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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반격에 길어진 전쟁…러시아 ‘출구전략’ 짜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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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가 점령한 자포리자주 마을을 연속 탈환했다고 현지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포리자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폴타브카와 마리니브카를 되찾았다.

탈환 작전엔 멜리토폴 영토 방위 대대와 자포리자 방위군이 참여했으며, 양측간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데이터에 따르면 두 마을에서 수십번의 폭발이 포착됐다. 두 마을은 러시아가 3주째 포위하고 있는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북서쪽으로 103㎞ 떨어져 있다.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또 이날 우크라이나군이 동쪽 수미주 트로스티아네츠도 탈환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경에 인접한 트로스티아네츠는 지난 1일부터 러시아군이 점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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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25일엔 제2 도시 하르키우 동쪽에서도 우크라이나군의 승전 소식이 들렸다. 하르키우 지역 행정관인 올레그 시네구보프는 우크라이나군이 하르키우 중심부에서 약 20㎞ 떨어진 말라야 로건 인근 여러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후 더 북쪽으로 이동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처럼 우크라이나가 반격을 시도하는 가운데 러시아군 쪽에서 출구전략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루드스코이 러시아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은 지난 25일 “특별작전의 첫 번째 단계는 대부분 달성했다”며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이라는 주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통신은 루드스코이 국장의 해당 발표를 ‘깜짝 발언’이라고 전했다. AFP는 “이는 러시아의 7번째 장군 전사자인 야코프 레잔체프 중장이 헤르손 전투 도중 사기가 꺾인 부하들에 의해 살해됐다는 서방 언론의 보도와 함께 나온 발표”라고 전했다. 또 러시아가 통제하는 유일한 주요 도시인 헤르손이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을 맞은 가운데 러시아의 작전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루드스코이 국장의 발언은 기만전술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새로운 군사력 보강을 위한 ‘속임수’일 수 있다는 것이다.

서방국가의 유화적 제스처도 나왔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26일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는 러시아가 완전한 휴전과 철수를 선언할 때만 풀릴 것”이라며 “동시에 러시아가 추가 공격을 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다시 공격을 감행할 경우 철회된 제재가 다시 적용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도 지난 16일 미 공영방송 NPR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자체는 영구적인 것이 아니고 일종의 수단일 뿐”이라며 “내 바람은 이 전쟁이 끝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침공을 중단한 뒤 제재가 결국 끝났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에서도 러시아가 전쟁을 오는 5월 9일 전에 끝내길 원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매체는 지난 24일 우크라이나 육군 총참모부 관계자를 인용해 “러시아군은 오는 5월 9일 전까지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말을 (상부로부터) 듣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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