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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도 중고 붐?" 中 중고 신에너지 차 블루오션 될까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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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가까이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공급망 충격으로 최근 신차 가격이 오르고 차량 인도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중고차 시장이 활황을 보인다. 중국에서도 중고차 시장이 뜨는 가운데, 최근 전기차 등 신에너지 차(NEV)에서도 중고 매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만 해도 중국에서 중고 신에너지 차를 찾는 사람은 드물었다. 그러나 최근 중고 신에너지 차와 관련된 정책, 기술, 가격 호재가 잇따르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이미 레드오션인 중국 중고차 시장에서 ‘중고 신에너지 차’가 블루오션으로 떠오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진 全天候科技]

[사진 全天候科技]

중국 선전시의 중고 신에너지 차 판매상 공(龔) 씨는 현지 매체 취안톈허우커지(全天候 科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휴가를 낼 수 있는 날이 하루도 없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그에게는 중고 매물 관련 문의 전화가 쇄도했다.

공 씨는 “춘절 이후로 시장 열기가 훨씬 더 뜨거워진 것을 실감했다”며 “현지인뿐만 아니라 타지인들도 중고 신에너지 차 매물을 보러 매장에 방문한다”고 전했다. 또한 “춘절 이후 일평균 매장 방문 고객 수가 예년보다 30% 정도 증가했고, 중고차 재고 회전 일수도 기존 30일에서 15일까지 단축됐으며, 일부 인기 차종은 하루 만에도 구매자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는 “확실히 예전보다 중고 신에너지 차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줄어든 것 같다”고 전반적인 상황을 평가했다.

카 하우스(汽車之家) 데이터에 따르면, 신에너지 차의 중국 중고차 시장 점유율은 2019년 1.6%에서 2021년 4.0%로 증가했다. 2021년에는 전년 동기보다 무려 43.9%나 껑충 뛰었다.

중고 신에너지 차 찾는 중국인들, 왜?

중국에서 중고 신에너지 차가 새롭게 주목받는 이유는 크게 외부 요인과 내부 요인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외부 요인으로는 신에너지 차 업계의 신차 가격 인상과 길어진 출고 대기기간, 중국 정부의 신에너지 차 보조금 삭감 등을 꼽을 수 있다.

테슬라를 시작으로 비야디(BYD), 샤오펑(小鵬), 나타(哪咤)등 중국 신에너지 차 제조업체들은 올 3월 들어 연이어 신차 출고가를 인상했다. 가격 인상 폭은 브랜드별 차종별로 상이하며, 통상 3000위안(약 57만 원)~10000여 위안(약 191만 원) 사이다.

[사진 新浪財經]

[사진 新浪財經]

현지 매체 신랑차이징(新浪財經)이 베이징의 한 신에너지 차 매장을 방문해 취재한 결과, 해당 매장에 전시된 신에너지 차 가격이 3월 이후 평균 10000위안(약 191만 원)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에너지 차 신차의 출고가 인상은 곧장 중고차 매매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신에너지 차 업계의 가격 인상은 원자재 가격 급등, 신에너지 차 보조금 감소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올 1월부터 신에너지 차 구매 보조금을 전년 대비 30% 삭감하고, 2023년부터는 전면 폐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차 출고 지연은 중고차 인기 급증에 힘을 보탰다. 제조업체들의 핵심부품 수급난과 생산능력 과부하로 중국 역시 신에너지 차 신차의 출고 대기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다.

베이징상바오(北京商報)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모델 3의 중국 내 출고 대기기간은 약 16~20주, 샤오펑 P7은 10주 이상이다. 이에 중고 신에너지 차가 반사이익을 얻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視覺中國]

[사진 視覺中國]

내부 요인으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활성화와 중고차 유통 규제 완화, 신에너지 차 품질 향상 등을 꼽을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하는 가운데 중국에서는 과즈(瓜子), 런런처(人人車)등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에 중고 신에너지 차의 거래량도 덩달아 함께 늘고 있다.

상하이 과즈(瓜子) 차량교부센터에서 일하는 장(張) 씨는 취안톈허우커지(全天候 科技)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서 중고 신에너지 차에 대한 수요가 많으며, 중고 신에너지 차 매물 상태에 대한 플랫폼의 요구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내놓은 지역 간 중고차 거래 및 등록 간소화 정책도 영향이 컸다. 중국 상무부, 공안부, 사무총국은 지난해 6월 〈중고차 거래 등록 타지역 통합 추진 및 중고차 타지역 거래 편리화에 관한 통지(이하 ‘통지’)〉를 발표했다.

통지 시행 이전에는, 타지역 간 중고차 거래 진행 시 거래 당사자가 차량의 기존 등록지와 신규 이전 등록지를 모두 방문해야만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그러나 통지 시행 후, 거래 당사자는 두 지역 중 한 곳을 선택해 이전 등록을 하고, 이때 필요한 서류는 전자 문서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해당 통지는 제도적 측면에서 중고차 유통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했으며, 거래 활성화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의 한 중고차 거래상은 "과거에는 외지에 차를 팔려면 두 곳을 왔다 갔다 해야 했는데, 통지 시행 후 전자등록이 가능해지면서 수속 비용이 크게 줄고 절차도 한결 간편해졌다"고 말했다.

장밋빛 미래 아직 속단하기 일러, 위험 요소는?  

한편, 중고 신에너지 차의 장밋빛 미래를 속단하긴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첫째로, 중고 신에너지 차의 열기는 잔존가치율이 높고, 주행거리가 낮으며, 차령이 낮은 준(準) 신차나 프리미엄 브랜드에 한정된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지 매체 취안톈허우커지(全天候科技)가 취재한 결과, 중국의 중고차 거래상들은 일부 신형 브랜드에 대해서 여전히 경계하고 신중한 거래 태도를 보였다.

둘째로, 중국의 중고차 거래 시장 구조가 비교적 기초적인 발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중고차 매매상의 ‘소(小) ∙산(散) ∙약(弱)’ 한 경영상태가 문제 될 수 있다는 예측이다. 중국 유통협회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상 중 연간 거래량이 100대 이하인 영세 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59.3%, 3인 미만 사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은 51.9%에 달했다.

[사진 思美達]

[사진 思美達]

셋째로, 중고 신에너지 차 매물에 대한 시장의 평가/검사와 가격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전기차는 통상 배터리가 완성차 원가의 30~40%를 차지하기 때문에, 배터리의 잔존 수명 파악은 중고차 매물 가격을 책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 중국의 중고차 거래 시장은 앞서 언급한 ‘소(小) ∙산(散) ∙약(弱)’한 영세 사업자들이 꽉 잡고 있으며, 이들은 전문적인 검사 장비가 없고, 배터리 기술을 모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에 매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최근 중국 온라인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서는 신에너지 차의 주문서를 되파는 불법 거래가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가 신에너지 차 가격 인상을 예고하자, 한꺼번에 여러 대의 신차를 주문해놓고 나중에 웃돈을 얹어 주문서를 되파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사진 東方財經網]

[사진 東方財經網]

현지 매체 신랑차이징의 기자가 중고차 거래 플랫폼에 ‘신에너지 차 주문서 전매(新能源汽車訂單轉賣)’를 검색하자 테슬라, 샤오펑 등 인기 브랜드의 예약 주문서가 쏟아져 나왔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1000위안이면 발급 가능했던 예약 주문서가 중고 플랫폼에서 10000위안 가까이에 거래되기도 했다. 출고 대기기간이 짧은 주문서일수록 고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었다.

제조업체들은 이 같은 주문서 거래가 불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들은 “차량 주문자와 인도자가 일치해야 하며, 만약 주문서 거래를 통해 차량을 불법으로 매입한다면 첫 소유주에게 주는 신에너지 차 충전과 보증 관련 혜택들을 모두 상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이나랩 권가영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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