야 바르다. ‘졸립다’가 흔하게 쓰이고 있지만 복수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졸리다’를 사용해야 한다.

따라서 ‘졸립다’를 활용한 표현도 모두 틀린 말이 된다. “지하철에서 너무 졸리워서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고 말았다” “약을 먹으니 졸리운 기분이 든다” “난 이제 졸리우니 들어가 자야겠다” 등에서의 ‘졸리워서’ ‘졸리운’ ‘졸리우니’도 모두 ‘졸립다’에 ㅂ불규칙 활용이 적용된 것들이다. ‘졸립다’ 자체가 바른 표현이 아니므로 이를 활용한 ‘졸리워서’ ‘졸리운’ ‘졸리우니’ 역시 틀린 표현이 된다. 이는 모두 ‘졸리다’를 활용한 ‘졸려서’ ‘졸린’ ‘졸리니’로 고쳐야 한다.

여기서 문제 하나. ‘졸리다’를 현재의 일을 나타내는 현재형으로 만들 때 어떻게 써야 할까. “지금 너무 졸리다”에서와 같이 기본형인 ‘졸리다’를 그대로 쓰면 된다고 답하는 사람이 많을 듯하다. 그러나 ‘졸리다’는 동사이므로 ‘졸린다’고 해야 바르다. ‘먹다’와 ‘가다’를 현재형으로 만들 때 ‘먹는다’ ‘간다’고 표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