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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나만의 미니 공부방, 미니어처 만들며 집중력 키워볼까

중앙일보

입력

누구나 한 번쯤 자신이 꿈꾸는 공간을 머릿속으로 상상해 봅니다. ‘내 방에는 벙커 침대를 넣고, 침대 아래 공간에는 책상을 놓을 거야, 책상 색상은 무조건 흰색이지!’처럼요.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상상 속 공간을 모두 실현하는 건 쉽지 않은데요. 내가 살고 싶은 집, 갖고 싶은 물건을 모두 가질 수 있는 세계가 있습니다. 조그마한 공간에 오밀조밀 섬세하게 표현한 미니어처가 그 주인공이죠.

직접 톱질을 하고, 색칠 후 여러 장식을 배치하며 ‘나만의 공부방 책상 만들기’에 도전한 김예람(왼쪽)·민유빈 학생기자가 직접 만든 미니어처를 들고 있다.

직접 톱질을 하고, 색칠 후 여러 장식을 배치하며 ‘나만의 공부방 책상 만들기’에 도전한 김예람(왼쪽)·민유빈 학생기자가 직접 만든 미니어처를 들고 있다.

실물과 같은 모양으로 크기를 줄여 정교하게 만드는 미니어처는 영화 세트나 소품, 음식 모형, 조감도 등 다양하게 활용됩니다. 몇 년 전부터는 이색 취미로도 자리 잡았죠.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미니어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더욱 커졌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위메프에 따르면 2020년 코로나19 유행 이후 관련 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363% 늘어났을 정도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실내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은 요즘 같은 시기에 더욱 알맞은 대표적인 집콕 취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길 수 있는 취미이기도 하죠. 어린 시절 소꿉놀이, 레고 조립과 인형 놀이 등의 추억을 떠올릴 수도 있고요. 내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떡볶이·어묵·붕어빵 등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 현실감을 높인 음식 미니어처가 돋보이는 포장마차.

떡볶이·어묵·붕어빵 등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 현실감을 높인 음식 미니어처가 돋보이는 포장마차.

납골당 소품으로도 인기인 명절 상차림.

납골당 소품으로도 인기인 명절 상차림.

보통 미니어처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은 DIY 미니어처 세트나 키트를 이용합니다. 재료와 설명서가 다 들어있어 어렵지 않게 따라 할 수 있죠. 나만의 미니어처를 원한다면 직접 재료를 사서 만들면 되고요. 미니어처가 아직 낯설고 어렵다면 유튜브 영상을 따라 하거나 공방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김예람‧민유빈 학생기자도 미니어처와 더 친해지기 위해 서울 강서구에 있는 로뎀공방을 찾았어요.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교실, 포장마차, 빵집 등 다양한 미니어처 작품들에 저절로 시선이 갔죠. 빨간 소스가 듬뿍 칠해진 떡볶이, 쫄깃해 보이는 어묵, 겉이 바삭해 보이는 붕어빵 등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 현실감을 높인 음식 미니어처를 보고 있으니 한입에 꿀꺽하고 싶어집니다.

아기자기한 선인장 화분.

아기자기한 선인장 화분.

(맨 위 사진부터 차례대로) 떡볶이·어묵·붕어빵 등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 현실감을 높인 음식 미니어처가 돋보이는 포장마차, 납골당 소품으로도 인기인 명절 상차림, 아기자기한 선인장 화분, 조그마한 공간에 표현한 주방 등 미니어처로 모든 걸 만들 수 있다.

(맨 위 사진부터 차례대로) 떡볶이·어묵·붕어빵 등 포인트를 정확히 짚어 현실감을 높인 음식 미니어처가 돋보이는 포장마차, 납골당 소품으로도 인기인 명절 상차림, 아기자기한 선인장 화분, 조그마한 공간에 표현한 주방 등 미니어처로 모든 걸 만들 수 있다.

예람 학생기자가 “이런 미니어처는 어디에 쓰기 위해 만드는 건가요?”라고 질문했죠. 김혜령 로뎀공방 대표가 “최근엔 추억을 남기는 용도로 미니어처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아요. 돌아가신 분을 화장한 후 모시는 납골당에 고인의 유품을 넣을 때, 생전 추억을 담은 물건의 축소모형을 제작해 넣기도 하고요. 인형을 위한 인형의 집을 만들기도 하죠.” 유빈 학생기자는 “미니어처 만들기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라고 물어봤습니다. “공방에 오는 어린 친구들을 보면 굉장히 행복해해요. 직접 디자인하고 도면을 그린 후 도구를 사용해 만들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만큼 완성 후 성취감과 뿌듯함이 크죠. 모든 걸 잊고 집중하게 해주는 것도 미니어처 만들기의 매력이에요. 집중력과 지구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활동이죠.” 최근엔 창의력 계발, 집중력‧관찰력을 키우기도 좋아 학교 방과 후 활동으로도 많이 이뤄지며, 미술 학습 과정의 일환으로도 주목받아요.

책상 위를 꾸밀 소품을 고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책상 위를 꾸밀 소품을 고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수납장에 가득 들어있는 미니어처 장식을 꺼냈다 다시 넣었다하며 고민 끝에 책상 주변을 꾸밀 소품을 고른 소중 학생기자단.

수납장에 가득 들어있는 미니어처 장식을 꺼냈다 다시 넣었다하며 고민 끝에 책상 주변을 꾸밀 소품을 고른 소중 학생기자단.

초보자가 도전할 만한 미니어처는 어떤 게 있을까요. “레진을 활용한 음식 만들기, 가구 만들어 내 방 꾸미기, 나중에 커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것들을 만들 수도 있죠. 모든 걸 다 직접 만들 수 있어요.” 미니어처는 종이‧지점토‧클레이‧천‧퀼트 등 다양한 재료로 제작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음식 등을 만들 때 사용하는 모데나 점토, 오븐에 구워 사용하는 점토로 장신구‧소품을 제작하는 플리머 클레이, 미니어처 음식의 국물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레진, 각종 나무, 목공 본드, 점토를 자르거나 여러 모양을 내기 위한 5조 도구, 평집게, 니퍼, 칼, 톱, 자, 색깔을 입힐 때 쓰는 아크릴물감‧붓 등이 필요합니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그중 나무와 톱을 활용하는 ‘나만의 책상 만들기’ 미니어처에 도전해보기로 했죠. 우선 책상 위를 꾸밀 소품을 고르기로 했습니다. 책상에 교과서와 필기도구만 올려둬야 하는 건 아니죠. 각자 취향에 따라 나만의 공부 공간을 꾸며주면 됩니다. 수납장에 가득 들어있는 미니어처 장식을 꺼냈다 다시 넣었다 하며 오랜 고민 끝에 딱 맞는 소품들을 골랐어요.

책상과 의자를 만들기 위해 미니어처 목공용 톱과 미터박스를 이용해 톱질해준다. 미터박스에 있는 틈에 딱 맞게 대고 톱질하면 흔들리지 않게 도와준다.

책상과 의자를 만들기 위해 미니어처 목공용 톱과 미터박스를 이용해 톱질해준다. 미터박스에 있는 틈에 딱 맞게 대고 톱질하면 흔들리지 않게 도와준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김 대표가 미리 계산해서 그려둔 도면을 사용했죠. 먼저 하드우드‧발사‧미송 등의 나무로 책상과 의자를 만들 거예요. “책상 상판을 만들기 위해 가로 60㎜ 세로 40㎜를 잰 다음 미니어처 목공용 톱과 미터박스를 이용해 잘라줄 거예요. 미터박스에 있는 틈에 딱 맞게 대고 톱질하면 흔들리지 않게 도와주죠.” 미터박스에 톱을 넣으면 남는 공간이 거의 없어 오차 범위가 작고 흔들리지 않아 원하는 크기로 재단이 가능합니다. “톱질은 힘을 많이 준다고 잘되는 게 아니에요. 가운데 딱 놓고 슬금슬금 밀어보세요.” 특유의 쇳소리가 공방 안을 가득 채웠습니다. “다들 어디서 톱질 배웠나요. 개인 과외받고 온 사람들처럼 너무 잘하네요.” 김 대표의 격려에 톱질 속도가 빨라집니다. 처음엔 조심스럽던 톱질 소리가 책상다리 네 개째쯤 되자 힘차고 경쾌해졌죠.

나무토막을 직접 톱질해서 책상의 상판과 다리를 만든 후 목공 본드로 붙여준다.

나무토막을 직접 톱질해서 책상의 상판과 다리를 만든 후 목공 본드로 붙여준다.

직접 톱질과 사포질을 하며 책상 상판과 다리를 만든 후 목공 본드를 이용해 붙여준다. 본드를 많이 바르면 늦게 굳기 때문에 이쑤시개를 이용해 얇게 여러 번 펴 발라줘야 한다.

직접 톱질과 사포질을 하며 책상 상판과 다리를 만든 후 목공 본드를 이용해 붙여준다. 본드를 많이 바르면 늦게 굳기 때문에 이쑤시개를 이용해 얇게 여러 번 펴 발라줘야 한다.

톱질을 하면 삐죽삐죽 올라오는 가시밥이 생기는데요. 이를 처리하기 위해 사포질을 합니다. 빡빡 문지르면 기껏 크기를 재서 자른 길이가 달라질 수 있으니 살살 털어주듯이 하는 게 포인트죠. 사포질이 끝나면 목공 본드로 책상 상판에 다리를 붙여줍니다. “본드를 많이 바르면 잘 붙을까요. 조금 바르면 잘 붙을까요?” 소중 학생기자단이 “조금이요”라고 답했죠. “본드를 많이 바르면 너무 늦게 굳어요. 그래서 이쑤시개를 이용해 얇게 여러 번 펴 발라줍니다. 서로 닿는 면 옆부분까지 골고루 바른 후 다리를 붙였죠. 유빈 학생기자가 다리 길이가 안 맞는다고 곤란해했어요. 김 대표는 처음 톱질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며 걱정 말라고 했죠. 길이를 맞춰 다시 잘라준 후 완성했습니다.

연필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쑤시개를 활용해서 만든다.

연필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쑤시개를 활용해서 만든다.

미니어처 가구를 만들면 건조 과정을 거쳐 일주일이 지난 후 색을 칠합니다. 그럼 하루 만에 완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시간을 살짝 축소해서 진행했죠. 본드가 마를 동안 책상 위에 올릴 연필을 만들기로 했어요. 연필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쑤시개를 활용해서 만듭니다. 이처럼 미니어처는 우리가 잘 모르고 보기 힘든 재료만 쓰는 게 아니라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도 사용해요. 마카펜 검정색으로 끝부분을 칠해 연필심을 표현합니다. 원하는 색깔로 몸통도 슥슥 칠해준 후 니퍼로 꾹 잘라주면 순식간에 연필이 나타나죠. “와!” 소중 학생기자단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졌어요. 미니어처 음식 토핑을 만들 때 사용하는 오유마루 점토를 잘라 지우개도 만들었죠.

미니어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소중 학생기자단의 미니어처 만들기 도전에 도움을 준 김혜령 로뎀공방 대표.

미니어처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고 소중 학생기자단의 미니어처 만들기 도전에 도움을 준 김혜령 로뎀공방 대표.

소중 학생기자단이 이쑤시개 외에도 주변에서 구하기 쉬운 물건 중 미니어처를 만들 수 있는 재료를 궁금해했습니다. 김 대표는 “집을 만들 때 벽면의 재료는 부드러운 재질의 하드보드지나 플라스틱 재질의 포맥스를 사용한다고 얘기했죠. 먹고 난 햇반 그릇, 빈 박스도 활용할 수 있고, 신문지를 벽면에 붙여 옛날 분위기를 재현할 수도 있어요.” 음식‧그릇 등을 표현할 땐 점토를 사용하는데 미니어처용이 아니라 지점토같이 문구점에서 구하기 쉬운 제품을 사용해도 되죠. 색깔을 칠할 때도 집에 있는 사인펜이나 매직을 활용해도 괜찮아요. 화장품 샘플 통으로 냄비‧보온병 등을 만들거나, 커피가루로 흙을 표현하는 등 미니어처에 활용할 재료는 무궁무진합니다.

색을 입히고 싶다면 건조 과정이 끝난 후 원하는 색깔의 아크릴 물감으로 칠해준다.

색을 입히고 싶다면 건조 과정이 끝난 후 원하는 색깔의 아크릴 물감으로 칠해준다.

김예람 학생기자는 광택제 바니쉬만 덧발라 나무 본연의 느낌을 살렸고, 민유빈 학생기자는 흰색 아크릴 물감을 책상과 의자의 앉는 부분에만 발라 포인트를 줬다.

김예람 학생기자는 광택제 바니쉬만 덧발라 나무 본연의 느낌을 살렸고, 민유빈 학생기자는 흰색 아크릴 물감을 책상과 의자의 앉는 부분에만 발라 포인트를 줬다.

김 대표가 미리 준비한 초등학교 5학년 미술 교과서도 깜찍 그 자체였죠. 본드를 칠해서 책이 자연스럽게 펼쳐지게 모양도 잡아줬습니다. 이제 책상에 색깔을 더할 시간. 예람 학생기자는 점토 음식이나 가구 소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광택제 바니쉬만 덧발라 나무 본연의 느낌을 살렸고, 유빈 학생기자는 책상과 의자의 앉는 부분에 흰색 아크릴 물감을 발라 포인트를 줬죠. 다 만든 뒤엔 책상과 그 주변을 어떻게 배치하고 꾸밀지 정합니다. “꼭 책상 위에만 붙여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도 돼요. 화분은 바닥에, 장식은 벽에 붙여도 되죠.”

곰돌이와 하트 무늬 벽장식, 책상 위 선인장, 책상 밑에서 나를 지켜주는 강아지 등으로 따뜻한 느낌의 공부방을 만든 김예람 학생기자.

곰돌이와 하트 무늬 벽장식, 책상 위 선인장, 책상 밑에서 나를 지켜주는 강아지 등으로 따뜻한 느낌의 공부방을 만든 김예람 학생기자.

여러 조합으로 매치해본 후 미니어처 장식들도 하나씩 제 자리를 찾아갔습니다. “곰돌이와 하트 무늬 벽장식, 책상 위 선인장, 책상 밑에서 나를 지켜주는 강아지 등으로 따뜻한 느낌의 공부방을 만들었어요.”(예람) “바다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조개 장식, 공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간식 사탕까지. 흰색 책상으로 화사한 느낌을 더했어요. 집에 장식해 놓을 거예요.”(유빈) 나만의 작은 세상을 만들며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건 어떨까요. 내 상상 속 이미지를 현실로 가져오는 작업을 하며,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작고 소중한 세상에 몰입하다 보면 일상의 고민도 잠시나마 사라질 거예요.

바다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조개 장식, 공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간식 사탕까지. 흰색 책상으로 화사한 느낌을 더한 민유빈 학생기자.

바다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담아 조개 장식, 공부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간식 사탕까지. 흰색 책상으로 화사한 느낌을 더한 민유빈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평소에 좋아하던 미니어처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되어서 좋았어요. 미니어처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나 미니어처가 어디에 쓰이는지 등 평소 궁금했던 점도 하나하나 섬세하게 알려주셔서 유익했고, 장식을 고르는 것도 재미있었어요. 직접 나무를 톱질하고 목공 본드로 붙이며, 마카로 색칠하는 작업까지 다 재밌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공들여서 만든 나만의 작품이 완성된 순간 너무 마음에 들고 뿌듯했죠. 앞으로 미니어처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될 것 같아요. 미니어처를 더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예람(경기도 광성드림학교 5) 학생기자

평소 미니어처 만들기에 관심이 있어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 구매도 했지만 도구 다루기가 힘들어서 도전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해보고 싶었던 미니어처 취재라 기대를 많이 했죠. 우리 곁에 있는 대부분의 것들을 미니어처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직접 미니어처를 만들 때는 나무를 자르고 매끄럽게 다듬는 것이 가장 어려웠어요. 하지만 진짜 책상처럼 만들어지는 것이 뿌듯했고 완성된 모습을 보니 신나고 즐거웠습니다. 내 손을 거치면서 작은 미니어처로 다시 탄생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생각했죠. 주변 친구들에게도 미니어처 만들기를 추천해주고 싶어요.   민유빈(서울 율현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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